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5> 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5>
축산 2016-05-17 13:25:33

이인호


들어가며


동물용 항균제를 사용하는 한 내성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이며, 이를 사용금지한다고 해서 내성 문제는 쉽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면 동물용 항균제 사용반대론자들이 불쾌한 반응을 나타낼지는 모르나, 지금까지 많은 과학적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단순히 동물용 항균제 사용을 못 하게 하면 일시적으로는 내성률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 홍보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사료용 항균제는 금지시키고 치료용 항균제는 사용을 허가하는 한, 내성유전자가 계속해서 환경 중에 지속되어 동물용 항균제 내성으로부터 영원한 해방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의료분야에서 항균제 순환요법(Cycling)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발견되어 환영받지 못하는 주요 이유와 상통한다. 즉, 단순히 어떤 동물용 항균제의 내성이 높다고 해서 그 항균제만 사용금지시키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정책을 펼치고 홍보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임을 알아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눈에 보이는 임상현상을 위주로 해서 주로 임상수의사들과 축산수의 관련업계 종사자들 및 양축농가 간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배후의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는 강 건너 불 보듯이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본 주제와 관련된 부분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우리가 기초과학과 첨단학문분야의 지식과 정보의 임상적 적용에 있어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데서 오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미국 미생물학회 출판사(ASM Press)에서 발간된 항생제 관련 최신교재에는 이전 판에는 없던 바이오필름과 항생제 내성에 관련된 부분이 기술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의약저널사는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바이오필름 관련 전문서적(2015년 11월호)을 발간하여 자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달에 본 주제를 통해 소개하려고 하는 내용들이 포함된 서적(2013년 1월호, 2014년 1월호)을 발간하여 타국민들에게도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사물의 현상을 해석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배후에서 벌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계속해서 깊이 있게 다룬 교재가 발간되어, 대학의 강의실에서 사용되고 토론되며, 학술논문으로 발표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비해서 우리는 배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깊이 있게 다루거나 토론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면서 오르지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중시하다 보니, 깊이는 없고 부정적이며 혼선만을 초래하는 발표를 하는 후진국형 자세를 나타내는 일부 임상수의사와 축산수의 관련업계 종사자들을 볼 수 있어, 수준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동물용 항균제를 치료농도 이하로 사용하면 세균은 바이오필름 형성을 통해 저항하면서 자신들의 생존능력을 높이고, 의사소통(QS)을 통해 수를 늘려 공격대형을 갖추어서 숙주에게 피해를 가중시키는 것은 많은 과학적 증거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Veterinary Microbiology, 2016: Animal Health Research Reviews, 2010).
그러나 국내에서는 검역검사본부가 이에 대한 기초 및 기술 확보를 못하다 보니, 민간 병성감정기관에서는 국가도 못하는 것을 민간기관에서 하라는 것이 말이 되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거부 명분을 들어내고 있다.
동물용 항균제 내성도 이제는 게놈(Genome) 차원에서 다루어질 정도로 진전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게놈 차원의 해석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현상의 해석조차도 하지 못하는 상태이기에 소위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이를 자각하고 통렬히 각성해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양축농가들과 축산·수의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본 주제와 관련해서 이제는 후진국형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해석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동향과 지식을 제공하고자 한다.


1. 2성분조절체계(Two component regulatory system, TCS, 二成分調節體系)


현재 선진 축산국가에서 발간되는 항균제와 미생물 관련 신간 서적 및 논문에는 어김없이 TCS 관련 내용이 기술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내외 의대나 약대에서도 이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서 우리나라 축산·수의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물의 현상을 이해하는데 실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TCS라는 용어의 개념을 정확히 모르면 선진국에서 발간되는 신간 교재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임상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올바르게 해석해서 양축농가들에게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전달하여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자각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생물은 지구상에서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여 변화하는 생물이다. 특히, 세균은 하수나 해저의 열수분출구와 같은 동물이나 식물의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보이는 것이 가능하다.
세균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기능을 촉진시켰다. 그중에서도 그 다양한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2성분정보전달체계(TCS)라는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는 존재하지 않는 체계를 진화시켰다.
이는 세균에 널리 존재하는 환경응답으로 세포 내 정보전달기구의 총칭이다. 이 정보전달계는 적어도 2종류의 단백질인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는 환경변화를 감지하는 감응기단백질이고 또 하나는 감응기의 지배하에 있어 유전자 발현제어 등의 응답적 반응을 제어하는 조절기단백질이다. 감응기는 히스티딘 잔기를 활성부위로 하는 자기인산화능이 있고, 인산기를 조절기상의 아스파르트산 잔기에 전이할 수 있다(여기서 감응기는 히스티딘 키나아제라고 총칭).
이러한 ‘His→Asp’간 인산전이가 정보전달의 기본기구로 되어 있어, 여러 환경인자에 대응하여 각각 특이적인 감응기와 조절기가 쌍으로 작용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 대장균에서만도 약 30종류의 감응기와 조절기가 알려져 있고 삼투압, 질소 결핍, 인산 결핍, 산소의 유무 등에 응답하는 다양한 감응기가 동정되고 있다. 많은 경우 조절기는 전사제어인자이다.
이와 같이 2성분제어계는 세균에 나타나는 가장 보편적인 정보전달기구라고 생각되지만 효모, 곰팡이, 고등식물 등에서도 같은 정보전달기구의 존재가 알려져 있다.
전형적인 TCS는 환경신호(Signals)에 응답해서 자기인산화하는 센서 키나아제(히스티딘 키나아제, HK)와 인산화된 HK와 상호작용을 하는 세포 내의 응답조절인자(RR)로 구성되고 있다.
보존된 히스티딘 잔기가 인산화된 HK는 RR의 아스파라긴산 잔기로 인산기를 전이시킨다. 인산화된 RR은 제어하유전자의 상류에 결합해서 이것의 발현을 조절한다.
또한, 인산화된 RR은 HK에 의해서 탈인산화되게 된다. 세포 중의 RR의 인산화 상태는 인산화와 탈인산화의 균형에 의해서 결정되고 그 상태에 의해 유전자발현을 조절한다.  
다양하게 다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균은 복수의 TCS를 지닌다. 각각의 TCS가 pH, 영양상태, 산화환원, 삼투압, 쿼럼신호나 항생물질 같은 특정의 환경신호에 응답한다.
또한, 보다 많은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응답하기 위해 정보는 복잡한 정보전달네트워크 간의 상호대화(Cross talk)에 의해서 다른 TCS에도 전해진다. 몇 가지의 TCS는 세포증식, 병원성, 바이오필름, 쿼럼센싱(QS) 등에 관계되는 유전자 클러스터(Cluster)를 제어한다.
종래의 항생물질은 필수인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을 직접적인 표적으로 한다. 한편, TCS는 그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의 유전자발현을 제어하기 때문에 그 TCS 저해제는 기존의 항생물질과는 달리 다양한 약제내성균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새로운 항생물질, 농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증식에 필수인 유전자발현을 제어하는 TCS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는 MRSA나 VRE와 같은 다제내성균(MDR)에 대해서도 항균성을 나타낸다.
한편, 바이오필름이나 쿼럼센싱과 같은 병원성을 조절하는 TCS 저해제는 병원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병원성유전자의 발현을 제어해서 병원성을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병원균의 병원성인자는 숙주로의 침입에 관여하는 프로테아제나 리파아제, 독소의 생산이나 분비가 포함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인자는 숙주에 도달하기 위한 운동성, 숙주에서의 부착, 집락형성, 환경적응에 관계하는 인자이다. 병원균은 숙주로 침입할 때의 pH나 삼투압의 변화, 또는 항균 펩타이드와 같은 숙주로부터 저항 등의 환경변화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TCS에 의해서 병원성유전자 발현의 조절이 행해진다.
예를 들면, 다양한 환경에 생식하는 녹농균은 64개의 HK와 72개의 RR이 있다. 이러한 TCS 중, 19개의 TCS는 병원성이나 항생물질 내성에 관여한다. 그람양성구균인 연쇄상폐렴균도 13개의 TCS 중, 10개가 병원성에 관계한다.


<관련자료 1> 2성분조절체계(TCS)의 구성요소 소개자료. 현재 국내에서 TCS(바이오필름과 QS 포함)는 분자생물학 전공학자들이나 연구목적으로 하는 것이라, 임상수의사들과 축산· 수의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사가 되지 못한다고 항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TCS에 대한 개념은 특정분야 전공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현상이며, 이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올바른 적용과 치료 실패에 대한 대책 마련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맺으며


현재 축산현장에서 양축가들은 동물용 항균제에 대한 내성 확산으로 인해 이전보다 강력한 항균제를 원하는 요구를 반영해서 동물약품업계는 항균제 합제를 대학에서 임상시험 절차를 걸쳐서 개발하려는 동향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동물용 항균제 내성 모니터링을 주관하는 관련 공무원들은 EU와 일본의 예를 들며, 이러한 추세에 대해 우려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합리적인 절충점 마련이 요망되고 있다.
본인이 이미 본지를 통해서 선구적으로 기술한 바와 같이 실제 현장에서 TCS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바이오필름과 QS가 치료실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다 보니 아직도 사람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슈퍼박테리아 발생의 주범이 축산업계의 동물용 항균제 사용(관련자료 2)에 의한 것이라는 소리를 마치 진실인 척 발언 및 기술하는 과오를 범하는 인사들이 대접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일부 동물영양학 전공의 동물용 항균제 내성 비전문가들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시하는 비과학적인 논리와 사실에 휘둘리는 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동물용 항균제 내성 전문가들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선진국형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 드리면서 본고를 마친다.


<관련자료 2> 슈퍼박테리아 발생 책임. 오래전에 방한한 독일 바이워터 박사의 강연자료에서 보듯이 사람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슈퍼박테리아 발생의 주범은 의료계이지 축산업계가 아님을 증명하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자료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확한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인사들은 결코 전문가 반열에 들어갈 수 없음을 자인하고 신중한 자세를 배우는 것이 요망된다.


<월간 피그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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