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도체 결함, 관심만 있으면 줄일 수 있다 돼지도체 결함, 관심만 있으면 줄일 수 있다
축산 2016-02-09 15:43:29

정종학 컨설턴트
축산물품질평가원


품질평가사는 돼지도체를 판정할 때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판정을 한다. 상품에 하자(결함)가 있다면 당연히 등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산농가나 운송업 종사자, 도축장 계류장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직도 많은 관련종사자들이 전기충격기나 몽둥이가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는 얘기를 한다.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최종결과물을 평가하는 평가사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최근에 농가컨설팅을 하면서도 동일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런 비유를 해줬다.
“농부가 배추농사를 지었는데, 가뭄이라 밤낮 물도 주고 벌레도 잡아주며 열심히 관리해서 배추가 참 잘 컸답니다. 출하할 때가 돼서 바쁘다 보니 배추를 발로 툭툭 차고 다니면서 수확을 했다네요. 과연 이런 배추가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요?”


현행 돼지도체 등급판정 기준상 결함은 11개이며, 결함은 종류에 따라 기록표상의 결함란에 해당 숫자를 표시하고 그 정도에 따라 체크하여 한 개 등급 하향, 두 개 등급 하향, 등외등급으로 판정한다.
결함항목 중 돼지 자체가 가진 결함은 척추기형, 호흡기불량, 피부불량, 기타 중 일부뿐이고 나머지 항목들은 사양관리, 출하, 수송, 도축과정에서 잘못된 취급으로 인해 발생되는 결함들이다. 따라서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결함 발생률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농장 사양관리나 출하, 도축과정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결함의 예방법을 살펴보자.

농장 사양관리 과정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백신 등 주사 시 매뉴얼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만 지켜도 목심부위나 뒷다리 부위의 농양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카니발리즘 예방을 위해 돈방 내에 장난감을 넣어주는 것도 좋다. 꼬리를 잘라 먹힌 돼지의 경우 위축 등 성장지연 피해 외에도 해당 부위로 세균 등이 감염되거나 농양이 발생되어 척추를 따라 전신에 걸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출하 및 도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함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골절과 외상이다.
골절은 전 과정에 걸쳐 발생할 수 있으나, 그 빈도와 정도의 차이는 도축과정 중 전살기에 의한 골절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골절의 정도도 심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출하 및 계류과정에서 전압이 강한 전기충격기(일반적으로 생각하는 12V가 아니라 220~290V까지도 사용)를 사용할 경우에도 전살기와 같은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골절의 부위는 대부분 치골부위와 흉추부위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드물게 대퇴부 전체가 골절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방혈불량과 함께 나타나 그 피해가 큰 사례가 많다. 외상은 대부분 출하나 계류과정에서의 구타나 전기충격기 사용, 서열싸움, 도축과정에서의 부주의, 도축설비의 이상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이 외의 결함에 대한 원인과 방지대책은 다음의 표를 통해서 확인해 보기 바란다.




결함에 의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결함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농장에서 출하대만 개선해도, 도축장에서 계류시설만 개선해도, 출하할 때나 계류할 때 마음만 조금 느긋하게 먹는다면 몽둥이나 전기충격기 사용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사용을 안 할 수 있다.
또한 항상 등급판정 결과를 확인하고 내역을 꼼꼼하게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홈페이지(http://www.ekape.or.kr)나 우편으로 발송되는 등급판정결과통보서에서 결함의 항목과 하향여부를 꼭 확인하고 궁금한 사항은 축산물품질평가사에게 문의하고 상담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사소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설비를 개선하면 그것이 바로 경영혁신이고 한돈이 살아남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월간 피그 2016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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