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식
베링거인겔하임
동물약품(주)
테크니컬 매니저
<지난 호에 이어서>
6. 유행성 폐렴의 진단법
유행성 폐렴의 진단은 아주 까다롭다. 한 가지 확정된 진단방법이 없으므로 진단방법 간의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최대한 여러 가지 진단법을 적용하여 종합해서 해석하도록 한다.
▲유행성 폐렴의 진단을 위해서 사용 가능한 진단법
우선 가장 우선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임상증상이다. 위의 그림에서처럼 견좌자세를 취하고 삼출물이 없는 건성 기침을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기침은 한 돈방에 있는 많은 돼지들이 동시에 하게 된다.
호흡기 질병의 모니터링을 위해서 이른 새벽에 기침을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기침은 먼지, 환기 그리고 기타 다른 호흡기 질병에서도 발생하는 가장 기본적인 임상증상이므로 추가적인 검사가 더 필요하다.
두 번째는 농장의 성적이다. 모든 질병을 진단할 때에는 반드시 임상증상과 그에 따른 농장 성적을 반드시 같이 확인해 본다.
육성·비육돈에서 기침을 많이 한다면 이 시기 돼지의 일당 증체량, 사료 요구율 등을 확인한다. 여의치 못할 경우에는 출하 일령 및 사료 섭취량 등을 확인해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기침이 증가하고 돼지의 성장에도 문제가 있다면 호흡기 질병의 문제가 있다고 의심할 충분한 증거가 된다.
다음으로는 양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항원과 항체 검사이다. 유행성 폐렴 질병의 항체 검사는 질병이 천천히 전파되고 항체 전환에 걸리는 시간도 다른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질병보다 2~3배 늦게 나타나므로 제약이 많다. 또한 항체 검사가 널리 사용되지 않는 면도 있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 필드에서 많이 사용하는 상용화 항체검사 키트로는 IDEXX사의 M. hyo. Ab Test와 Dako사의 Oxoid test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IDEXX사의 M.hyo test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실험 검사의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할 때 Dako사의 Oxoid test를 추가로 사용한다고 한다.
저자가 직접 국내 상황에서 IDEXX사의 M.hyo test를 사용해본 결과, 혈청만으로 농장에서의 야외 감염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몇몇 국내 종돈회사의 유행성 폐렴 음성돈군의 모니터링에도 활용될 정도로 정확한 것을 알 수 있었다.
▲IDEXX ELISA 구성품의 모습(예. PRRS X3 ELISA Kit 구성품)
항원 검사는 주로 PCR 검사를 통해서 진단하게 된다. 중요한 점은 바로 어떻게 어디에서 샘플링을 하는가이다. 왜냐하면 마이코플라즈마균의 경우 감염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다른 병원체와 다르게 감염 전에 집락형성(colonization)의 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다. 즉, 비강이나 구강에 마이코균이 존재한다고 해서 이것을 감염되었다고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행성 폐렴균을 샘플링하는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하부기도이다. 하부로 더 가까이 다가가서 샘플링할수록 더 정확하며 일관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PCR 검사라는 것 역시 아주 민감한 검사법이라서 몇 개의 병원체만 존재하더라도 양성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농장의 질병 진단이 과대 해석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전에는 단순히 면봉을 코에 넣어서 샘플링하는 Nasal swab 방법이 많이 이용되었다. 임상증상을 나타내고 있고 질병이 중한 상황이라면 검출이 되겠지만, 만성으로 접어든 상황이라면 연속성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이보다 더 면봉을 깊숙이 넣어서 진행하는 Deep nasal swab이 좋다. 최근에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laryngeal swab(후두 스왑)이다.
가장 확실한 샘플링 방법은 직접 세포 배양액을 돼지의 폐 속으로 집어넣고 회수하는 BALF(Broncho alveolar fluid) 방법이다. 실제로 유행성 폐렴균이 감염하는 폐포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샘플링을 위해서 돼지를 마취시켜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진단방법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유행성 폐렴 진단을 위해서 Deep nasal swab 샘플링을 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
아래 그림은 비강 스왑(Nasal swab)과 후두 스왑(laryngeal swab)을 이용해서 이유시기의 돼지와 출하직전의 돼지에서 유행성 폐렴의 원인균인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아의 항원을 PCR 방법으로 검출하여 비교한 자료이다.
“A”로 표시된 빨간색 그래프는 이유시기를 주황색으로 표기된 “B”는 출하직전을 나타낸다. 이유시기일 때는 비강 스왑이 후두 스왑보다 더 많은 양성을 나타낸다.
두 가지 진단법을 종합해서 나타낸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아 양성률은 “NA+LA” 38%였다. 반대로 출하직전의 돼지에서는 후두 스왑이 비강 스왑보다 높은 양성률을 나타냈다.
이 결과를 나름대로 해석해보면 이유 시에는 외부 환경이나 모돈에서의 전파 등에 의해서 균이 이유자돈의 몸 내부에 있기보다 아직까지 외부에 존재하는 경우가 더 많고 현재 질병을 실제 일으키지 않고 집락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출하직전의 돼지의 경우 실제 질병의 일으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후두 스왑에서 더 높은 양성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비강 스왑으로 돈군을 평가할 경우 실제의 질병 역학과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진단법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비강 스왑(Nasal swab)과 후두 스왑(laryngeal swab)을 이용해서 이유시기의 돼지와 출하직전의 돼지에서 유행성 폐렴의 원인균인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아의 항원을 PCR 방법으로 검출하여 비교한 자료
임상증상과 관련해서 또 하나의 진단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침지수(coughing scoring) 측정법이다. 이 방법은 일정 공간에 있는 돼지들의 기침을 일정 시간 동안 측정하는 방법이다. 당연히 기침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호흡기 질병의 존재를 의심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단순히 기침이 유행성 폐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기침을 보이는 돈군은 호흡기 질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가 도체검사 시에 폐를 관찰하면 돈군의 호흡기 질병 정도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장기간 기침지수를 측정한다면 돈군의 호흡기 질병과 돈사의 환경도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다. 기침지수를 측정하는 한 가지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돈방에서 돼지 기침지수를 측정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
기침지수 측정법(Heiko Nathues 2012)
1. 기침지수는 관찰한 시간 동안 돼지의 마리당 평균 기침횟수이다. - Coughing Index = (기침횟수 × 100/관찰한 돼지 마릿수) × 관찰한 시간(분)
2. 농장의 항원 검사 및 항체가 검사를 통한 감염일령의 확인 후 감염 4주전과 감염 4주후 일령의 돈군에서 기침지수를 평가하였다.
3. 각 농장당 평가는 오전 11시와 오후 3시를 기준으로 2회에 나누어 실시하였다.
4. 한 번 측정시 한 돈방당 3분씩 2회에 걸쳐 측정하였다.
5. 한 번 측정시 서로 다른 2개의 돈방을 각각 2회씩 측정하였다.
6. 돈방의 크기는 20두 이상이었다. 농장의 상황에 따라 20두 미만의 돈방은 2개의 돈방을 합쳐서 실시하였다.
7. 기침지수의 측정은 돈방의 모든 돼지를 일으켜 세운 후에 실시하였다.
8. 2명이 실시함을 원칙으로 해서 그 평균값을 기록하였다. 1명만 한 경우에는 그 측정값을 기록하였다.
9. 2차 측정은 1분 이상의 휴식 후에 실시하였다.
10. 기침의 횟수를 측정하였으며 한 마리가 연속으로 5번의 기침을 한 경우는 5회로 기록하였고 재채기도 포함하여 기록하였다.
진단법에 있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는 부검이다. 특히 유행성 폐렴은 전형적인 부검소견을 나타내므로 가장 기본적인 진단 방법이다.
▲국내에서 나타난 유행성 폐렴의 전형적인 육안적 병변 소견. 전복측엽의 경화소 확인
국내에서는 잘 활용되고 있지 못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부검 후 조직을 샘플링해서 조직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고 일반적이다. 유행성 폐렴의 경우 부검하여 육안적인 병변을 확인하고 현미경을 통한 조직학적 검사를 수행하면 거의 확진이 가능하다고 한다.
유행성 폐렴에 감염되게 되면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발생하는 간질성 폐렴(Interstitial pneumonia)과 다르게 기관지 폐렴(Broncho pneumonia)이 발생한다. 또 전형적인 두 가지 병리학적 소견이 나타난다.
첫 번째는 세 기관지 주위 세포 침윤(Peri-bronchiol lymphocyte infiltration)이다. 기관지에서 염증이 발생하게 되므로 세 기관지 주변에 면역세포가 모여들며 주변에 있는 BALT(Bronchial alveolar lymphocyte tissue, 기관지/폐포 면역세포 조직)가 증식되어 커지게 된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이 세 기관지 주위 세포 침윤(A)을 나타내고 있고 오른쪽이 BALT 증식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BALT의 증식은 유행성 폐렴의 전형적인 현미경 병변으로 알려져 있다.
▲유행성 폐렴 감염 폐의 전형적인 현미경적 소견
유행성 폐렴과 관련된 병리학적 소견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 전복측 경화소와 기관지 폐렴(CV consolidation & bronchopneumonia)
☞ 만지면 딱딱하다(Firm to touch; meaty).
☞ 공기 통로에 대식세포가 있고 카타르성 삼출물이 존재(Catarrhal exudate in airways with Macrophages)
☞ 폐의 종격 림프절이 커진다(Enlarged mediastinal lymph nodes).
☞ 기관지 주위 림프구 증식(Peri-bronchial lymphoid hyperplasia cuffing)
☞ 폐포에 염증세포와 부산물이 가득 참(Alveoli filled with debris & inflammatory cells)
유행성 폐렴의 원인체인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아 조직을 이용하여 PCR 검사를 통해서 검출이 가능하다. 비강 스왑보다 실제 병원체가 문제를 발생하는 조직에서 검사를 진행하므로 더 신빙성이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돼지 써코바이러스 관련 질병에서 자주 사용하는 IHC(Immunohistochemistry, 면역조직염색) 진단 방법 역시 유행성 폐렴 진단에 사용 가능하다. 폐 조직에서 세 기관지 주위 면역세포 증식과 면역조직 증상이 있는 곳에서 면역조직염색을 통해 마이코 플라즈마균의 존재를 확인한다면 진단 중에 가장 정확한 확진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부검 혹은 면역 염색을 위해서 죽은 돼지 혹은 살아있는 돼지를 희생해야 한다는 점과 개별 샘플에 대한 검사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월간 피그 2016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