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 개최 몽골 국경 지역까지 이동…백신 및 치료제 없어 차단방역 중요성 더욱 커져
한은혜 2017-11-02 18:28:10

김준수 기자

 

 

높은 이병률과 폐사율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키며, 모든 연령의 돼지에서 감염을 일으키고 고병원성 감염시 100% 폐사가 일어날 수 있는, 더욱이 현재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이 점점 러시아 내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미리 대처하고 예방하기 위한 차원으로 대한한돈협회 주관하에 지난 10월 23일 서울 양재동 소재 더케이호텔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ASF가 유럽을 거쳐 러시아 몽골국경까지 전파됨에 따라 발생동향과 연구동향 등을 파악하고 철저히 대비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한돈농가 및 양돈수의사, 학계, 시군 담당자 등 약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중국 내 유입 가능성 UP! 공항만 예찰 강화 강조


두 명의 연자가 이날 세미나의 발표자로 나섰는데, 우선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 남향미 연구관(이하 남 연구관)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반적인 개요에 대해서 설명했다.
남 연구관은 우선 “ASF는 바이러스성 열성 출혈성 전염병으로 고병원 감염시 100% 사망할 수 있는 경제적 손실이 큰 질병이다”며 “감염숙주는 돼지·야생멧돼지와 물렁진드기로 보고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발병사례가 없지만 국제수의사무국에 따르면 서유럽을 거쳐 지속적으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지난 3월에는 러시아 몽골 국경 근처, 지난 7월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국경에서도 발생이 보고되면서 전파 우려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ASF 바이러스는 감염 동물이 중화항체를 생성하지 않아 혈청형 구분이 불가하고 다양한 병원성을 가진 서브타입으로 환경 저항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ASF 바이러스가 환경 내에서 생존하는 기간이 일반육에서 105일, 염장육에서 182일, 심지어 냉동육에서 1,000일 가까이 생존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ASF가 위험한 이유는 전염력이 강하고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는 것. 앞서 언급했듯 심급성형의 경우 고열 외에 뚜렷한 병변 없이 1~4일 후 급격히 폐사하는 특징을 지니며, 아프리카, 유럽 및 러시아에서 계속 발생하며 확산 중인데,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중국에 유입된다면 우리나라에 유입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 차단방역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남 연구관은 “중국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경로별로 매우 다양하며, 아프리카에 사는 중국인들이 가져오는 돈육 제품으로 인해 그 위험성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우 질병 발생을 보고하지 않은 사례가 많아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공감했다.


이어서 남 연구관은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서 다양한 감시 예찰을 시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유입 경로로서 가장 의심이 되는 공항만 휴대 돈육 및 돈육가공품 항원 예찰 등을 꾸준히 이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간접비 포함 약 12억불 피해…차단방역 외 별다른 대책 없어


이어서 러시아 연방연구소의 알렉산드로 말로 박사(이하 말로 박사)가 러시아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상황을 전했다.


우선 말로 박사는 “지난 10년간 러시아는 1,100여건의 ASF가 발생해 약 80만두의 돼지를 살처분했는데,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간접비(이동제한 등)를 포함해 약 12억불에 달한다. 이렇듯 경제적 손실이 큰 질병인 만큼 차단방역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하여 “러시아에서는 질병전파의 위험성이 높은 이유가 차단방역이 잘 이뤄지지 않는 소규모 농가(소위 Backyard pig) 때문인데, 러시아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점차 이러한 농가가 줄어들고 반대로 대규모 상업 농가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후 10일 내 돼지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데, 4~5일 동안 고열 이외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감별이 쉽지 않다는 점을 토로했다.


그러므로 그는 “바이러스 생존기간이 길고 환경 적응성이 뛰어난 만큼 농장의 엄격한 차단방역과 함께 ASF 임상증상 숙지 및 주기적인 임상 점검과 신속한 신고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월간 피그 2017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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