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양돈기술 지상세미나 ‘소비자가 원하는 한돈’ 소비자가 원하는 돈육이 우수한 품질의 돈육이다
축산 2016-03-14 14:50:23

?김준수 기자



재작년 이맘때 시행된 제13회 양돈기술 세미나 모습. 작년과 올해는 구제역으로 인해 취소되거나 지상세미나 형식으로 대체되었다.


새해 벽두부터 기승하던 구제역이 잠시 주춤하더니, 구정 명절을 기점으로 다시 충남 공주와 천안에서 발병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백신 실시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원인을 통해 발병한 구제역 여파로 인해 (사)한국양돈연구회(회장 김성훈) 주최로 지난 2월 23일 개최 예정이던 제15회 양돈기술세미나가 부득이하게 취소되었다.
소비자가 원하는 한돈이란 어떤 것인가를 기술적으로 풀어보는 시간을 가지고 돼지고기 생산과 판매를 위해 품질 향상에 필요한 여러 가지 발표가 준비된 시간이었던 만큼 그 안타까움은 더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상세미나 형식을 통해 이날 연자들이 준비한 발표 내용 중 돼지고기 품질과 관련된 사항을 간략히 소개하여, 이날 참석하지 못한 약 100여명 참가자들과 본지 독자들에게 전하도록 하겠다.


돈육의 품질 개선을 위한 제안
축산물품질평가원 정종학 컨설턴트



지금은 품질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소비자의 경우 자기 앞에 놓여있는 고기 한 점으로 한돈의 품질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방질에서도 연지방의 경우, 사료 내 식물성 지방의 다량 사용과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사료 섭취 및 고에너지 사료를 장기간 급여 시 발생한다. 특히 비육돈사료 급여 시기에 빠른 증체를 위해 자돈사료를 급여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연지방이 쌓이면 ▲산화 및 변패가 쉬우며 가공육 이용 시 결착력이 결여되고 ▲산패에 의한 이취 발생 등으로 풍미 저하되며, ▲흐물흐물한 육조직감 발생이 증가하고 ▲조리 시 육즙 손실이 많고 근육 분리 현상이 심화(갈비, 삼겹살 등)된다.
특히 지방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지방의 광택, 탄력성, 끈기를 보고 연지방과 분리도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피하지방층 아래 속지방의 상태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돼지 품질의 결함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골절의 경우는 ① 사육 및 출하단계에서 미끄러운 바닥, 승가, 싸움, 과적, 전기봉, 구타, 난폭 운전 등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② 계류 및 도축단계에서 전기봉, 구타, 싸움, 전살기, 도체추락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골절을 포함하여 구타 등 외부의 물리적 자극 등으로 신체 조직이 손상되어 품질에 큰 손상을 받는 외상의 경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어느 정도의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즉, 결함은 관리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한돈의 품질 경쟁력 향상 방안
경상대학교 축산학과 주선태 교수



한돈의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품질은 소비자에 의해 평가된다.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구매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이 육색, 보수력, 맛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안전성이다.
최근 우리 한돈업계도 한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HACCP 실시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선진국의 수준과 비교해 볼 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요즘 한돈고기는 AQT 항목 중 육색, 육즙감량, 조직감에서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 소위 PSE(육색이 창백하고 육즙감량이 많고 조직이 흐물거리는)육의 발생률이 북미나 유럽 국가들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돼지 도축가공장의 전반적인 시설의 현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특히 중소규모의 도축장), 도축가공장 종사자들의 돼지고기 품질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돈의 경쟁력은 냉장에 있다. 그러나 북미산 수입냉동 돈육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국내산 냉장 삼겹살과 수입산 냉동 삼겹살이 관능적 특성에서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북미산 냉동 삼겹살에 대한 패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향후 북미산 수입돈육 대비 한돈고기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가 수입돈육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스펙이 요구된다. 오겹살 또한 맥락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품질은 삼겹살과 목살 위주로 고려되어야 하며, 품종개량과 사양방식도 이렇게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돼지등급 역시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품질 차별화를 위해서 삼겹살과 목살의 품질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을 토대로 수입돈육과 차별되는 한돈 삼겹살과 목살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브랜드 돈육의 개발이 전체 돈육의 소비를 향상시켰던 것처럼 다양한 차별화 전략이 수입돈육 대비 한돈고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분 최병식 팀장



1980년대까지 국내 돼지고기는 냉동육 중심의 비브랜드육이 주로 판매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부터 등장한 대규모 계열화 사업주체들이 계열물량의 판매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돈육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돼지고기의 브랜드화가 시작되었고 얼리지 않은 냉장육 특성을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 돈육브랜드는 204개(생산자 100개, 유통 104개)로 전 축종 중 가장 많은 브랜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 시장을 선점하여 돈육 브랜드 유통시장을 선도한 일부 유명 돈육 브랜드 이외에는 이렇다 할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소비자의 신뢰와 복지, 안정성이 대두되는 시기인 만큼 소비자 원하는 방향을 충족시켜야 한다. 농가에서는 원료돈 고객이 원하는 지육률이 좋고 균일하며, 목심농과 떡지방이 없는 돼지고기를 공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원료돈 고객은 1차 고객이 원하는 값이 싸고 스펙과 보관상태가 좋은 고기를 공급해야 하며, 1차 고객은 최종 소비자가 원하는 맛있고 안전하며 가격이 적정한 돼지고기를 공급해야 한다.

CJ 양돈전문가 20인의 생각하는 ‘잘 먹고 잘 자란 돼지’는 다음과 같다.
1) 부모가 좋아야 하며(종돈)
2) 좋은 사료를 먹어야 하며(사료통일)
3) 좋은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사양관리).
4) 그래야 질병이 없고(항생제 사용, 주사치료)
5) 출하 때까지 건강하게 자란다(사육환경).
6) 건강하게 자란 돼지는 떡지방도 없고(보상성장),
7) 투쟁도 덜하며, 행복하게 자란다(물퇘지 발생).
8) 좋은 곳에서 죽으며(도축시설),
9) 좋은 관리와 제품 생산으로(가공)
10) 우리의 식탁까지 오른다.
즉, 잘 먹고 잘 자란 돼지가 가장 좋은 돼지이다.


돼지고기 품질 향상을 위해 농장에서 해야 할 위생관리
도담동물병원 최종영 원장



생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분만사에서의 생시체중을 고르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초교배 일령, 모돈의 건강(자궁의 건강도), 체형의 관리, 저체중돈의 관리, 사산과 미이라 비율 줄이기, 분만 집중과 초유 등이 있다.
또한, 이유제중을 고르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포유능력의 극대화, 경제산차의 비율 유지, 분만사 환경관리, 포유일령과 이유방법, 폐사율 5일 이내 분석, 설사 및 양자관리 등이 있다. 그리고 위생과 관련하여 수직감염의 예방과 올인/올아웃, 분만 전후 백신의 접종, 증상에 따른 투약 프로그램 선택, 진단과 정기 모니터링 등을 이행해야 한다.
자돈사에서의 체중을 고르게 하기 위해서는 이유체중의 대한 평가, 100일 이내의 사료프로그램, 증체율과 사료요구율의 분석, 급이·급수기 점검, 수용밀도 확인, 백신접종, 설사와 폐렴 지수의 평가, 폐사율 분석, 위생모니터링(PRRS, PCV2, MH, APP) 등을 들 수 있다.
비육사에서는 암·수 분리, 체중 측정, 사료 프로그램 및 균일도 평가, 증체율과 사료요구율의 분석, 설사와 폐렴 지수의 평가, 폐사율 분석, 위생 모니터링, 도체검사, 등급분석 등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너무 빨리 크는 돼지는 100일령 이후 과도한 지방 침착과 탄력도 저하 및 분리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질병이 발병하거나 만성적으로 상재 시에는 영양적 균형이 깨짐으로 정상적인 단백질, 지방의 비율이 변화하고 세포의 건강도가 감소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록과 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위생 관련 목표를 가져가야 한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돈육의 품질관리 요소를 생산단계에서 규정지어 잘 지켜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생산단계에서 돼지의 위생관리는 돼지고기 품질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안전성과 맛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조건을 보장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월간 피그 201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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