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생균 백신을 활용한 급성 출혈성 회장염 컨트롤 사례
한은혜 2017-07-07 18: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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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지나면 올해도 어김없이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다. 여름철 무더위로 인하여 임신사에서는 모돈의 수태율 저하, 발정 재귀일령의 지연, 재발 비율의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분만사에서는 수유 중인 모돈의 사료 섭취 저하로 인한 유량 부족으로 포유자돈 설사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작년 무더위에 모돈의 급사 사례도 많이 증가하였다.
5월쯤이면, 하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여보고자 양돈장 시설 투자가 집중된다. 이와 더불어 일정한 생산을 유지하고자 전략적으로 교배두수를 다른 때보다 10%가량 증가시킨다. 두 달 이상의 순치 기간을 확보하여야 하기에 후보돈의 도입이 증가하는 것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  
이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질병이 급성 출혈성 회장염이다. 후보돈이 순치 기간 중 혹은 임신스톨에 적응하기 위해 군사방에서 옮겨졌을 때 혈변을 보이며 갑자기 폐사가 발생하여 깜짝 놀라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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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많아 높아진 가격에 구입한 후보돈의 폐사도 큰 손실이지만, 급성 출혈성 회장염 발생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세균이 배출되어 농장이 오염된다. 이러한 경우 농장에서 타이로신, 티아물린, 린코마이신과 같은 회장염에 감수성이 있는 항생제를 긴급하게 처방하여 급한 불을 끄고 폐사를 멈추려 하지만, 감염 모돈의 분변을 통한 수직감염 및 감염돈의 분변을 통해 돈방 내 수평감염이 이루어져 육성·비육돈의 만성적인 설사까지 유발된다. 결국 농장에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히게 된다.


회장염의 원인균(Lawsonia intracellularis)은 영문명에서 알 수 있듯 세포 내로 숨어 항생제의 작용을 피하는 세균의 특성이 있다. 항생제를 적용하면 질병의 증상이 완화되었다가 중단할 경우 다시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한번 유입된 질병은 근절이 매우 어렵다. 이러한 경우 돈군에 면역력을 부여하여 증상의 발현을 막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있다.


이에 급성 출혈성 회장염이 발병한 종돈장에서 모돈에 일괄적으로 경구용 생균 백신을 적용하고,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를 소개토록 하겠다.

 

종돈장에서 순종돈이 입식하면 전 두수 채혈을 하여 혹시나 모를 PRRS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 항생제도 같이 접종하게 된다. 그리고 일정 기간 순치 기간을 확보하고 초 교배 일령에 접어들었을 때 순치사에서 조금 떨어진 본장으로 이동하여 임신스톨에서의 적응 훈련을 시킨다.


그동안 해오던 일련의 과정을 똑같이 거친 것이다. 그러던 중 갑자기 스톨에서 훈련 중이던 순종돈이 선홍색보다는 진갈색에 가까운 설사변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갑작스러운 폐사가 발생한다.


위생도 높은 종돈장에서 이와 같은 질병에 대한 경험이 없는 농장주는 200일령이 훌쩍 넘은 후보돈의 갑작스러운 폐사에 깜짝 놀라 수의사를 호출한다. 그리고 부검 결과 전형적 급성 출혈성 회장염으로 진단된다.


긴급하게 항생제를 투약하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으나, 간헐적 모돈 폐사는 지속되었다. 그리고 육성·비육 구간의 돼지들이 철분을 공급받지 못한 돼지들처럼 건강하지 못한 혈색을 보이며, 연변 또는 설사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Pig Elite Tour라는 이름으로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에서 매년 진행하는 선진 질병 컨트롤에 대한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초청된 연자에게 현재 농장의 상황을 상세히 소개 후 대책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이를 적용해 보기로 했다. 추천해 준 방법이 모돈군 일괄 백신 적용이었다.


PRRS를 컨트롤함에 있어 모돈 일괄 백신 적용은 국내에 많이 보편화되었다. 농장 상황이나 주변 환경으로부터 감염에 대한 위험도를 평가하여 3~4개월 간격으로 모돈에 일괄적인 백신을 적용하는 방법은 PRRS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경구용 회장염 백신에 대한 일괄 적용은 다소 생소하게 들렸다. 일괄 백신 적용으로 아직 면역이 생성되지 않은 돈군에 면역력을 부여하고, 기존 감염 돈군에서 수직 감염의 가능성을 줄여 줌으로써 빠른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이에 따라 농장주와 상의 후 모돈에 일괄적으로 백신을 적용하고, 자돈은 이유 후 보조 급이기를 이용하여 백신을 투약하였다. 1회의 모돈 일괄 백신과 지속적 이유자돈 백신 투약을 실시한 것이다. 자돈의 백신 투약은 육성·비육 구간의 설사나 연변 증상을 개선하고 분양하게 될 후보돈의 폐사를 막기 위함이었다.

 

백신 투약 후 결과는 다음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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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투약한 시점을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하였다. 후보돈이나 기존 모돈군의 도태 또는 폐사가 백신 투약 후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고, 원래의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백신을 투약한 시점을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하였다. 위 그래프는 종돈 분양 후 다른 농장에서 급성 출혈성 회장염으로 폐사한 케이스를 집계한 것이다. 역시 백신 투약 후 원래의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육성·비육 구간에서 보이던 연변이나 설사변도 많이 개선되었음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 출혈성 회장염이 발생하여 새로 입식한 후보돈이 폐사하고 이로 인한 농장의 오염으로 유발되는 육성·비육 구간 설사, 연변 또는 증체 저하 등의 문제는 농장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이때 경구용 생균 백신의 모돈 일괄 적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래의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더 일찍 찾아온 듯하다. 많은 농장주분들께서 걱정하시는데, 아무런 사고 없이 올여름이 지나가길 바라며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7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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