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중심의 악취중점관리 소비자 중심의 악취중점관리
축산 2016-04-18 11:44:11


김두환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한국축산환경학회 회장


축산환경 문제의 대두


1990년대 중반 이후 한돈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따라 분뇨 발생량 또한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가축분뇨의 처리과정에서 수질, 대기 및 토양 오염원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축산환경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건강과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 증대로 축산물에 대한 구매패턴이 안전성과 품질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 농업과 축산의 지속가능성 및 친환경성 확보를 위하여 축산환경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깨끗하고 안전한 축산물의 소비뿐만 아니라 먹거리의 생산과정이 얼마나 친환경적인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축산환경 문제 중 최근 급증하는 악취 민원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공동 주택의 확대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추세에 따라 민원이 급증하게 되었으며, 최근의 축산환경 문제 중 악취 문제가 가장 심각한 현안 문제라 할 정도로 관리 강화의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2005년 악취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축산악취로 인한 민원이 다른 어떤 분야의 민원보다 압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축산악취는 가축사육시설 설치제한으로 이어져 축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과 축산업의 존립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정도의 사회현상을 유발하게 되었다.
즉,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우선 과제로서 축산악취가 지목되게 되었으며, 축산악취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과 투자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것이다.


축산악취 중점관리


축산악취 저감을 위한 많은 접근 방법과 기술의 적용에 있어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원칙이 악취물질 발생 전 차단, 즉 악취물질이 발생되기 전에 중점관리를 통한 사전관리라 할 것이다. 축산악취는 축종, 사료, 축사형태, 분뇨처리, 환경관리 방법 등 다양한 변수들에 의하여 달리 나타나는 특성이 있고 그 차이가 크며, 농장의 관리관행과 기본관리 및 관리자의 의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축산악취 중점관리를 위한 관리기준과 더불어 축산시설의 악취관리를 위한 사전 및 사후관리를 포함한 축산농장 전체 및 가축분뇨자원화 사업장 전체의 악취저감 매뉴얼이 반드시 개발·적용되어 악취 민원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현행 악취방지법에서 정하고 있는 22종의 악취물질과 일반적으로 말하는 축산악취 물질과의 차이를 명확하게 가려내야 하며, 축종에 따라 정확하게 어떤 물질이 있고 없는지, 발생량이 많고 적은지 그리고 농도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축산악취 중점관리기준을 적용하여 축종별 축산농장에서 발생되는 악취물질에 대한 특정 저감기술을 개발·적용하면 집중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특정 지표물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악취저감 효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의 축산악취 저감방안은 악취물질이 발생되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지만, 사전관리를 벗어난 악취물질의 사후관리 기술 요점은 축산시설로부터의 확산 방지 및 확산 최소화라 할 것이다. 또한 사전, 사후 악취물질 관리를 위한 매뉴얼 활용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양돈농장에 우선 적용할 악취관리등급기준을 마련하여 보급하고자 하고 있다. 악취물질 발생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어 농장에서 악취물질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를 등급화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발상이며, 이를 등급화하고 그 이전에 어떻게 하면 좋은 등급(점수)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현장활용 매뉴얼 또한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양돈농장 적용 “악취중점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이 악취중점관리기준에 준하여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악취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악취관리등급기준”을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양돈농장 적용 악취중점관리기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들


축산악취 저감을 위한 기반구축이 지금 우리 앞에 주어진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이다. 축산환경 문제의 두 가지 큰 줄기가 가축분뇨와 악취문제인 만큼 1991년 이후 추진된 가축분뇨 처리지원 사업에 따라 상당한 성과를 달성하였고 가축분뇨는 자원화가 대세를 이루었으며, 2010년대 들어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평가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악취문제는 사실 악취저감을 위한 기반이 전무하다고 하여도 무방할 만큼 기반이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축산현장에서 발생되는 악취를 저감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제어기술 개발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악취 민원을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현실적 문제라 지적할 수 있다.
축산농가에게 축산악취 저감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합한 시설을 결정할 수 있도록 축산악취 저감기술의 평가 체계를 갖추고 정확하고 객관화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가축사육제한 범위는 결국 악취의 확산으로 결정될 것이다.
축산악취가 관리되지 않으면 축산업 자체의 존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악취 민원이 가축사육제한 범위 설정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에 축산업을 지속가능케 하기 위해서 악취 저감을 넘어 악취 민원의 근본 제거로의 인식과 시스템 변화가 요구된다. 
향후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축산악취 저감 기술개발 주요과제로는 먼저 축산악취 발생에 대한 기초자료 확보가 시급하며, 이를 위하여 축산악취 배출원단위 설정 연구가 요구된다. 한우와 젖소를 포함한 소, 돼지 및 닭, 오리 등 가금류의 농장에서 발생되는 악취물질의 종류, 농도와 강도, 배출계수를 산정한 총 악취물질 발생량 등에 대한 배출원단위 설정 연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축종별 축산악취 저감 표준모델 개발과 확산이 필요하다. 소, 돼지, 닭 등 주요 가축별 축사 내·외부 악취저감 및 관리 표준화에 대한 기술개발과 축산농장 맞춤형 악취저감 시설 및 장비의 개발이 시급하며, 이를 현장 실증을 거쳐 가능한 한 빨리 축산농장 현장에 적용하여 축산악취 민원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축산악취의 발생특성에 대한 연구와 아울러 축산악취의 모니터링 및 확산에 대한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축산악취 민원은 축산농장에서 발생된 악취물질이 농장 밖이나 인근의 주거지역으로 확산되어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발생되는 특성을 고려하여 악취물질의 발생을 제어하기 위한 기술 못지않게 악취확산 예측시스템 등의 기술개발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축산농장 악취 진단 및 저감 컨설팅을 위한 기술개발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축산악취 저감기술 평가 및 정보제공, 악취저감 기술의 적용, 보급 및 교육 홍보 확대 등도 요구된다.
따라서 개발된 기술도 부족하고 구체적인 대응 전략도 부재 상태인 축산악취에 대한 현재의 상황은 매우 나쁜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큰 산이고 또 넘어설 수 있다는 의지가 있는 만큼 축산악취관리 종합대책과 같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정부, 지방자치단체, 생산자단체, 축산농가 및 연구기관 등 관련되는 모든 주체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한돈산업 종사자들의 인식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악취 민원이 지속된다면 우리 한돈산업은 존립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우리 농장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적극적이고 반드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결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월간 피그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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