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 수입축산물의 자국민대우 수출 ∽ 수입축산물의 자국민대우
월간피그 2015-08-04 21:55:51
<축산마케터 김성호> 
http://blog.daum.net/meatmarketing

우리는 한우 1등급 이상 고기와 돼지고기를 해외로 수출코자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제주산 돼지고기를 홍콩에 수출을 재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쁨에 환호성을 친다.

 “제주산 돼지고기 홍콩 수출 재개”


(농민신문 2015. 4. 27)

농림축산검역본부 제주지역본부(본부장 서호석)는 지난 4월 23일 제주도산 돼지고기의 홍콩 수출이 본격적으로 재개됐다고 밝혔다.

이날 수출물량은 150㎏으로 소량이지만 2010년 국내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고기 수출이 중단된 이후 이번에 수출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양돈농가의 소득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주산 돼지고기의 수출은 지난 1월 13일부터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길갈영농조합법인 수출육가공장에서 처리한 돼지고기 삼겹살 샘플(340㎏)을 6회에 걸쳐 수출, 홍콩 측의 잔류농약 등 정밀검사 후 검역을 통과한 데 따른 첫 본격 수출이다. (후략)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는 이때, 엉뚱한 생각이 든다. 수출과 수입, 우리나라는 수출국? 혹은 수입국? 교역없이 국가 운영이 가능한가? 
수출과 수입 사이에서 우리는 원하는 욕심만 가득 내고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수입에 대해서는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하지는 않은지, 내다팔 생각에 집착한 나머지 들어온 수입축산물로 인한 기대효과와 편익(국익)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보자.





1. 수입으로는 활로 개척이 불가능한가?

수입축산물 유통시장에서 약 4,000여 업체들이 활동하면서 파이넨싱으로 인한 시장진입과 그 부작용이 만만찮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가정중심형 기업형태에 머물러 있어 정보공유와 전문인력 양성에도 한계를 보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부가가치세를 부여하면 우선 급한 불은 끌 수 있다고 전한다.
해외는 주로 패커(packer)에서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소규모보다는 대규모라는 말.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약 4,000여 수입판매업체가 컨택하다 보니 오퍼와 수입화주 간의 관계보다는 수입화주와 중간판매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수입축산물의 도입원가를 낮추기 위한 “빅딜은 무슨?”하는 바람은 저만치 버려져 있다. 경쟁력을 갖춘 베스트 넘버원이 없다. 
우리는 갑이 아니다. 쇠고기 시장의 약 50%인 약 250,000톤을, 돼지고기의 약 20%인 200,000톤을 한 해에 소비할지라도 우리는 갑이 아니란다. 아니, 갑이 될 수 없단다. 중국의 값싼 물량공세에, 일본의 고가전략에 팔고 남은 나머지를 수입하는 국가로서 국제 육류시장에서 두 번째, 아니 세 번째라는 말이 심심찮게 회자된다고 한다.

어느 것에서나 ‘갑’과 ‘을’의 관계가 중요함은 말해 무엇하랴!
갑을 관계에서부터 가격의 결정력과 마진폭이 결정난다. 결정의 주도권을 갖고 행사할 수 있다. 정작 관세를 낮추거나 철폐함으로써 소비자 편익을 추구했는데 그 효과는 우리(을) 보다는 갑의 지위에 있는 수출업체가 가져가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갑’의 지위를 갖추기 위해서는 몇 개의 규모있는 업체(일명, 패커)를 통하여 오퍼에 대한 협상테이블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고 나서 (1) 신규 업체의 진입을 최소화하고, (2) 기존 업체들의 구조조정(예, 통폐합, 퇴출 등)을 통한 규모화를 촉발함과 동시에, (3) 수입판매업 패커모델을 제시, 육성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시장자율적인 규모화 방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준비하는 데 따른 다년간 시간이 흘러갈 테고 해외 패커 또한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볼 때 만만치 않은 일이다. 우리는 ‘타산지석’,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반면교사’라는 참으로 그럴듯한 개념들을 잘 알고 있는 데 비해 그 실행은 부족하기만 하다. 
지금은 옷을 확~ 하고 털어낸 후, 추스를 곳은 추스른 다음 어떤 모자를 쓸지 결정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과 외부 환경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2.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이 순간에도…

일례로,

(1) MIT는 강의자료를 세계에 공개해 버렸다고 한다. 태국에 사는 한 어린이는 학문의 한 분야를 꿰뚫어본 명석한 교수로부터 강의를 실시간으로 듣고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학교에 가야 할까? 학문적 인정은 어떻게 변화해 나갈까? 물리적인 공간의 의미가 클까? 배움에 있어서의 제약이 사라진 시장에서 대학교와 학업프로세스는 어떻게 변화해 나갈까? 이 또한 첨예한 갈등 속에 변화를 모색하겠지 한다. 

(2) 계란 대체품, 대체인가? 대안인가?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468’라는 주제를 놓고 생각에 잠긴다. 대체품이라면 별도 시장의 형성과 자율적인 경쟁이 촉발될 테고, 대안품이라면 계란은 공산품이 되어 버린다. 


3. FMD, AI, PED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질병에 대하여 수출입 관점으로 살펴보자. 차단방역, 국경방역, 검역 강화 등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 것 말고 다른 공통점을 찾아보자.
‘질병이 만연한다’라는 상황과 ‘국경방역의 의미가 약화되었다’라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만약, 우리가 어떤 하나의 질병이라도 막아냈다면 막아내지 못한 국가에게 수출하는 건 엄청나게 쉬울 것이지만, 우리가 가정한 것처럼 질병의 만연과 국경방역 약화라는 상황에서는 이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출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다국가 간에 ‘질병’의 상호 인정 속에 우리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는 때가 도래할지 모른다. 쇠고기의 육즙을 맛으로 인식할 날이 머지않았다. 그렇다면 수급 관점을 포함하여 좀 더 살펴보자.

“품질이 좋은 산물을 보다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이라는 가치가 있다.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국가는 국민을 만족시키기 위한 대명제다.

품질이 좋고 보다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려면 수입 측면에서 어떻게, 어떠한 조치, 어떤 육성책이 가능할까? 이는 선택일까? 필수로 무엇인가 해야만 하는 사안일까? 지금은 선택조차 버려진 채 관심 밖에 머물고 있다. “수입에서의 자국 내 산업을 육성할 묘책은 불가능한가?”하는 질문에 답해보라. 

‘할래, 말래?’하지 말고, 이제 막 ‘수출활로 모색’에 초점을 맞춘 이때, 수출입품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으로 수입축산물 유통구조를 보다 합리적으로 규모화해보면 좋겠다. 이때, 균형잡힌 시각이 중요한 이유는 좁은 국토, 범세계적 수준인 국민의 기대와 요구수준, 명품 선호, 시장 개방 등 속에서 농민을 먼저 위하면 ‘최고여!’하는 정치에서 비롯된 자중지란의 불씨를 끄고, 그로부터 태어날 균형잡힌 시각이야말로 나뿐만 아니라 너와 우리까지 산업과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초석이 될 것임을 자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WTO의 기본원칙에 대하여 되새길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 www.aaei.org


4. WTO의 기본 원칙이 기본인 이유?

함께 읽어보자.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702. 그리고 잊지 말자. 

 WTO의 기본 원칙


1) 최혜국대우(MFN, Most-Favoured-Nation treatment) : 국제무역의 기본적인 원칙으로서 한 국가가 제3국에게 부여한 최고의 우대조치를 상대국에도 동일하게 부여해야 하는 것을 말함

2) 내국민대우(National Treatment) : 최혜국대우 원칙과 함께 국제무역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무차별주의의 양대원칙 중의 하나로 조세 및 정부규제 등에 있어 수입품을 국내제품과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함

‘수출하자’고 열심이다. 어디로 팔 건데? 뭘 팔 건데? 받아는 준다던?
수출하면 우선 ‘팔아야 한다’라고 마치 강요하는 듯하다. 수입하면 받아들인 결과이고, 수출하면 팔아야 하는 행위임은 분명하겠지만, 수출을 뚫기 위한 해법논의에서조차 ‘수출 = 팔아야 한다’라는 정의는 ‘수입 = 들어온다’라는 것과는 별개로 움직이다. 수출과 수입은 별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윈윈하는 교역전략을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수출은 상대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자국과 타국 사이에서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자국을 위해 자국의 국민을 위해 노력한다. 수출은 다른 국가에게는 수입이 되고 수입은 다른 국가에게는 수출이 된다. 팔 것과 들여올 것에 대해 면밀히 살펴 협상의 우위에 서길 기대해본다. 
가령, 홍콩에 제주흑돼지 삼겹살을 판다고 할 때 그쪽에 내어줄 파이는 무엇일까? 이는 서로 상생하기 위한 기본이다.

<출처 월간피그 2015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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