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지하수의 정수처리와 장기적인 수자원 확보 질산성질소 제거장치편
박혜림 2016-12-14 14:18:25

장동기

흐름테크 대표


지난 호에 석회질의 문제점과 처리방법에 대해 정리한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이 석회질 제거방법이나 장치에 대해 문의해 주셔서 한돈농가의 사육관리에서 지하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작년 대구국제축산박람회 출품참가 시 당사 부스를 방문해주신 많은 한돈농가에서 가장 많이 질문받은 사항인 질산성질소(NO3-N) 성분에 대해 살펴보고, 그 발생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귀하의 지하수는 건강합니까?


우리나라는 ‘먹는물관리법’이라는 기준 하에 수돗물뿐만 아니라 지하수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하수에는 다양한 미네랄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 농가에서는 특정 유해성분이 과량 함유되어 있어서 지하수를 사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민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농장의 지리적 특성상 물을 사용하는 형태는 상수도 인입공사의 어려움이나 경비부담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지하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좀 더 환경이 좋은 곳은 지하수와 상수도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가를 방문해 보면, 여름철 땀 흘리고 일하다가 목이 마르면 지하수를 연결한 수도꼭지를 틀어 큰 물통에 둘둘 말려있는 물때가 낀 호스를 빼서 직접 호스를 들고 물을 마시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시원해 보여서 더할 나위 없는 갈증해소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도 장시간 운전으로 갈증이 나서 물 좀 마실 수 있겠냐고 하면 지하수를 바로 바가지에 떠주면서 “우리 지하수는 지하 150m를 뚫어서 깨끗하고 시원하다”고 언급한다. 어떤 물인지, 성분은 문제없는지 확인도 못하고 주는 대로 마셨던 경험이 있다.


요즘은 그런 경우 농가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차에서 생수병을 들고 와서 마시곤 한다. 지하수의 오염이 전보다 많이 늘어났다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


지하수 오염은 전국적인 현상


정수장치 설치를 문의하는 분들과 상담 후 국가공인 수질검사기관에 의뢰하여 수질검사를 해보면, 수도권 축사나 공장, 대규모 급식소 등에서 질산성질소, 철분·망간, 일반세균 등의 부적합이 나오고 기계공단 주변에서는 트리클로로에틸렌 등이 검출되며, 서해안 간척지 인근에서는 염소이온을 포함한 다양한 부적합 항목이 나타나고 하천 하류지역에서는 철분 류가 검출되는 걸 보았다.


지하수 오염은 전국적인 현상이므로 우리 농장만 깨끗하다는 확신을 갖지 말고 주기적인 수질검사를 통해 오염 정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음용수용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날 경우는 전문가와 상의해서 적합한 용량의 정수장치를 꼭 설치해야 한다.


질산성질소는 인체에 유해하다


질산성질소(NO3-N) 성분은 유아나 어린이에게는 산소 전달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청색증의 원인물질이다. 사람이나 가축이 질산성질소를 흡수하는 경로는 주로 물을 마시며 섭취하는 경우인데, 성인의 위산은 pH가 2~3이므로 질산성질소(NO3-N)가 환원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나, 유아의 위산은 pH가 4이상이므로 질산성질소(NO3-N)의 환원작용이 일어난다.


환원된 아질산성질소(NO2-N)는 인체의 각 조직에 산소 운반작용을 하는 헤모글로빈과 반응하여 메테코글로빈을 형성시키기 때문에 산소의 운반능력을 저하시켜 결국 질식하게 만든다. 즉, 질산성질소는 산소를 어떤 형태로 가졌는지에 따라 변이가 잘 되기도 하고, 변이과정에서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산소 이동을 방해해 인체에 청색 증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또 고농도질산성질소(NO3-N)는 체내에서 타액효소로 환원되어 아질산성질소(NO2-N)로 변환되고, 이것은 2차 또는 3차 아민과 반응하여 인체에 유해한 니트로조아민 화합물을 형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화합물은 발암전구물질인 Precarcinogen으로 분류되어 있다. 즉, 과도한 질산성질소(NO3-N)는 성인에게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상수도의 경우는 기준치 이하이지만, 지하수의 경우 기준치(음용수 10㎎/ℓ, HACCP 인증용 20㎎/ℓ)를 넘어 부적합 판정을 받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WHO에서는 고농도질산성질소(22㎎/ℓ 이상)를 함유하는 수돗물은 유아식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과거의 오염이 현재화된 것


일반적으로 지하수가 오염되면 질소성분이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농장에서도 급수통에 이끼가 많이 끼면 ‘질소가 많이 나오나 보다’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한 도시화와 대량생산을 위한 안전관리시스템의 부재 속에 토양이나 지하수 오염 문제의 중요성을 간과해 온 시간이 응답을 하는 것으로 본다. 물속의 질산성질소의 존재는 유기물질의 최종부산물이므로 유기물질에 의한 과거의 오염을 나타낸다.


우리 주변에는 논, 채소밭, 조사료용 농지밭, 파밭, 매실, 감나무 등에 살포하거나 쌓아놓은 비료나 유황합제, 농약, 퇴비, 축사 유출물, 토양침식물, 가축의 매몰로 인한 침출수, 자연계 동식물의 분비물이나 사체들, 그리고 도시의 오염물질, 교통먼지와 쓰레기, 지표면에 떨어진 대기오염물질들이 쌓여 있다. 그러다가 비가 내리면 비점오염원인 빗물과 섞여 오염물질이 일부 땅속에 스며들면서 지하수의 오염이 줄지 않게 된다. 


화학식으로 보면, 유기성질소인 단백질 또는 그 분해산물인 폴리펩티드 등은 수중의 미생물이나 박테리아에 의해서 분해되어 암모니아성 질소를 생성시킨다.



위 식에서 암모니아 산화균인 니트로소모나스(Nitrosomonas)에 의해서 천천히 암모늄이온이 아질산이온으로 산화 진행되고, 다시 아질산 산화균인 니트로박터(Nitrobacter)에 의해 아질산을 질산성질소로 산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질산화반응의 최종생성물이 질산성질소이다.


오염되지 않은 지하수의 질산성질소는 3㎎/ℓ 미만으로 검출된다. 그러나 과도한 질소비료의 시비나 처리되지 않은 분뇨 등에 의해 지하수가 오염되면 질산성질소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일부 농가에서는 검사 후 질산성질소 수치가 40㎎/ℓ 정도로 높아진 것을 알고 깜짝 놀라는 걸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자연적인 재생력을 보조하고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한정된 양의 물이라도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계적인 도움이 필요한 이유이다.


지하수는 지하에서 흐르는 속도가 매우 더디고 지하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오염되면 인공적으로 정화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지하수가 자정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정화되기까지 200~10,00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현재의 오염은 후손에게까지 피해를 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질산성질소의 유해성과 국가 수질 기준


질산성질소 장치 설치를 의뢰하는 농가가 첫 번째 문의하는 것이 “농장 지하수에서 질산성질소가 나온다고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게 진짜 해로운거냐, 아니면 그냥 써도 되느냐”는 질문이었다. 어떤 경우는 당장 피해가 안 생긴다는 말만 듣고, 그럼 나중에 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말아야 한다.


질산성질소의 피해 사례인 청색증(블루베이비병)은 1945년 미국의 컴리에 의해서 유아에서의 발병이 처음으로 보고되었다. 다량의 질산이 함유되어 있는 식수로 인해 발생한 질병으로 ‘푸른 아기’라는 뜻에서 블루베이비(Blue Baby)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1953년에서 1960년에 걸쳐 체코에서 태어난 5,800명의 어린이 가운데 115명이 이 병에 걸렸고, 그중 8%가 사망, 52%가 중증, 40%가 가벼운 증상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사례 중에는 임산부가 마신 물을 통해 감염된 사례로 성인인 임산부들의 영향은 오히려 적었지만, 태어난 아기들이 청색증을 띠며 태어나거나 유아에게서 감염증상이 나타난 사례도 있었다고 전한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13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9㎎/ℓ 이상 농도의 질산성질소가 함유된 물을 마신 사람들은 사망률이 10% 증가되었다고 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질산으로 오염된 식수용 지하수에 분유를 타서 유아에게 먹임으로써 산소부족으로 청색증이 나타났다고 보고된 바 있다.


질산성질소의 정부 수질기준은 WHO의 질산성질소의 가이드라인값이 10㎎/ℓ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음용수), 미국, 일본 등을 비롯한 세계 각국도 이 값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가 많다. 유럽에서는 11.3㎎/ℓ, 오스트리아에서는 9.0㎎/ℓ, 덴마크는 5.7㎎/ℓ, 스위스는 4.3㎎/ℓ 등과 같이 10㎎/ℓ 이하의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필자의 경험상 농장에서의 질산성질소 부적합 발생 비율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매년 설치농가의 상당수가 질산성질소 기준치를 초과한 ‘음용수 부적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주변 지인의 소개로 질산성질소 제거장치를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질산성질소 수치가 수질검사 결과 ‘음용수 적합’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당사로 문의해와 적합한 장치로 다시 설치해서 해결한 경우도 있고, 설치한 후 제대로 작동되는지 의문을 품어오다가 교체 문의하여, 적합한 수지로 교체하여 정확하게 처리한 사례도 있다.



질산성질소는 가정용 정수기(중공사막방식)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를 지적하자면 축산용수와 관리사용 지하수를 같이 음용한다는 점이다. 일부 질산성질소 검출 농장의 경우에 관리사가 농장 안에 있어 가족들까지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관리사에 가정용 정수기를 사용하면 질산성질소가 제거될 것이라 믿고 일반정수기를 사용하는 농가가 있다. 하지만 이온화된 성분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정수장치인 중공사막방식으로는 절대 제거되지 않는다.


HACCP이나 친환경 인증을 받기 위해 주기적인 수질검사만을 통해 적합판정을 받기만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정수기에서 나오는 시원하거나 뜨거운 물을 마시는 걸 좋아하는 본인과 가족, 농장직원이나 직원가족들 건강에도 직접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질산성질소 제거 기술
 
질산성질소를 제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수중에 존재하는 질산성질소는 이온교환, 생물학적 탈질소, 화학적 환원 그리고 역삼투나 전기투석 등과 같은 공정으로 제거할 수 있다.


전기투석과 역삼투방식은 질산성질소뿐만 아니라 다른 이온도 제거가 가능하지만, 이온교환공정에 비해 비용이 몇 배 더 들고, 원수의 상당수가 처리과정에서 폐액으로 버려지므로 리사이클을 한다 하더라도 농축수를 감당할 만큼 원수량이 충분해야 한다. 또한 멤브레인 교체 등 주기적인 유지관리비용 등도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지하수 내에 존재하는 질산성질소를 제거하는 데는 이온교환방식이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방식으로 추천되고 있다.


만약 지자체나 관련협회 또는 사료회사 등의 정기수질검사에서 질산성질소가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지적을 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수질분석 결과에 따라 정수전문업체에 의뢰하여 음이온계열의 성분 총량을 측정하여 수치를 파악한 후, 1일 물 사용량과 수지종류, 수지량, 압력탱크 배치방식, 정수탱크 용량 등을 먼저 정확하게 설계하여 시공하고, 정제염의 종류, 투입주기, 자동세척 및 재생시간, 린싱주기를 사용수압에 맞춰 적합하게 관리하면 질산성질소로 인한 피해는 더 이상 발생되지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이온교환을 위한 용제인 정제염 투입 등의 주기적인 관리와 전처리장치들의 관리, 그리고 계절변화에 따른 배관 동파방지작업 등의 필수적인 관리는 기기 수명 연장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선진 정수처리장치라면 ‘안전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야


독일 등 수처리 선진국의 장치는 기존 시간제어방식의 정수처리장치와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이온교환방식의 특성상 정수장치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소금성분이 정수장치에 적기에 적당량이 투입되어야 한다.


기존에 농장에 설치되어있는 대다수의 시간제어방식 이온교환장치는 시간별 또는 일자별로 1일, 2일, 3일 또는 1주일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소금재생을 하는 방식의 기계이다. 담당자가 업무가 많아 적기에 소금을 넣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바빠서 안 넣어줄 경우, 정수장치는 정상 가동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금 없이 세척 및 재생공정을 마쳤으므로(효과상실) 질산성질소를 제거할 수 없는 상태로 지하수를 통과시켜 정수처리되지 않은 물을 축사나 관리사에 오염된 원수 그대로 공급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리고 물 사용량이 계절별로 다르고 농장 내 사육두수 변화에 따라 물 사용총량이 다른데도 매번 일정한 주기로만 관리하다 보니, 1회 투입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거나 물 사용량이 많아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적정량보다 과도한 염분투입이 되거나, 처리용량이 부족한 기기를 쓰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이온교환용 가루소금을 한 번에 과량 투입하다 보니 정제염탱크 아랫부분에 굳어버리거나, 소금 농도가 일정하게 통제되지 않는 형태도 보게 된다.


선진 수처리방식 장치는 돈사나 관리사에서 물을 쓰는 만큼 자동으로 유량센서와 병렬장치 또는 세 개의 처리장치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24시간 내내 일정한 농도로 처리수를 공급해주는 방식이다. 소금도 가루소금이 아닌 알소금 형태의 정제염만을 사용한다는 점이 국내 사용 중인 시간제어방식의 정수장치와의 차이이다.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는 현재 약 147만개의 지하수 시설에서 연간 40억톤의 지하수를 이용한다. 즉, 우리나라 전체 수자원 이용총량의 11%를 사용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다시 한 번 물을 보호하고 절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다음 호에서는 지하수의 물맛이나 색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철분, 망간 등의 영향과 제거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본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필자(010-9780-8588)에게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월간 피그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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