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자돈 세균성 설사 원인체(대장균, 클로스트리듐균)를 공부하며 알게 된 것 몇 가지 포유자돈 세균성 설사 원인체(대장균, 클로스트리듐균)를 공부하며 알게된 것 몇 가지
박혜림 2016-12-22 15:23:41



최근 필자의 회사에서는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듐균이 들어있는 돼지의 세균성 설사 혼합백신을 출시하였으며, 출시와 관련하여 세미나를 준비하게 되었다. 대장균은 포유자돈뿐만 아니라 동물에서 설사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체이며, 품목허가와 관련하여 준비해왔으므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대장균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바와는 달리 용어에서부터 혼란이 찾아왔다. 클로스트리듐은 원래도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세균이었는데, 자료를 조사하면서 더욱 복잡해졌다.


필자가 세균에 대해 배운 것이라고는 아주 오래전 대학생 때 배운 내용이 전부이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배웠다’라기 보다는 ‘교수님께서 수업을 하셨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래서 겨우겨우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을 뒤져보고,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세미나를 준비할 수 있었다. 본고에서는 그 과정에서 공부했던 내용 중 설사를 일으키는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듐균의 종류 및 최근 검출 동향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대장균


가장 흔하다고 생각했던 포유자돈의 세균성 설사 원인체이다. 맞다. 가장 흔하다. 그만큼 종류도 많고 분류 및 분류 방법도 다양하다.


‘대장균이란 무엇인가’라는 대장균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던 부분이다. 시판되는 대장균 백신의 항원 구성을 보면 K88, K99, F41, 987p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처음에는 균주 이름인 줄 알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균주 이름이 아니고 병원성 대장균이 갖고 있는 병원성과 관련된 부위의 명칭이었고 이를 필루스라고 부른다. 균주 명칭보다 병원성 부위의 종류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필루스 이름으로 백신의 조성을 표시하고 있다.


일단 이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 의미를 확인했는데 다른 자료에는 F4, F5, F6로도 표기가 되어있어 한 번 더 혼란을 주었다. 다시 여러 자료를 찾아본 결과 하나의 필루스가 두 개의 이름이 있었던 것이었다. 정리해 보면 K88(F4), K99(F5), 987p(F6)가 되고 원래 F41, F18 등 F로 시작되던 필루스들은 하나의 이름만 갖고 있는 것이었다.


대장균의 병성감정시 병원성 대장균과 비병원성 대장균 구분을 위하여 확인을 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그중에 이 필루스를 확인하여 병원성 여부를 확인한다. 


필루스는 대장균이 입을 통해 장에 들어와서 장세포에 붙을 때 대장균 표면에 있는 털과 같은 부위를 이용하는데 이들을 필루스라고 부른다. 다른 표현도 많이 있지만 우리말로는 ‘부착인자’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들의 이름을 K88, K99, 987p, F41 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백신회사들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대장균성 설사병의 원인체가 갖는 필루스 중 많이 나오는 것들(K88, K99, 987p, F41)을 갖고 있는 대장균을 이용하여 백신을 제조하여 이들 필루스에 대한 특이적인 면역을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클로스트리디움균


클로스트리듐균에는 많은 종들의 세균이 있다. 그중에서도 포유자돈의 설사와 관련된 것은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Clostridium perfringens)라는 종의 세균이다.


교과서에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와 관련된 포유자돈 설사병은 ‘괴사성장염’이라고 알려진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 C형에 의한 설사이다. 그러나 필자는 최근, 적어도 필자가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의 아형 분류를 시작한 이후(2011년)에는 C형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분리되는 모든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는 A형이었다.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는 포함하는 다섯 가지의 주요 독소의 조합에 따라 A부터 E까지 다섯 가지의 아형으로 나뉜다. 괴사성 장염의 원인체인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 C형의 경우에는 알파 독소와 베타 독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최근 발생하고 있는 A형의 경우 알파 독소를 함유하고 있다.


사실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 A형은 상재균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많은 연구자들이 설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 A형 중 일부에서 관찰되는 베타2 독소가 설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필자의 회사에서 병성감정시에는 클로스트리듐 A형 중에서도 베타2 독소를 갖고 있는 경우에만 설사의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 A형과 C형 분류 간단 모식도.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 아형을 분류하는 주요 독소(major toxin)의 경우 A형과 C형 모두 알파 독소를 갖고 있음. C형의 경우 주요 독소 중 베타 독소를 추가로 갖고 있음. 그 외 독소(minor toxin)로 베타2 독소가 있는데 C형의 경우 대부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A형의 경우에는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음. 클로스트리듐 C형 독소 함유 백신에 클로스트리듐 A형 독소 (알파 독소, 베타2 독소)가 포함되어 있음.


현장에서의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듐균


필자가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듐균 관련 가검물을 접하는 기회는 회사에 간혹 들어오는 병성감정 가검물, 자가백신 의뢰 가검물을 통해 접하게 된다. 대부분이 설사 분변이다. 설사 분변을 접수하게 되면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시험은 PED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의 바이러스성 설사 원인체 검사와 세균 분리를 통한 세균성 설사 원인체 분석이다.


필자의 회사에 여러 가지 이유로 의뢰된 설사 가검물 중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 검출 비율은 <표 1>과 같다. 대장균 검출률 35.7%, 클로스트리듐 검출률 46.6%를 보였다.


수치상으로는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가 대장균보다 10% 높게 검출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여기서 검출된 클로스트리듐 퍼프린겐스는 모두 베타2 독소를 함유하는 A형이었다. 그리고  이 중 12.1%의 가검물은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듐이 혼합감염의 형태를 보이는 가검물이었다.

 



포유자돈 세균성 설사의 원인체를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클로스트리듐 증으로 고생하는 농장주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지겹게 끌고 간다”는 것이다.


폐사는 없고 PED와 같은 수양성 설사를 보이는 것도 아니며, 노란색에서 흰색의 설사를 찔끔한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감별진단을 통해 어떤 원인체에 의한 설사인지 알아야 이후 적절한 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PED와 관련해서도 대장균, 클로스트리듐균 복합감염이 간혹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PED 백신과 더불어 대장균 백신을 이용하는 것이 농장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며, 특히 클로스트리듐 독소를 함유하고 있는 백신을 사용하면 대장균, 클로스트리듐균에 의한 포유자돈 세균성 설사를 포괄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월간 피그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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