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살처분 매몰지 주변 지하수 및 토양 오염 방치 이천시 구제역 매몰지 시범사업 착수, 시범사업을 통해 관내 400여개 매몰지 복원 표준공법 개발 시민단체, 환경단체 참여 속에 안전기원제 개최
한은혜 2017-02-09 16: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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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소, 돼지 등 가축을 긴급 살처분하여 매몰한 매몰지 관리에 대해 정부는 현재까지 전국 매몰지와 신형 사체 저장방식의 저장조는 모두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구제역 긴급행동 지침(SOP) 기준으로 매몰 후 3년이면 매몰 사체가 완전 부숙될 것이란 정부 예상과 달리 6년이 지난 현재 여전히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와 토양 오염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2010~2011년 당시 조성된 구제역 및 AI로 인한 가축 살처분 매몰지는 전국에 4,779개소가 있으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2,247매몰지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이천시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376개의 매몰지(2011년 조성 매몰지)가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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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매몰지가 방치되는 이유는 관계 법령상 매몰지 소멸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2012년 3월 개정된 농림수산식품부의 ‘구제역 긴급 행동지침(SOP)’에 따르면 매몰 사체는 3년 경과 후 대부분의 사체가 부식되어 매몰지 복원이 가능하다고 하여 매몰 사체 처리에 대한 기준 자체가 없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민간기업과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지난해 순수 민간자본으로 이천시 호법면에 위치한 한 매몰지를 개장하여 점검하고, 친환경 공법으로 매몰지 내부 매몰 사체 소멸은 물론 오염토양 환경복원 표준 공법 매뉴얼을 제정하여 이천시에 무상 제공하였다.


당시 호법면에 위치한 매몰지 내부를 개장하여 점검한 결과, 매몰 5년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부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가축 사체 원형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 상태가 확인되고 주변 50m 거리까지도 토양이 오염되어 그 심각성이 확인되었다.


이천시는 민간투자에 의한 시범사업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이천시 설성면 장능리에 사체 발효 후 퇴비와 공법 개발을 위한 2차 시범사업자를 선정하여 1월 10일 여러 환경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착공하였다.


금번 시범사업의 대상 매몰지는 지난 2011년 2월에 돼지 6,311두를 매몰하였으나 침출수 유출 등 문제가 발생하여 매몰지를 개장하여 호기호열성 미생물 발효에 의한 처리 방식으로 재매몰하여 2~3년 이내에 모두 소멸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2017년 1월 재매몰한 매몰지를 개장한 결과, 썩지 않은 돼지 사체 살덩어리와 뼈가 드러났고 토양 또한 검게 오염되어 심한 악취와 오염 침출수가 유출되고 있다.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환경전문업체 (주)이시엘의 한 관계자는 매몰 사체가 부숙되지 않은 사유로 사체를 발효시킬 수 있는 자연 미생물은 호기호열성(好氣好熱)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적절한 온도와 공기 공급이 필수적이나, 기존에 조성된 매몰지에는 급기를 위한 설비가 제대로 된 전문 설계 과정 없이 적용되어 급기량이 부족하여 사체 발효가 진행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온도 유지를 위해 자체 발열과 보온 효과가 있는 왕겨를 혼합하였지만, 우천 등 외부로부터 물이 유입되어 보온성능이 떨어지고 매몰된 상태의 지중 온도가 8℃ 정도에 불과하여 사체 부숙을 위한 미생물의 활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주)이씨엘의 신재승 대표이사는 동절기 김치를 땅에 묻어 발효를 지연시켜 오래 보존하기 위한 김장의 원리와 같이 사체를 김장독을 묻는 깊이에 묻어두고 별도의 열 공급을 하지 않으면 사체가 오래 보존될 뿐 발효가 매우 늦게 진행되는 것에 비유하였다.


이번 시범사업에 적용되는 공법은 코코넛 껍질을 분쇄하여 만든 코코피트, 왕겨 분말 등 친환경 유기물과 미생물을 혼합하여 매몰 사체를 농업용 퇴비로 적합한 수준까지 발효 및 분해시켜 퇴비화함으로써 완전 부숙 공법에 비하여 원가와 시간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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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시엘의 이천시 구제역매몰지 시범사업에서 강조하는 주요시스템은


☞ 무료의 자연에너지와 버려지는 소각로 폐열을 활용한 친환경발열시스템을 쓰는 “에너지 절약형 이동식 지중발열시스템”을 비롯하여
☞ 70년의 역사를 가진 에어컨의 진보된 버려지는 공기열을 흡수하여 온수를 생산하는 “공기열 히트펌프” 기술
☞ 미국 NASA 우주기술 상용화 프로그램에 의해 민간에 기술이전된 보온율 60% 이상, 자외선 차단율 80% 이상, 열전도율 0.002[W/(m, ℃)] 등 효과로 유리섬유 200mm 2중 비닐하우스보다 우수한 효과로 최적의 미생물 생육온도를 유지해주는 “인슐래드 단열 타포린”을 사용하여 (주)바이오맥(대표 김홍중)이 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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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시스템으로 처리하게 될 경우 이천시 356개소 기준으로 에너지 5.3억원 절약, 지중발열 공사비 47억원 절감, 온실가스 77%를 감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가축전염병으로 살처분된 사체로 만든 퇴비라는 점이 심리적인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퇴비를 사용한 농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표준 공법으로 적용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또한 특기할 사항은 공동시범사업자인 국내 최대 IT전문 기업 (주)KT의 첨단 관제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


(주)KT의 원격통합관제 기술은 매몰지 소멸을 위한 미생물 발효에 필수적인 온도, 습도 등 미생물 생육제어로써 매몰지 소멸화 진행 중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원격 감시는 물론, 매몰지 소멸 후 토양 오염원의 복원까지 6~10개월 정도 CCTV 등을 활용한 원격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이러한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원격관제는 수천개에 이르는 매몰지 관리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무원 인력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 수도권 서부 고객본부 민병록 수석연구원은 KT는 향후 매몰지 복원 과정에서 현장별 빅데이터 축적 및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미생물 생육환경에 필요한 조건을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일원화된 전국 통합관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존하는 매몰지와 저장조를 미생물 발효, 소각, 랜더링 등의 공법으로 소멸시키는 것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제정된 규제로 인해 3년간은 손을 댈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매몰지와 저장조를 유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매몰지가 방치되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 지자체의 관심이 금번 이천시 시범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또한 시민환경단체에서도 이번 시범사업이 구제역 매몰지뿐 아니라 최근 전국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조류독감으로 인한 가금류 살처분 매몰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수립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크게 기대한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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