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감시와 분만후 3일간 집중관리가 이유두수 1두 늘린다!
한은혜 2017-06-05 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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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업에서 새로 태어나는 새끼를 받는 일은 우선순위 첫 번째 일이다. 발정이 온 암퇘지에게 교배적기를 판정하여 수정을 시키는 일도 결국은 새끼를 태어나게 하는 준비 작업인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국내 양돈장의 분만사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이유두수가 선진국 대비 2두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분만사 관리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평가를 내려 보자. 혹시 경험 없는 외국인 일꾼에게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밤에 태어나는 새끼는 그다음 날 아침에 가서야 들여다보지는 않는가? 새끼를 낳고 있는 중인데도 사료를 주고 똥을 치우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위에 떠는 새끼를 방치하고 있지는 않느냐 하는 것이다.


양돈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 가졌던 분만감시의 열성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다. 다산성 모돈이라 하지만 이유두수가 크게 늘지 않고 모돈당 출하두수는 큰 변화가 없다. 문제해결의 결정적 관리포인트가 분만감시와 신생자돈 3일간 관리에 있다고 본다.


분만감시(分娩監視, farrowing monitoring)라는 것은 분만사에 전입된 모돈들이 계획된 예정일에 맞춰 새끼를 낳고, 후산을 하고, 초유를 먹이는 일련의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곧바로 어미와 새끼를 간호하는 일을 말한다. 분만하고 하루 이내에 모돈의 젖꼭지 숫자, 크기, 능력에 따라 복고르기(litter equalizing)를 실시하는 것까지도 여기에 포함된다.


유럽 양돈 선진국의 번식성적은 국내 생산성과 크게 대비되고 있다. 다산성 모돈의 등장 효과를 그대로 비육돈 생산성적까지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2005년 이후로 매년 0.5두 이상의 MSY 상승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MSY 숫자가 +5두를 보여주고 있다.


양돈선진국들과의 생산성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몇 년간 고돈가의 꿀맛에 취해 경쟁력 개선을 위한 노력이 주춤한 듯하다. 여전히 MSY가 17두선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에도 수년 전부터 다산성 모돈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총산자수, 포유개시두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신생자돈의 생시체중과 이유자돈의 체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산자수 증가에 따라 모돈들은 분만과정에 탈진하기 쉽고 비유장애증후군에 빠지기 쉽다. 생시체중이 작은 자돈들은 환경적응력이 떨어지고 초유섭취량의 감소로 이어지며 다양한 전염병에 쉽게 노출된다.


어느 농장이고 분만틀이 남아도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니 이유일령도 25일 이내인 경우가 많아서 이유체중이 낮은 개체가 많다. 자돈사에 가서 높은 사고율을 내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돈산업 경쟁력 개선 포인트 중 하나는 포유자돈 사고율에서 찾을 수 있다. 양돈 선진국과의 모돈당 PSY 차이는 평균적으로 볼 때 5두를 상회한다.


큰돈 들이지 않고 관심과 정성만으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 생존산자수에서 포유과정을 거쳐 살아남는 이유자돈두수 비율이 포유자돈 육성률이다.


포유자돈 폐사는 생후 3일 내에 70%가 일어난다. 분만사 3일간 집중관리로 복당 이유두수 1두를 높이는 방법을 네 가지로 정리해본다.

 

첫째 - 분만 상황을 사실 그대로 자세하게 기록하자!

 

미이라, 사산, 기형, 체미 등 모돈 뱃속에서 나온 것이라면 있는 그대로 개체기록을 남겨야 한다. 이 정보가 차산차 모돈관리를 위해서 중요하고 번식단계별 문제점 발견의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분만모돈의 총산자수가 14두 이상이라면, 그 모돈의 교배당시 바디컨디션, 발정감정, 교배적기 판정, 수정기술 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당연히 총산자수가 낮다면 교배와 관련한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 미이라가 많다면 가검물을 진단실로 보내어 번식장애 관련 병원체 항원/항체검사 진단을 받아볼 수도 있다.


사산자돈수는 임신말기 및 분만전후 세밀한 관리를 통해 감소시킬 수 있고 체미자돈 문제는 임신기간 체형관리, 스트레스 감소 및 말기 사료증량 급여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사산이 있었던 모돈은 차산차에서 사산자돈을 낳을 가능성이 30% 정도 높아진다. 이런 기록을 잘 활용하면 분만모돈 개체관리에서 결정적인 정보가 된다는 것이다.


번식관련 문제해결이 어려운 경우를 현장에서 흔히 접하는데, 현상을 왜곡할 때이다. 살아있는 자돈이 중요하지, 이상자돈(미이라, 사산, 기형, 체미 등)이 뭐가 중하냐고 기록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세밀한 기록을 하고 잘 유지하고 활용하는 것이 개선점 발견과 문제해결의 열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 - 신생자돈의 저체온증을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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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시 모돈 체온은 39.5도 정도이다. 당연히 신생자돈은 39.5도 자궁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분만이다. 실내환경이 24도라면 신생자돈의 체온은 생각보다 빨리 내려간다.


양수까지 뒤집어쓴 상태로 나오고 공기유속도 있어 신생자돈의 체온은 급속하게 하강한다. 입과 콧구멍은 양수나 이물질에 막혀 숨쉬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연히 저혈당, 저체온증으로 이어진다.


자돈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얼른 깨끗한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고 보온간호상자에 넣어주는 일 만큼 중요한 생명보존 비법도 없다. 보온등, 보온매트, 바닥깔개 등 어떤 것이라도 필요한 이유이다.


천연제재로 만든 강력한 흡습제 활용은 가성비가 좋다. 분만이 이루어지고 있는 돈사에는 관리자가 항시 대기하고 분만간호를 해줘야 한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신생자돈에게 구원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시체중이 작은 돼지는 체온하강 속도가 더 빠르다. 저체중자돈과 활력이 약한 자돈의 초유섭취를 도와주고, 40도 온도로 40분간 보온해주었을 때 체온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셋째 - 분만 소요시간을 3시간 이내로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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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 소요시간이 3시간을 넘기면 수의학적으로 난산이다. 난산이 되면 자궁내막염, 질염, 유방염의 발생이 쉽고 모돈은 탈진상태가 된다.


무유증증후군(MMA) 이어지니 새끼에게는 치명적인 상황이 된다. 아까운 모돈 도태 증가 원인도 된다.


분만지연이 일어나면 산도에 오래 머물러 있던 자돈의 혈중 젖산농도는 증가하고 산소농도는 저하되니, 자돈이 정신을 못 차리고 어미젖에 접근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저혈당증, 저체온증, 초유섭취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분만이라는 과정은 호르몬에 의해 지배를 받는 것이니 분만사 환경은 쾌적하고 조용하며 관리자도 차분해야 한다. 분만사 입실과정 중에 가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분만직전 모돈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신문지라도 찢어 넣어주자.


분만 최소 4일전에는 분만사로 이동을 완료하자. 임신을 끝내고 분만과 포유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엄청난 호르몬 변화가 요구된다. 이른바 호르몬 폭풍기인 것이다.
스트레스는 정상적 호르몬 변화를 방해하여 난산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 요인을 분석해보고 제거해주자.


분만 3~4일전 사료감량은 영양소 동원훈련이고 난산을 줄여준다. 감량기간에 비트펄프 같은 고섬유소 원료 첨가는 변비를 막아주고 무유증 예방효과가 있다.

 

넷째 - 초유섭취량을 늘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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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는 생명에너지이고 질병방어를 위한 강력한 무기이다. 아는 것과 달리 잘 실행되지 않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초유섭취량 관리 핵심포인트는 자돈이 태어나자마자 빨리 충분한 양의 초유를 먹는 데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둘째, 셋째 포인트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초유섭취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분만 즉시 보온을 시켜 자돈의 체온을 떨어뜨리지 말고 분만 소요시간을 줄여 혈중 젖산농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하고, 어미젖을 물려주는 관리가 초유섭취량 관리인 것이다. 태어난 지 6시간 정도만 지나도 자돈의 혈중으로 흡수되는 항체가 대폭 줄어든다.


분만후 6시간 이내 최소 4번 이상의 젖을 빠는지 확인해보자. 한 복 자돈 전체가 똑같이 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못 빠는 한 마리가 있다면 방역위생에 틈이 생긴다고 생각해야 한다. 분할포유도 매우 중요한 초유관리 개선 방법이다.


분만후 5일간 유방 마사지와 관장을 실시해보자. 모돈들이 관리자를 반가워한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뜻이다. 포유돈사료 섭취량 극대화와 자돈 이유체중 개선, 모돈 체형 유지, 발정재귀일수 단축으로 이어진다.

 

시설현대화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관심과 정성은 미래에도 필요하다. 저돈가 시기가 와도 농장을 살리는 것은 생산성과 경쟁력이다.

 

<월간 피그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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