공호철
㈜한별팜텍
추위가 사라지고 봄이 찾아오면서 돈공들이 환절기 질병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환절기 질병 중 호흡기증을 차단하기 위해서 당장 해야 할 일과 미리 준비해야 할 일들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근래 여러 각도로 강조한 환절기 질병 극복 방안이지만, 다시 한 번 육성돈을 중심으로 쉬이 발생되는 호흡기증을 다룰 때 꼭 짚고 넘어갈 요소들을 중심으로 필자의 얘기를 전하고자 한다.
육성·비육사 질병수위 평가
자돈구간을 넘어 육성·비육사에 흉막폐렴이 상재되어 있다면 음성인 농장보다 더욱더 대단한 환경조건을 요구한다. 샛바람도 없어야 될 것이며, 임계범위 내에 적정온도가 유지되어야 하고 밀사도 제한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탁월한 조건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질병의 균형이 무너지고 임상증상이 발현되어 농장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특히 어린 자돈부터 비육말기까지 넓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유행성 폐렴)의 경우도 다른 질병에 대한 2차 감염을 쉽게 유발할 뿐만 아니라 증체율을 떨어뜨려 심상치 않은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이렇듯 여러 질병에 대해서 농장에 있고 없고의 평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질병이 있을 것으로 평가하되 ‘안정되었는가’ 아니면 ‘불안정한가’의 판단도 경우에 따라서 필요할 것이다.
질병이 없다고 평가할 경우 돼지에 주어지는 여러 스트레스 인자는 그 역할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반대로 질병이 농장 또는 돈군에 존재한다면 각종 스트레스가 질병을 쉬이 촉발하는 경우가 양돈장의 일반적인 질병 생태학적 흐름이다. 여러 질병이 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돈군에 나쁘게 작용하는 부분이 분명하다면 농장의 질병수위를 평가하여 사육전략을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PRRS는 혈청검사로 쉽게 돈군을 평가할 수 있어 양성농장인 경우라도 40~50일령 자돈에 대한 결과를 토대로 질병 위험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이 구간에 대한 혈청검사 결과 항원, 항체 음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 돈군은 PRRS에 안정적이며 질병적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단, 병원성 차이는 배제).
육성·비육기에 표현될 수 있는 대표적인 급·만성 호흡기질환인 흉막폐렴,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 위축성 비염(AR) 또한 여러 수단을 통해 위험성을 따져볼 수 있어, 현장에서 임상증상이 나타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다든지, 정기적인 도체검사 결과 병변이 꾸준히 출현되면 질병 위험성이 높은 돈군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백신도 하지 않는데 임상증상이 오랜 기간 문제된 적이 없고 도체검사에서도 확인된 바가 없다면 질병수위는 대단히 낮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양조건에 따른 상재성 질병의 변화와 이에 따른 대응 전략
1. 환경온도
환절기에 주로 육성·비육돈에 문제될 수 있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인자는 환경온도일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저온 임계온도 이하에서 사육한다면 과한 이화작용이 발생되어 면역력이 저하되고 결국 상재성 질병이 쉽게 발현될 수 있다.
흉막폐렴, 흉막염,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 등 급·만성 호흡기 질병에 대해 불안정한 돈군은 이런 적절하지 못한 환경온도 내에서 아주 쉽게 발현될 수 있다. 특히, 이런 부적절한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임시방편인 투약 및 단기대책인 백신 등은 그 효용가치가 매우 줄어들 수밖에 없다.
2. 샛바람
스크레파 개구부, 돈사문, 창문 사이, 노후로 인한 돈사벽 틈새, 고장이 났지만 밀폐되지 않은 피트휀 등 칼같이 밀려 들어오는 샛바람은 저온 환경의 직접적인 노출에서 환경온도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균일한 저온환경보다 그 무서움은 실로 더하다. 실제 간파하지 못한 사각지대에서의 샛바람 유입은 돈사환경 온도관리를 부적절하게 만들고 노출된 돼지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흉막폐렴 같은 급성 호흡기질환이 불안정한 농장은 높은 폐사율로 인해 그 피해가 막대한 경우가 허다하다. 돈사에 샛바람이 확인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해당부위를 막고 온도를 조정, 관리하는 것만이 방편이다.
▲ 출입문 틈새로 유입되는 샛바람
▲ 스크레파 도입부로 유입되는 샛바람
3. 사육밀도(밀사)
기준을 초과하는 사육밀도 즉, 밀사는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을 촉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중한 밀사는 높은 폐사율을 일으키는 질병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특히, 만성 호흡기 질환을 가중시키는 역할이 더욱 크다고 본다.
예를 들면 사육밀도에 따라 흉막염이나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 같은 질병이 쉽게 발현되고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즉, 사육밀도가 높은 농장의 경우 만성 호흡기 질환(흉막염,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 등)으로 인해 증체불량, 균일도 저하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를 수 있으니 밀사로 인한 만성 호흡기증, 성장불량 등의 문제가 고질적이라면 내 농장의 적정 모돈수를 육성·비육사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따져보자. 그리고 필요하면 일부 돼지를 판매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올인/올아웃(all in/all out)
올인/올아웃시스템을 운영함으로 인해 질병 수위를 조정하는 것과 동시에 적절한 환경관리 활동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올인/올아웃 없이 농장의 위생수준을 향상시키고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같은 그룹의 돼지가 같은 시점에 함께 움직이고 위생적으로 돈사와 돈방이 관리된다는 점에 있어서 올인/올아웃은 많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올인/올아웃만으로 질병수위를 극단적인 수준으로 줄이기는 한계가 있으나, 언제나 높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원초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질병 위생수준 향상을 위해 현재의 사육시설이나 시스템이 올인/올아웃을 수행하기 부적절하다면 그룹관리를 검토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월간 피그 2016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