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상)
한은혜 2017-06-05 18: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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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과의 FTA 체결에 따른 돼지고기 수입추세 강화와 세계 기후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및 구제역(Foot and Mouth Disease, FMD) 확산과 같은 악성 신종 전염병 피해 등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돈산업의 총체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농가와 산학연 및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유기적인 협조를 강조하면서, 본고에서는 ‘동물복지형 축산(Animal Welfare)에 기초를 둔 한돈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1. FTA 대책

 

한·미 FTA와 한·EU FTA 협상타결 후에도 세계 주요국들과의 추가적인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무역상대국으로부터의 축산물 수입관세 철폐에 따른 한돈농가의 피해 최소화 대책과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해서 농가와 정부 및 산학연 모두가 협력하여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와 기후·생산환경이 비슷하고 축산분야 생산기술이 전반적으로 앞서 있는 일본보다 한국이 먼저 미국, EU 등 선진축산국과의 FTA 협상을 타결 짓고 있는 현실에서, 현 국내 사양기술 수준을 점검하고 시야를 넓혀서 우리나라와 기후 등 사육환경이 비슷한 선진 축산국들의 검증된 신기술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국내 기후·생산환경에 맞는 맞춤식 양돈사양기술들을 개발하여 신속히 현장에 접목해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와는 별도로 각종 양돈질병에 대한 근본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실행해나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2. 동물복지형 축산이란?


 
축산선진국들의 발전방향을 살펴보면 초기에는 가축생산성을 향상시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소비자의 축산물 안전 먹거리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각종 질병과 전염병 피해 등을 겪으면서 친환경, 기능성 축산을 거쳐 ‘동물복지형 축산(Animal Welfare)’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동물행동에 대한 최초의 저서는 ‘The Behaviour of Domestic Animals(1962, Hafez)’이며, 동물복지형 축산이란 용어는 1965년 영국의 ‘Brambell Report’에 처음 기술되었다. 여기에는 ‘동물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양호하고 행복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적 사육환경을 갖추어 주는 축산형태’라고 명시되어 있다.


1983년 영국에서 동물복지의 10개 항목 기본 원칙(Codes of recommendations for the welfare of livestock)이 제정되었으며, 이는 1968년에 제정된 영국 농업법에 기초를 둔 가축사양기준 권고안이다. 가축의 건강을 위하여 가능한 한 가축행동의 요구를 만족시켜 주는 사양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과 사육관리자에 대한 가축복지 개념 주입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후 1993년 영국 ‘Farm Animal Welfare Committee’에서 ‘동물복지를 위한 5가지 자유’를 제시하면서 동물복지와 행동은 미래 축산기술 연구의 중요 부분 중의 하나라고 강조되었다. 그 내용은 ① 갈증, 배고픔, 및 영양결핍으로부터의 자유(식수와 사료), ②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편안한 잠자리와 휴식공간), ③ 고통, 상처 및 질병으로부터의 자유(질병예방 및 신속한 치료), ④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충분한 공간, 적절한 설비), ⑤ 두려움과 스트레스(고온, 저온, 소음)로부터의 자유(심리적 고통 감소)로서 현재까지 세계 동물복지 및 동물보호관련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 축산시험장의 화우와 양돈 동물복지형 사육방침은 ① 안정성, ② 생명력, ③ 동물복지, ④ 고품질 추구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농장동물을 본래의 ‘동물생리’에 맞게 사육관리하고, 질병이나 각종 사고를 방지함으로써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개체별 유전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 사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동물복지형 양돈산업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는 앞서 언급한 ‘동물복지 5원칙’ 중 첫 번째 항목인 ‘영양결핍’으로부터의 자유뿐만 아니라 지나친 생산성 향상 추구로 인하여 빚어진 ‘영양과다섭취’로부터의 자유를 지향해나가는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한편, 동물복지 관련 연구는 어느 특정 축산학문만의 단일 연구 경향에서 탈피하여 환경생리학, 생태학, 행동학, 유전육종학, 번식학, 영양학, 사료학, 초지학, 면역학, 질병학 등 여러 관련 학문들이 종적·횡적으로 긴밀히 연대, 융합하여 보다 폭넓고 심도 있게 진행되는 추세이다.


앞으로의 국내 소비자시장도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소득향상과 함께 소비자 건강 및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확대 등에 의하여 품질이 우수하고 위생적인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돈산업도 하루속히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동물복지 및 친환경축산 개념 등이 결합된 소비자 친화형 생산성 극대화 기술 등을 받아들여 수입 돼지고기와의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한돈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동물복지형 양돈’을 지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① 선천적인 우수 유전형질을 지니고 있는 종모돈과 종빈돈에 대한 개량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개량속도를 가속화해 나가야 할 것이며, ② 선천적으로 유전자질이 우수한 자돈과 육성돈을 과학적으로 선별하여 선천적인 비육능력을 극대화시켜주는 ‘유전능력별 양돈 고급육 프로그램’ 등을 현장에 도입하여 고급육 목표체중 도달일수 등을 단축시키는 노력을 병행해나가는 것과 동시에, ③ 적정 사육밀도, 적정 영양관리(MPT), 적정 시설·사양관리(상한, 하한 임계온도) 기술 등을 일관성 있게 접목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3. 적정 사육환경 관리

 

일반적으로 가축생산성에 관여하는 양적형질은 ‘유전’과 ‘환경’에 의하여 결정되며, 각종 형질은 유전력이 강한 형질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형질로 크게 양분된다. 돼지의 산육능력 중 중요한 도체형질의 유전력은 높은 값을 나타내며, 특히 지방비율은 평균 60%로써 높은 유전율을 나타낸다. 한편 산자수와 이유자돈두수 같은 번식성적과 성장속도 및 사료효율 등의 형질은 30% 이하의 유전율을 나타내며, 이들 형질들은 환경적인 요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유전학에서의 환경이란 모든 비유전적 요인을 일컫지만, 돼지의 생산관리측면에서는 돼지의 생활환경, 즉 ① 온도, 습도, 공기 등의 ‘물리·화학적 환경요인’과 ② 사료·영양성분 등의 ‘영양적 환경요인’으로 대표되는 ‘생산환경’이 특히 중요하다.


한돈산업 생산구조의 변화를 살펴보면 사육관리측면에서 볼 때에는 배합사료의 이용을 전제로 사양관리의 성력화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사육규모 확대에 치중한 측면이 강했던 반면, 상대적으로 번식성적, 각종 전염병에 대한 방역과 예방대책 등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집약식 양돈구조는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돼지 생산성과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한 측면이 있었던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고 하겠다.


즉, 축사의 평면적 구조는 사양관리 작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많은 검토가 있었는데 비하여, 생산환경으로써 중요한 입면적 구조(환기방식, 축사의 천정·벽·창 등의 재료와 형식 등)에 대한 검토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으며, 환경온도별 사양기술의 보급도 미흡하다고 하겠다.


향후 한돈산업이 기존의 집약식 사양관리를 추구하는 데도 가축 전염병을 예방하고 높은 안정성을 확보한 생산성을 보장하는 ‘동물복지형 양돈 생산환경 제어기술’과 ‘환경온도별 양돈사양기술’ 등의 조속한 보급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1) 사육 밀도

 

일반적으로 돼지의 돈사 내 밀집사육은 호흡기질환, PSS(Porcine Stress Syndrom; 스트레스 증후군), 소화기 질환(위궤양 등), 괴질, 전염병, 악벽(식미벽 등) 등을 유발하기 쉬우므로 돼지의 적정 사육밀도는 계절, 돈사 내부온도, 돈방 바닥형태, 돈방당 수용두수 등에 따라서 차별화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기온도의 영향을 쉽게 받는 개방식 돈사의 경우 돼지의 방산열량을 추가적으로 감안한 사육밀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표 1>은 체중에 따른 적정 환경온도를 유지하는 조건에 있어서의 돈사 바닥형태별 적정 사육밀도를 나타낸 자료이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종빈돈보다 후보돈과 종모돈의 두당 수용면적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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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는 육성·비육돈의 사육밀도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고 있다. 두당 수용면적이 증가할수록 사료섭취량과 일당증체량이 증가하고 사료요구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육성·비육돈의 돈방당 수용두수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돈방당 수용두수가 적정두수보다 많을 경우에는 생산성이 저하하지만, 질병에 대한 면역력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돈방당 수용두수를 동복 자돈수(예, 9~12두)로 설정하여 적정 사육밀도 기준을 맞추어주는 것이 이복 자돈 간의 합사에 의한 스트레스를 방지하고 증체량,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Pond 등,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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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임신돈의 경우 컴퓨터 제어식 개체급이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경우에는 넓은 공간에 다두 군사시키는 사양관리방식도 있다. 이 경우 대규모 사육방식에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청소, 소독방역 등에 관한 일상관리에 더욱더 많은 신경을 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번식 후보돈은 개체사육보다 돈방당 6두 정도를 군사방식으로 사양관리하는 것이 성성숙도 빠르고 발정 유기율도 높다. 분만후 종부 대기돈은 돈방당 4~6두씩 군사하고, 그 밖의 일반 번식돈은 돈방(또는 Stall)당 1두씩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표 3>은 비육돈의 사육밀도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분석한 표이다. 동물복지형 양돈사양을 도입하더라도 농가수익성(두당 소득)이 비슷한 값을 나타내고 있는바, 비슷한 수익률이라고 할지라도 사육밀도를 자가면역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질병예방효과를 가져오는 장점을 감안한다면 동물복지형 적정 사육밀도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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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는 주요 축종별 사육밀도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분석한 표이다. 축종별로 생산성과 번식효율 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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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에 계속>

다음 호에서는 적정 사육환경 관리에 필요한 온도, 습도, 환기, 채광 등을 비롯하여 적정 영양 관리 부분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필자(010-3313-1399, 031-516-6969, hks@mptkorea.co.kr)에게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월간 피그 2017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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