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미리 준비하자!
한은혜 2017-06-06 18: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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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축산업은 경제 개발기인 70~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제 성장으로 인한 소득 증가로 인해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축산 태동, 개발, 성장기에 시작한 축산인들의 나이가 급속하게 고령화되면서 국내 축산업은 2세 후계자가 없어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므로 후계자의 양성 및 가업 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1. 국내 축산업 현황

 

국내 축산업은 경제 발전과 국민 소득의 증대로 인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FTA 등의 개방 확대와 축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가축 질병의 지속 발생, 축산업 신규 진입의 어려움, 축산 후계자 문제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축산업의 전업화, 규모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농가수도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다.


  
2. 국내 축산 후계자 문제

 

축산농가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축산 승계자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농승계 활성화 대책 등 경영 위기를 분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 축산농가 고령화율

 

축산농가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농협경제연구소가 통계청의 ‘201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분석해 최근 발간한 이슈 FOCUS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에서 축산농가의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44.3%로 이미 초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업인구 전체 고령화율 37.3%나 국내 전체 고령화율 12.3%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2013년 기준 산란계, 육계, 한우, 오리 4개 축종의 고령화율이 다른 축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2010년과 대비한 축종별 고령화 속도는 육계(10.3%p), 산란계(10.3%p), 오리(8.9%p), 육우(4.0%p), 양돈(2.5%p), 한우·낙농(각각 2.4%p) 순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낙농, 양돈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한우와 계열업체 종속 등으로 사육여건이 어려운 가금류의 경우 신규진입 위축으로 고령화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 축산농가 승계자 보유 현황

 

축산농가의 고령화에 대비한 영농승계자 확보 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축산농가의 영농승계 및 승계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6%는 ‘승계자가 확보됐다’고 답한 반면, 응답자의 49.4%는 ‘승계자가 확보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또한 응답자의 47.8%는 ‘승계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로 조사되어 고령화에 따른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응답자의 대부분이 향후 영농 가능 기간을 10.6년 정도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10년 이내에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농가 경영주의 고령화 문제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사회적 문제로 표출되는 동시에 축산농가의 심리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축산업 자체의 위험요인이 증가할 수 있다. 이 같은 위험요인은 특히 가축질병에 대한 방역의식 및 시설 개선, 생산성 향상의 노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투자확대 축소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영농승계자 육성을 통해 축산농가의 고령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분산할 필요가 있는 만큼 축산농가의 원활한 영농승계를 위한 법률, 세제, 제도의 개정과 정비를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3. 축종별 영농승계 실태와 의식 조사 결과

 

농촌진흥청의 ‘축종별 영농승계 실태와 의식 조사’ 발표에 의하면 축산농가 경영주 10가구 중 4가구는 자녀가 일을 물려받고, 그중 절반 이상은 승계 예정인 자녀가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활한 승계를 위해서 기술 교육 등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축산 농가 607곳의 경영주를 대상으로 영농승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2%가 자신의 일을 물려줄 승계자(자녀)가 있다고 답했다. 축종별 승계자 보유율은 양돈 47.2%, 낙농 45.4%, 산란계 43.2%, 육계 37.3%, 한우 36.6%로 비교적 규모화가 진행되고 소득이 높은 양돈과 낙농, 산란계 농가에서 다소 높게 나타났다.


*조사 대상: 한우 186호, 낙농 108호, 양돈 108호, 육계 110호, 산란계 95호 등 총 607호


규모별로는 한우 100마리 이상 농가의 57%, 낙농 80마리 이상 농가의 53.3%, 육계 5만마리 이상 농가의 47.8%가 승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한우 50마리 미만 농가의 13.6%, 낙농 60마리 미만 농가의 36.4%, 육계 4만마리 미만 농가의 19.4%에서만 승계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농승계자가 없는 농가(58.8%) 중 ‘자신 세대에서 경영을 중단하겠다’는 응답은 10.7%, ‘타인에게 임대나 양도하겠다’는 18%,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한 농가도 30.1%에 달했다. 특히, 한우의 34.4%, 육계의 32.7%, 낙농의 27.8%는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승계자 확보와 육성을 위한 구체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4. 축산 영농승계 활성화 선결 과제

 

축산 영농승계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로는 승계자 확보와 육성을 위한 효율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축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홍보를 통해 승계자를 확보하고, 승계 인력 육성을 위한 기술 지원 및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승계자 확보·육성에 그치지 않고 승계자의 기술 수준을 높이고 최고의 축산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축산농가가 필요로 하는 현장 맞춤 기술 서비스 확대, 전문 인력 역량 향상 교육, 지식 정보 제공 등 신기술의 신속한 보급 확산으로 축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영농승계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1세와 2세의 갈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이를 잘 해결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1) 1세대가 느끼는 애로 사항

 

농촌진흥청의 ‘축종별 영농승계 실태와 의식 조사’ 발표에 의하면, 원활한 승계를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응답자의 25.2%가 ‘승계 인력 육성 및 지원(기술 교육)’을 꼽았고, ‘축산 규제 완화(23.7%)’, ‘증여세 등 세금 부담 경감 조치(19.8%)’가 뒤를 이었다. 승계 시 어려움이나 문제점(5점 척도)으로는 ‘축산 규제(3.89점)’와 ‘자금 지원(3.59점)’ 등을 꼽았다.

 

2) 2세가 느끼는 애로 사항

 

한국농수산대학의 ‘2016년 졸업생 영농·영어 현황 실태조사 결과’에서 축산학과 영농·영어 정착 애로사항으로 영농자금 부족이 28.3%로 가장 높았고, 그 외 문화생활 부족(14.6%), 부모와의 갈등(14.3%), 농지기반 부족(12.4%) 등으로 다양한 애로사항이 고루 분포되었다(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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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기준 총 졸업생 4,041명 중 영농포기 졸업생은 272명(6.7%)이며, 이중 부모와의 협농을 하다가 포기한 사람이 143명(52.6%)으로 이 중 66명이 연 소득이 없거나 3천만원 미만이며, 그 외는 소득수준이 충분하지 않고 부모와의 갈등, 문화생활 부족, 결혼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5. 부모와 영농승계자의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

 

승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모와 영농승계자의 갈등을 해결하고 안정적인 영농승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축산농가의 고령화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영농승계자가 안정적으로 축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부모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영농승계 중에 나타난 갈등 원인을 분석하고 세대 간 갈등 요소를 파악하며, 부모와 영농승계자의 추억 찾기·고민거리 적기·편지쓰기, 갈등해소 경영체 사례연구, 역할 바꿔 소통하기, 갈등 해소방안 찾기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해, 영농승계자의 영농이탈을 방지하고 영농승계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현장맞춤 기술서비스와 전문 인력 역량향상 교육 등 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영농승계자의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6. 가업 승계 어떻게 할 것인가?

 

가업 승계는 앞에서 언급한 후계자가 있어야 하며, 승계 계획에 대한 가족과의 합의 등이 있어야 제대로 될 수 있다.

 

1) 가업 승계, 3대 가기 어렵다

 

‘3대 부자 없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부가 3대까지 가기는 매우 힘들다. 따라서 제대로 된 가업승계 전략으로 가업이 지속적으로 잘 승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업이 3대까지 가지 못하는 이유는 환경, 기술변화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이 20%이며, 가족 및 승계 문제에 의한 요인이 80%로 나타나고 있다. 가족 및 승계 문제 요인은 대부분 세대 간 갈등, 가족 분쟁이다.

 

2) 승계 계획, 가족이 함께하자

 

세대 간 갈등은 창업자의 생각과 자녀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1세대는 창업 장인정신과 투자 효율성 강화, 저비용 농장 운영 등의 경험에 의한 보존의 특징이 있는 반면, 2세대는 싸게 물려받아 더 크게 발전시키는 것으로 새로운 기술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재투자전략으로 생산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변화의 특징이 있다.


따라서 1세대는 새로운 방식을 인정하고, 2세대는 기존 전통의 장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하여 상호 변화와 발전을 위해 더 유연해져야 한다.


창업 1세는 본인이 회사의 모든 지분을 소유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2세로 가면 가족, 소유권, 회사의 3차원 모델이 전개되면서 각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달라져 복잡하게 된다. 가족, 후계자, 임직원, 경영자 등 가업 승계 관련 이해관계자 모두가 함께하는 가업 승계 프로세스를 통해 성공적인 가업 승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3) 성공적인 승계를 위한 요인

 

성공적인 승계를 위한 이해관계자 별로 중요한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다.


경영자의 경우는 경영자와 후계자 간의 좋은 관계(신뢰), 비전, 핵심가치 공유 및 커뮤니케이션, 자발적 은퇴의도, 지식이전(실무, 암묵지 등) 및 후계자 육성이다. 후계자의 경우는 후계자의 능력, 후계자의 자발적 승계의도, 어린 시절부터 기업에 노출, 기업에 적합한 후계자의 속성이며, 가족의 경우 가족의 화합, 후계자에 대한 가족의 신뢰, 가족기업의 지속성에 헌신이고, 비가족 관리자의 경우 후계자에 대한 임직원의 신뢰이다.

 

4) 승계 계획은 빠를수록 좋다

 

승계 계획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후계자 양성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여 실행하도록 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어린 시절인 10대부터 가업에 대해 보여주고 함께 참여함으로써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형성된 태도를 기반으로 20대에는 회사 안팎에서 일을 배우도록 한다.


30~40대에 가업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대략 10년간의 기간을 두고 30대부터 후계자의 리더십을 개발하도록 한다.

 

5) 핵심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라

 

가업승계 성공의 조건은 핵심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다. “온고지신”이라는 옛말과 같이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꾸어야 한다. 지키고 보존해야 할 것은 “핵심가치와 기업목적”이며, 바꿔야 할 것은 핵심가치, 목적 외의 모든 것이다.


가업 승계는 후계자 개발을 중심으로 상호 신뢰하면서 꿈과 비전,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개방되고 정직한 소통을 하며, 오랜 시간 다양한 활동을 함께할 때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


축산농가의 원활한 영농승계를 위해 ‘가업 승계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해 축산농가의 영농승계를 지원하고, 축산농가는 사전에 영농승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위험을 조기에 분산해 지속가능한 축산업이 되었으면 한다.

 

<월간 피그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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