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人間)이 갖춰야 할 덕목(德目) ‘오상(五常)’
한은혜 2018-02-05 18:07:01

 

유교에서는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을 인륜[人倫] 가운데 영원히 변치 않는 도라고 생각하여 오상이라 불렀다. 어질고, 의롭고, 예의 있고, 지혜로우며,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대오상(四大五常)은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떳떳함이 있으니 즉, 사대는 천지군부(天地君親)요, 오상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다.

 

1. 오상(五常)이란?

오상(五常)은 유교의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으로 인간이 갖춰야 할 다섯 가지 기본 덕목이다. 공자는 그의 가르침에서 인간의 덕으로서 인을 중시하여 지(知)·용(勇)과 아울러 그 소중함을 설명했으나, 맹자는 인에 의(義)를 더하고 또 예·지를 넣어 인·의·예·지를 인간의 4개 덕목이라 했다.


그리고 한(漢)의 동중서(董仲舒)는 오행설(五行說)에 바탕을 두고 여기에 신(信)을 더해 오상설(五常說)을 확립했다.

 

2. 개차신발(蓋此身髮)은 사대오상(四大五常)이라

 

무릇 이 몸과 모발은,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떳떳함으로 이루어졌다.
사대는 천지군부(天地君父)를 말하고, 오상(五常)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말한다. 사람 몸의 짜임새는 지수화풍(地水火風) 4대 원소이고, 그것을 다스리는 힘은 '마음'이다.

개차(蓋此)는 유언범자야(猶言凡玆也)라
인생어세(人生於世)에 모불구차신체발부(莫不具此身體髮膚)로되
이기소이위인자(以其所以爲人者)는 즉별유재야(則別有在也)라.


‘개차’는 ‘범자(무릇 이)’란 말과 같다. 사람이 태어남에 모두 이 신체와 모발과 피부를 갖추고 있는데, 사람이 된 소이(所以: 원인)는 여기에 있지 않고 별도로 있는 데가 있다.

사대(四大)는 천지군친(天地君親)이요 오상(五常)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라
인비사대(人非四大)면 무이생(無以生)이요 비오상(非五常)이면 무이성(無以成)이니
시내인지소이위인야(是乃人之所以爲人也)라.


네 가지 큰 것은 하늘, 땅, 임금, 부모이며, 다섯 가지 떳떳한 성품은 인의예지신이다. 사람은 사대가 아니면 태어날 수 없고, 오상이 아니면 이룰 수가 없으니,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람 된 이유인 것이다.
<출처: 천자문>

 

 

3. 맹자의 사단설(四端說)

 

맹자가 독창적으로 주창한 인성론으로써 ‘사단설’ 또는 ‘성선설(性善說)’이 있다.
성선설이란 사람의 본성은 ‘선(善)’이라고 보는 학설이다. 맹자에 따르면 사람의 본성은 의지적인 확충작용에 의해 덕성으로 높일 수 있는 단서를 천부적으로 가지고 있다. 측은(惻隱), 수오(羞惡), 사양(辭讓), 시비(是非)의 마음이 4단(四端)이며, 그것은 각각 인(仁), 의(義), 예(禮), 지(智)의 근원을 이룬다.


맹자의 정치사상의 핵심은 왕도정치인데, 이 왕도정치가 가능한 것은 사람의 본성이 선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사람의 본성은 착하다고 보고, 그 마음을 확대하여 나가면 ‘인의예지’ 네 가지 덕을 완성하여 다시 이 덕행으로 천하의 백성들을 교화시킴으로써 왕도정치가 실현된다고 보았다.


다음은 맹자의 사단설(四端說) 가운데서 나오는 말로, 《맹자》<공손추편(公孫丑篇)>에 있는 말이다.

 

無惻隱之心 非人也 無羞惡之心 非人也 無辭讓之心 非人也 無是非之心 非人也.
惻隱之心 仁之端也 羞惡之心 義之端也 辭讓之心 禮之端也 是非之心 智之端也.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짊의 극치이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고,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이다.

無惻隱之心 非人也(무측은지심 비인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고,
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無辭讓之心 非人也(무사양지심 비인야)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無是非之心 非人也(무시비지심 비인야)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惻隱之心 仁之端也(측은지심 인지단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짊의 극치이고,
羞惡之心 義之端也(수오지심 의지단야)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고,
辭讓之心 禮之端也(사양지심 예지단야)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고,
是非之心 智之端也(시비지심 지지단야)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이다.

 

1) 인(仁)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인(仁)은 어질다 혹은 사랑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 인의 단서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맹자는 우물에 빠지려는 어린아이를 보고 측은하게 느끼는 것으로 인(仁)의 예를 들었다. 모든 사람이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고, 그러면 안 된다고 느끼면서 마음을 아파하는데,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인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니까 인이라고 하는 것은 측은지심에서 느낄 수 있는 어진 사랑이다.

 

2) 의(義)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다


의(義)의 단서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이다.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잘못하였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의라고 하는 것은 당연히 하여야 하는 옳은 것을 말한다.

 

3) 예(禮)는 사양지심(辭讓之心)이다


예(禮)의 단서는 사양할 수 있는 사양지심(辭讓之心)이다. 사양한다는 것은 양보하는 것이다. 예라고 하는 것은 양보하며 겸손하게 최소한의 예절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4) 지(知)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다


시비지심이란 옳고 그른 것을 아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라고 하는 것은 사리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5) 신(信)은 광명지심(光名之心)이다


사단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신(信)이라고 하는 것은 믿는 것이다. 믿는 것은 말한 것을 실천하였을 때 믿을 수 있다. 따라서 신이라고 하는 것은 거짓을 말하지 않고 진실한 것만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인(仁)은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불쌍한 것을 보면 가엾게 여겨 정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고,
의(義)는 수오지심(羞惡之心)으로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악한 것은 미워하는 마음이며,
예(禮)는 사양지심(辭讓之心)으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하며 남을 위해 사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고,
지(智)는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고,
신(信)은 광명지심(光名之心)으로 중심을 잡고 항상 가운데 바르게 위치해 밝은 빛을 냄으로써 믿음을 주는 마음이다.

 

 

4. 유교 철학 오상으로 건립된 서울

 

한국의 수도 서울은 조선 건국 시 오상(五常)에 기초하여 사대문과 보신각을 건립하였다.
동대문은 인(仁)을 일으키는 문이라 해서 흥인지문(興仁之門),
서대문은 의(義)를 두텁게 갈고 닦는 문이라고 해서 돈의문(敦義門),
남대문은 예(禮)를 숭상하는 문이라 해서 숭례문(崇禮門),
북문은 지(智)를 넓히는 문이라는 뜻으로 홍지문(弘智門)이라 했다.
중심에 가운데를 뜻하는 신(信)을 넣어 보신각(普信閣)을 세웠다. 보신각이 사대문 중심에서 종을 울리는 것은 인의예지를 갖추어야 인간은 신뢰할 수 있다는 유교적인 철학이다.

 

5. 오상과 기업 경영 원리


유교의 오상(五常)인 인(仁), 예(禮), 의(義), 지(知), 신(信)에서 인간 중심의 지속가능 경영이념을 추출하여 오늘날 기업경영의 원리로 사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먼저 인과 예의 경영이념에서 인이란 사람다운 사람으로 거듭나고 사람을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조직의 근간도 인간 존중, 소통, 배려, 사랑이라는 인의 덕목이 인간중심의 경영이념으로 뿌리가 되어야 한다.


예의 원리는 인간관계에서 더불어 행동하는 인간윤리의 규범이다. 기업에서는 조직의 윤리와 책임 규정이며, 교육을 실천해야 하는 행동강령이다.


의와 지의 경영이념에서 의란 예에 의해 규정되는 지위에서 각 개인이 마땅히 해야 할 구체적인 행위규범이며, 의란 이익추구의 올바른 존재양식으로써 정도경영의 원리이다.
지란 개인의 인식과 지식을 의미하며 오감의 인식작용과 그 작용에 의한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신의 경영이념은 오늘날 조직리더의 언어표현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는 자발적으로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조직경영의 핵심요소이다.


기업은 <인(仁) = 인간중심>과 <의(義) = 정도경영>의 전체적인 틀에 기초하며, 조직내부의 운영시스템은 ‘지(知) = 지식경영’, ‘예(禮) = 윤리경영’, ‘신(信) = 신뢰경영’의 3부문이 서로 융합을 이루어 운영하며, 그 운영원리는 3부문의 공통부문인 화(和) 즉, 다양한 가치의 관용과 공존의 원리인 조화로 실천될 때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과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 순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유교사상에서 인간 중심의 경영이념을 추출하여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다.


<월간 피그 2018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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