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양돈연구회 김성훈 회장 인터뷰 (사)한국양돈연구회 김성훈 회장 인터뷰
월간피그 2015-04-02 20:43:26
스펙위주의 돼지 생산이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 강조
후계자 양성과 외국인 노동자 교육 절실해…
한돈 돼지대학 설립 추진 계획 밝혀…

<월간피그 강해경 기자>



“돼지를 단순히 키운다는 인식보다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는 마인드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사)한국양돈연구회 김성훈 회장이 한국 축산의 패러다임 변환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속가능한 축산’을 만들기 위한 토대는 축산의 패러다임을 변화하는 것, 즉 돼지를 키운다는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는 생산자의 마인드라고 주장해왔다. 
우리 한돈의 품질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지금, 김성훈 회장의 주장대로 축산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해 보인다. 

Q. 작년 2월 ‘지속가능한 축산’을 강조하면서 (사)한국양돈연구회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작년에 연구회에서는 어떤 사업을 주로 이행했는지, 그리고 올해의 양돈연구회 사업계획도 궁금하다.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서는 농가, 전문가, 정부 등 산업에 연계된 모든 단체나 종사자들이 서로 상생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연구나 개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그것을 농가나 현장에서 적용해 전파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연구, 적용, 전파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방안을 찾아도 적용하고 전파하는 단계에서 농가나 현장에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매개체가 교육이라는 목적 아래 우리 연구회는 현재까지 여러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작년에 시행했던 세 번의 세미나는 생산성 제고를 주제로 이루어졌으며, 구제역 발병으로 참석하지 못한 농가들을 위해 지상 세미나로 대체하여 꾸준히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이외에도 지난 11월에 4일간 열린 한돈6차산업화 페스티벌 ‘픽픽폭폭’을 진행해 우리 돼지고기의 품질을 알리고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행사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다양한 교육 사업을 통해 양돈농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전달하는 연구회가 될 것이다. 
 

Q. 연이어 체결되는 축산선진국과의 FTA로 우리 축산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 축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국가 경쟁력은 생산, 가공, 유통 등 산업에 관한 모든 것을 포함한 지표다. 이러한 축산의 국제 경쟁력은 농가에서 나온다. 그러니 농가가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가의 경우 생산비를 낮추고 판매가를 높이면 수익이 발생한다. 여기서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산자수를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판매가를 높이는 확실한 방법은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를 만드는 것이다. 

산자수를 올리고 육질을 개선하는 것은 모두 종돈의 능력과 연관이 있다. 우리 산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종돈이다. 최근 GSP(Golden Seed Project)를 통해서 한국형 종돈을 개량하는 노력이 이행 중이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종돈 이외에도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많이 있을 것이다. 이에 관련분야에 직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Q. 구제역 백신에 대한 여러 견해가 갈리면서, 얼마 전 정부는 이에 대한 방책으로 신형 구제역 백신을 긴급 수입했다. 이번 구제역과 구제역 백신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듣고 싶다.

질병에 대한 대책은 질병이 발생하고 전파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신만으로 질병이 전파되는 것을 100%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이번 구제역은 시작부터가 확실하지 않았다. 지난 구제역 때도 그렇고 원인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백신여부도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질병을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백신 매뉴얼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Q. 최근 들어 부쩍 축산업과 축산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축산물 유해론’ 관련 언론 보도가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현혹되고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안티 축산에 대한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는 우리 축산인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는가?

축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예를 들면 육식에 대한 불신과 채식 만능주의 등은 항상 거론되었던 이야기이므로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축산물의 경우 단백질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필수적인 영양소의 공급원이다. 개도국에서 생활이 개선되는 과정은 축산물의 소비량 증가와 동일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마디로 배부른 투정이다. 그런 것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우리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가의 고객이 육가공업자나 도축장인 시점에서는 빨리 크는 방식과 함께 스펙위주로 돼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고객이 소비자가 되면 좋은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어, 안전과 위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는 양돈협회가 한돈협회로 이름을 바꾼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 한돈이 생산자 입장에서 고객인 소비자 위주의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사업에 종사하는 것이 산업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Q. 특히 양돈을 생산하는 현장에서 산업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지속 발전 가능한 양돈산업을 위해 젊은 인재 육성이 절실해 보이는데, 이에 대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교육이다. 양돈연구회가 존속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한돈산업은 교육이 현저하게 부족한 실정이다. 현장에 가보면 후계자, 중간관리자, 최고관리자, 외국인노동자, 전문가 등이 있는데, 여기서 후계자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교육 즉, 초기교육이 특히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 한돈협회 및 여러 대학 등과 함께 ‘한돈 돼지대학’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 진입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경력을 쌓고 있는 사람이나 전문가를 위한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축산선진국에서는 양돈 2세 교육에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주로 한돈협회와 같은 성격을 가진 미국의 NPPC(National Pork Producers Council)와 영국의 BPEX(British Pig Executive) 등은 자조금을 활용해서 2세 교육은 물론이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교육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조금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교육에 투자한다고 사료된다. 

Q. 앞으로 연구회를 이끄시면서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향과 목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한돈이라는 용어는 돼지고기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줄곧 언급하였듯이 돼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즉, 우리 모두는 한배를 타고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회 차원에서 이행하고 싶은 것은 돼지고기와 관련된 단체들이 힘을 합칠 수 있는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단체들이 함께 교육과 기술개발 등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농가를 돕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여러 방안을 찾아 한돈산업의 패러다임을 가치 있게 변화시키고 서로 상생하는 연구회를 만들고자 노력할 방침이다. 

<출처 월간피그 201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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