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전국 양돈장 질병실태 조사 결과’ 개최 참여 농가 전반적 생산성 향상 이뤄져…BUT 차단방역 수준은 제자리걸음
한은혜 2017-09-01 18:52:55

김준수 기자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사업에 참여한 농가의 경우 높은 만족도에 더해 전반적인 생산성이 향상됐지만, 아직까지 전년도와 비슷한 차단방역 수준에 더해 소모성질환 참여 농가 확대, 컨설팅 감시활동 강화, 농가선정 기준방식 변경 등 많은 부분이 체계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도 전국 양돈장 질병실태 조사 결과’가 지난 7월 24일 제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발표됐다.


이 사업은 2005년부터 농식품부의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 컨설팅 사업 추진계획에 따라 대한한돈협회에서 전국단위의 돼지소모성질환의 발생실태를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양돈장 질병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을 통해 매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 질병실태 조사는 강원대학교 박선일 교수가 총괄연구책임자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는 돼지소모성질환 지도지원사업에 참여한 385개 농가를 대상으로 양돈장 일반현황, 사육 및 시설 현황, 사양관리 및 차단방역 등의 현지조사서 분석과 지난해 4~9월까지 농가당 46두, 연 2회, 총 34,000두 채혈 계획에 따른 총 10종 11형의 질병에 대한 혈액검사 분석 결과가 함께 이뤄졌다.

 

차단방역 수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나


이 사업은 궁극적으로 양돈농가의 차단방역 수준 향상을 통해 양돈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고 경영 능력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2005년부터 지속된 사업에도 불구하고 차단방역 수준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벌크사료차량 농장내부 진입금지 농가 14.3%, ▲지대사료 반입창고가 농장외부에 설치된 농가 19.8%, ▲사료운반기사 농장내부 출입금지 27.8%, ▲출하차량기사의 농장내부 진입 금지 33.8%, ▲분뇨차량 농장내부 진입금지 33.2% 등 사람의 왕래와 시설적인 부분으로 인한 방역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근본적인 방역수준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외에도 ▲후보돈 구입 후 항원 및 항체 검사를 모두 시행하는 농가 24.1%, ▲후보돈 구입 후 질병 모니터링 검사를 실시하는 농가 56.7% 등으로 나타나 차후 후보돈 질병 유입에 따른 농가 내 바이러스 전파에도 우려된다. 그러므로 농가 스스로가 질병 관리에 있어서는 번거롭더라도 철저한 검사를 동반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반입창고 외부 설치 등의 시설적 부분에 있어서 농가 자부담만으로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보다 철저한 차단방역이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국내 사육환경을 고려한 ‘차단방역 지침서’를 제작·보급하여 교육 및 홍보를 진행해 나감으로써 농가 계도에도 꾸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컨설팅 사업 확대 및 농가 선정 기준 개선 필요


본 컨설팅 사업을 통해서 분만률 4.3%, 총산자수 0.9두, PSY 1.9두, MSY 0.7두 등 양돈농가의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문단 37개 업체에 대한 농가의 만족도도 96.6%로 매우 높았다.


또한 본 사업을 통해서 개별농가의 질병관리 기술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그리하면 궁극적으로 구제역 등과 같은 전염성 질병에서 해방될 수 있어 국가 및 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사업결과에도 매년 본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의 수는 한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60농가를 시작으로 매년 증가하고는 있지만, 2016년 4/4분기 국내 양돈농가수 4,574호를 기준으로 봤을 때 385농가는 8.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러한 기준으로는 전국의 질병 발생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참여 농가의 경우 대다수가 소모성질병이 문제가 되고 있는 농가 위주이다. 하지만 이 조사의 목표가 좀 더 확대된 농가의 실태조사까지 뻗치고 있다면 단순 소모성질병 위주의 농가 선정 방식은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유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계획할 때 편의적으로 농가를 선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도별 사육농가수, 사육두수, 질병발생 상황 등의 역학적 특성과 통계학적 기준을 적용하여 농가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외에도 37개 자문단 중 7곳이 충실히 사업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농가의 높은 만족도와는 별개로 자문단 평가를 통한 컨설팅 수준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주변국 유행 질병의 검사 필요


혈액검사에서 PRRS는 1차 평균 68.8%, 2차 70.7%, 써코바이러스 2형은 1차 88.3%, 2차 86.7%, 돼지열병은 1차 86.0%, 2차 86.4%, 글래서병은 1차 49.6%, 2차 48.4%, 유행성폐렴은 1차 34.2%, 2차 37.7% 등으로 나타났다. PRRS, 써코바이러스, 글래서병, 유행성폐렴 등은 전년도에 비해 항체양성률이 소폭 하락한 반면, 돼지열병 등은 약간 상승했다.


문제는 최근 주변국에 출현이 보고되고 있는 질병에 대한 연구와 이에 대한 대비이다. 써코바이러스 3형이 그 예로서, 현재 중국에서 유행하면서 피부병 등을 동반하고 생산성을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역학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어야 소모성질환의 감염 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박선일 교수는 “차단방역 의식 수준 제고는 매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필수사항이다.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다가가는 축산물이 중요해진 이 시기에 양돈농가 스스로가 먼저 차단방역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월간 피그 2017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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