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향상을 위한 웅돈 활용방안
농장에서 웅돈의 역할은 무엇일까? 자체적으로 인공정액을 생산하는 농장에서는 웅돈이 가장 중요한 유전자(정액) 공급원일 것이다. 하지만 외부 AI센터를 이용하는 농장에서는 웅돈의 역할이 크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농장의 웅돈을 활용하여 농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본고를 통해 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웅돈 활용방안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 후보돈이 성성숙 유도(HNS 프로그램)
후보돈의 성성숙은 모돈의 평생 생산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충분한 성성숙이 이루어진 후 초교배가 실시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각 종돈별로 적정 초교배 일령, 초교배 체중, 초교배 시 등지방, 후보돈 사료급여방법 등 초교배와 관련된 다양한 기준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후보돈의 성성숙을 자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후보돈을 웅돈에 노출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간과하고 있다. 적절한 웅돈 노출은 후보돈의 성성숙과 강한 발정을 유도하고, 산자수와 연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런 후보돈에 대한 웅돈 노출을 위해 제시되는 방법 중 하나가 HNS(Heat No Service) 프로그램, 다시 말해 후보돈의 웅돈 노출과 초발정 확인 과정이다. HNS 프로그램은 크게 ‘웅돈을 이용한 후보돈 노출 - 초발정 확인/기록 - HH(미발정후보돈) 처리’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후보돈의 성성숙을 충분하게 ‘유도’하고, ‘확인’하고, ‘처리’하는 과정이다.
① 웅돈 노출
웅돈 노출은 24~26주령부터 시설과 돼지흐름, 인력 등 여건을 고려하여 12개월령 이상된 성숙한 웅돈을 이용하여 시작한다. 웅돈과 후보돈의 코가 직접 접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매일 웅돈 노출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25~30두의 후보돈에 대해 매일 10~15분간 노출시킨다. 웅돈은 하루에 1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여러 웅돈을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이런 웅돈 노출을 위해 BEAR(Boar Exposure ARea, 웅돈노출구역)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한다(그림 1 참조). 이런 시설을 통해 웅돈과 후보돈의 노출을 강화하여 후보돈의 성성숙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반드시 이런 BEAR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농장의 시설 상황을 고려하여 최대한 웅돈 노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좋다. 농장에서 쉽게 실시할 수 있는 웅돈 노출 방법으로 후보사 복도에 매일 웅돈을 풀어 두는 방법(그림 2 참조)이나, 교배스톨 앞쪽에 후보돈 스톨 또는 군사방을 설치하여 모돈 발정체크 또는 교배 시 자연스럽게 후보돈이 웅돈에 노출 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그림 3 참조)이 있다.
② 초발정 확인/기록
24주령 이후 후보돈에 대해 충분한 웅돈 노출이 이루어지면 웅돈 노출 시작 후 3주 이내에 70% 후보돈에서 초발정이 확인되고, 6주 이내에 95% 이상의 후보돈에서 초발정이 확인되어야 한다. 이 과정은 향후 교배를 실시할 대상 후보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기록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발정이 온 후보돈은 개체별로 표시하고 후보돈 카드에 기록한다. 그리고 웅돈 노출을 시작하고 6주 이내에 발정확인이 되지 않은 후보돈(HH, Hard Head)의 비율이 5%가 넘는다면 후보돈의 성성숙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후보돈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③ HH(Hard Head) 후보돈에 대한 처리
초발정이 확인되지 않은 후보돈은 이후에 초교배 시점에서 발정이 강하게 오지 않거나, 교배 후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웅돈 노출을 시작하고 6주가 지난 후에도 발정이 확인되지 않은 후보돈의 경우 번식사이클이 시작되지 않은 후보돈일 수 있기 때문에 PG600을 투여할 필요가 있다. 투여 이후 3주가 지나도 발정이 확인되지 않는 후보돈은 도태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2. 교배 시 올바른 웅돈 노출 방법
대부분 농장에서 발정 확인이나 교배 시 웅돈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교배 시 웅돈을 정확히 활용하지 못하는 농장도 있다.
교배 시 정액을 주입한 이후 정자가 스스로 난소까지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자궁의 수축과 섬모 운동을 통해 이동하게 된다. 이런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웅돈에 대한 노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배 시 웅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흔한 실수 중 하나가 교배 시 웅돈을 모돈 앞 복도에 풀어놓는 경우이다. 모돈이 웅돈에 의해 자극을 받게 되면 5~15분 동안 가장 강한 자극을 받게 되지만, 이후 45~55분 동안 웅돈에 의한 자극이 감소(불응기)하게 된다. 그러므로 교배 시 모돈 4~5두마다 웅돈 칸막이를 설치하여 교배 시 충분한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그림 5 참조).
그리고 웅돈을 한 마리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교배가 끝난 모돈에 대해서도 자극을 주기 위해 두 마리 이상의 웅돈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심부AI를 실시하는 농장에서는 교배 시 웅돈을 앞에 위치시켜서는 안 된다(웅돈 자극 시 자궁 근육의 수축으로 내부카테터 삽입이 어려워짐). 하지만 정액 주입이 끝난 이후에는 모돈의 앞에 웅돈을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3. 웅돈을 이용한 재발 확인
경험이 풍부한 관리자라면 임신진단 전 재발돈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재발돈에 대한 발견이 늦어져 농장의 비생산일수가 늘어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교배임신사 관리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 외음부만 보고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 재발주기(교배 후 19~23일, 40~44일)의 모돈에 대해 모돈 앞 복도에 웅돈을 놓아 재발을 확인할 수 있다. 번거롭게 생각될 수 있는 과정이지만 재발돈을 빨리 발견하므로 농장에서 줄일 수 있는 비생산일수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과정일 것이다.
많은 농장에서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웅돈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웅돈 역시 농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월간 피그 2017년 4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