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하)
한은혜 2017-07-05 18: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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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서 ‘동물복지형 축산(Animal Welfare)에 기초를 둔 한돈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2) 온도

 

돼지를 둘러싼 환경요인 중에서 사육온도는 생체의 항온성에 관여한다. 즉, 생명유지에 필요한 호흡·순환·근육활동·사료섭취 및 소화과정 등에서 열을 생성하게 되며, 모든 경로에서 열을 발산시키면서 체내의 생리현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일정수준의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온환경에서는 다량의 열을 체외로 방출시키는 것이 곤란한 반면, 저온환경에서는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한 열이 일반대사활동에 이용되는 열과 별도로 만들어지게 되며, 이와 같은 체온의 항상성은 돼지의 생산성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생후 수일간 자돈의 임계온도는 34℃로서 매우 높은 값을 나타내며, 출생 직후에는 급격히 체온이 저하되어 생후 30분경 최저치를 나타낸 후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반면에 이유자돈은 체온조절 기능이 완성되어 임계온도가 25℃ 전후로 저하하게 된다.


또한, 비육돈의 임계온도인 25℃ 이하보다 높은 사육환경에서는 호흡수와 체온이 상승하게 되며, 채식량과 증체율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호흡수가 분당 50~60회 이상일 경우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여름철 고온환경에는 종모돈의 정자생존기간, 정자운동시간, 정자의 저항성 등과 종빈돈의 배란수, 수태율 및 태아 생존율이 감소하는 등 번식성적 전반에 걸쳐서 성적이 저하하게 된다.


돼지의 ‘적정사육 온도대’ 및 ‘임계온도’는 가축 환경생리연구의 한 축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환경인자로써 가축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요소이다. 이 두 개념은 손바닥과 손등사이의 관계로써 상한 임계온도와 하한 임계온도의 사이의 온도대를 ‘적정사육 온도대’라고 칭한다. <그림 1>은 돼지의 환경온도별 열 생성량의 변화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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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적정사육 온도대’라 함은 <그림 1>의 B`~B사이의 최저수준 열생산량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는 최적사육환경 온도대를 말한다. 학문적으로는 ‘열중성대’라고도 칭한다.


한편, ‘임계온도’란 체온조절 기능이 물리적 체온조절 기능에서 화학적 체온조절 기능으로 전환되는 온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때 ‘물리적 체온조절 기능’이란 가축이 사료를 섭취한 후 소화·흡수된 에너지를 이용하여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을 말하며, ‘화학적 체온조절 기능’이란 기존의 사료를 통하여 공급되는 에너지만으로는 에너지가 부족할 때에 가축이 체내 지방과 단백질 등 체내에 축적되어 있는 에너지를 동원하여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을 일컫는다. <그림 1>에서는 열 중성대의 상한, 하한 온도를 임계온도라 칭하며, 각기 ‘상한 임계온도’(<그림 1>의 B) 및 ‘하한 임계온도’(<그림 1>의 B`)라고 칭한다.


‘상한 임계온도 이상의 온도대(B~E)’는 돼지 피부표면의 혈관들이 확장되고 말단부위의 피부온도가 급격히 상승하여 증발에 의한 방열현상이 증가하여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온도대이다. 즉, 앞서 설명한 ‘화학적 체온조절’을 필요로 하는 온도대이다.


그러나 체내 축적에너지를 동원하는 것도 한계상황에 도달하게 되어 체내 에너지 균형이 무너질 경우에는 체온 항상성도 무너짐에 따라서 돼지의 체온은 급상승하게 된다. 결국은 열사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한편, ‘하한 임계온도 이하의 온도대 중 B`~D사이의 온도대’에서는 혈관이 수축되는 한편, 열 생성량이 줄곧 증가하면서 저온 스트레스에 적응해

나가는 온도대이다. 이 역시 부족한 에너지를 돼지의 체내에 축적되어 있는 에너지로부터 동원하는 ‘화학적 체온조절’을 필요로 하는 온도대이다.
이상, 지속가능한 동물복지형 양돈을 위해서는 ‘상한·하한 임계온도’를 활용하여 사육환경온도별로 사양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사육환경 온도별 영양공급과 함께 가축생산성과 질병면역력을 향상시켜주기 위한 주요 지침이라고 하겠다.


<표 5>는 돼지의 임계온도 및 적정 사육온도를 정리한 표이다. 면역력이 부족한 어린 자돈, 환축 등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하한 임계온도는 높아지는 반면, 상한 임계온도는 낮아져서 적정 사육온도대가 짧아지게 된다. 이들 가축이 열환경 스트레스(저온, 고온)에 빨리 노출되게 되면 호흡기, 소화기 질환 발병 및 2차질환(악성 전염병 등)에 감염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므로 각별한 위생·사양관리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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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습도

 

일반적으로 습기는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수증기량으로써 생체에서는 체열을 외부로 발산시키는데 깊이 관여하고 있다. 돈사 내의 습도는 적정 온도대에서의 양돈생산효율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으나, 고온 환경에서의 습도는 증체율, 사료효율 등과 같은 양돈생산효율을 크게 악화시키므로 습도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여름철에는 고온환경의 사양관리 측면에서 사료변질, 돈사설비와 기구부식 등의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가 용이한 사육환경에 노출된다. 그러므로 돈사 내 공기 중의 높은 습도와 바닥 습기가 각종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깊이 고려하고 축사 내 환기 및 사료조, 수조의 위생환경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4) 풍속, 환기

 

돼지의 체온유지 측면에서 살펴볼 때 풍속은 돼지의 체열발산을 촉진해주기 때문에 고온환경에서는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며, 저온환경에서는 반대로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비육돈의 경우 32.2~40.0℃의 고온환경에서 바람에 의한 체열방산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만, 풍속에 의한 체열방산량은 고온보다 저온환경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반적으로 자연환경에서 불어오는 풍속의 영향은 미미하지만, 여름철 고온환경에서 더워진 공기가 돈사 닥트를 통하여 돈사 내로 실용화되어 있는 환기구조상 실내외의 온도차를 반영한 환기를 고려해야 한다. 이때의 환기관리는 돈사 방열효과보다 신선한 공기를 돈사에 공급하는 데 비중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채광

 

채광은 다양한 파장, 조도, 일사시간 이외에도 에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돼지의 번식과 질병예방 등에도 깊은 영향을 준다. 하지만 아직 가금분야에 비하면 연구가 미흡하기 때문에 향후 번식성적과의 관련성을 명확히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어두운 곳에서 돼지를 사육하게 되면 번식돈의 경우에는 난소, 정소, 뇌하수체의 성장이 지연되며, 뼈의 성분 중에서 칼슘(Ca)과 인(P)의 축적량이 감소하게 되는 반면, 비육돈의 지방침착에는 도움이 되고 꼬리 물어뜯기와 같은 나쁜 행동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여름철이라도 직사광선을 피하되, 적절한 간접채광 일사관리는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6) 유해 공기

 

돈사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유해가스로는 호흡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와 분뇨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NH3)가스, 황화수소(H2S)가스, 메탄(CH4)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0.03% 존재하고 자체적으로는 해가 없으며 측정하기가 쉽기 때문에 환기지표로써 자주 사용되고 있다.


암모니아 가스는 15ppm 농도 수준 이상이 되면 돈사 내 관리자와 돼지의 눈을 자극하게 되고, 그 농도가 더욱 심해지게 되면 안질환과 호흡기질환이 발생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심한 기침을 하게 되며, 코 분비물에서 박테리아균 등이 검출되고 사료효율도 떨어지게 한다. 그러므로 여름철에도 철저한 돈사 내 농도관리가 중요하다.


한편, 돈사 내 공기 중 암모니아가스에 먼지가 확산하게 되면 돼지의 증체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세균수도 증가하게 되고 환축의 예후도 악화되므로 여름철에도 돈사 내의 공기성분과 환기량을 감안한 위생대책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적정 영양관리 - 혈액 대사판정검사(MPT)

 

다음은 가축의 사료급여 및 사양관리에서 비롯되는 각종 영양장해 및 질병을 사전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예방의학적인 개념의 최신 사양관리서비스로써, 1970년 영국의 과학자 Payne 등이 동물복지형 사양관리기술로 세계 최초로 고안하였으며, 일본에서 90년대 도입되기 시작하여 실용화되었고, 최근 국내에도 보급되고 있는 돼지 혈액분석 사양관리 기술인 혈액대사판정검사(metabolic profile test, 이하 ‘MPT’라 약칭)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MPT검사는 인체의학에서는 이미 환자의 영양상태 점검 및 영양소요구량 판정 등에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서비스로써 가축의 각종 대사성질병 및 영양불균형으로부터 비롯되는 각종 번식질환의 예방차원에서 선진 축산국에서는 젖소, 비육우, 종돈(종빈돈, 종모돈) 등에 접목되고 있는 새로운 최신 혈액 사양관리서비스이다.


MPT검사의 주요 분석항목은 혈중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대사물질과 혈중 간 기능 체크항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식전에 경정맥을 통하여 채혈하여 전처리 보관 후 24시간 이내에 혈액분석을 하여야 정확한 판독이 가능하다.


검사 후 문제가 있는 개체들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영양 및 수의 처방 후 재검사를 실시함으로써 혈액성상수치가 정상수치 내로 회복될 수 있도록 관리함으로써 종빈돈과 종모돈이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잠재적인 유전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하겠다.


정확한 MPT를 통하여 가축생산성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채혈 후 혈액성상을 분석하여 양돈장별 또는 돈사단위로 혈액성적을 제공하면서 농장 전체의 처방을 내려주는 서비스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계절별로 개체, 군, 양돈장별로 처방전을 제시하고 사양관리지도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정기적으로 MPT를 실시하여 정확한 종돈사양관리를 유도해 나갈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즉, 농가별로 확보하고 있는 우수능력 보유 번식돈들에 대해서도 MPT검사를 통한 체계적인 개체사양관리를 통하여 각 개체의 경제수명을 최대한 연장시켜주고 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육성기에 MPT를 통하여 적정영양 사양관리를 유도해 나가는 것은 사료비를 절감시켜줄 뿐만 아니라, 영양장애로부터 유발되는 자가 면역력저하에서 비롯되는 각종 질병 및 전염병(FMD 등) 치료비를 절감해주고 수의질병치료비 절감 등을 통하여 한돈농가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4. 맺음말

 

향후 한돈산업의 현안인 구제역(FMD) 비백신청정화를 신속히 달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백신접종 예방에만 의지하지 말고 사계절 상시 역학조사체계를 통하여 발병 초기 신속히 발병농가별 발병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후, 그에 따른 맞춤형 방역대책들을 펼쳐나감으로써 피해확산을 최소화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FMD와 같은 전염병뿐만 아니라 각종 양돈질병 발생에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생산성 위주의 생산시스템이 아닌 동물과 양돈가 및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배려하는 ‘동물복지형 양돈산업’이라고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한돈농가 입장에서는 각종 전염병과 질병에 대하여 연중 예방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돼지의 자가 면역력과 생산성을 극대화시켜주는 동물복지형 양돈 영양·환경관리체계를 체계적으로 접목시켜나가는 것은 선택요소가 아닌 필수요소라고 하겠다.

 

(1) 양돈농가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동물복지형 양돈사양 관리에 의하여 유전적인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주고 사육밀도, 영양과부족, 고온 및 저온스트레스 등을 최소화하여 자가면역력(natural immunity)을 극대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구제역(FMD) 백신접종에 의하여 항체형성을 유도하는 획득면역(acquired immunity)에만 지나치게 의지하지 말고, 계절별 환경·영양스트레스를 최소화하여 자연면역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동물복지형 축산’에 대한 노력을 병행해 나감으로써 고급육 비육기간 단축과 국내 양돈 FMD의 비백신청정화 시기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하겠다. 


즉, 돼지가 각종 질병과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비육기간을 단축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종빈돈의 지속적인 개량사업 참여를 통한 성적 향상 노력과 함께 생산성 향상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① 성장단계별 ‘적정 사육밀도’를 고려한 사양관리와 ② 성장단계별로 영양과부족이 없는 ‘적정 영양관리(MPT 등)’ 및 ③ 고온·저온스트레스와 같은 사육환경 스트레스들을 최소화시켜주기 위하여 돼지의 성장단계별 상한, 하한 임계온도를 반영한 ‘적정 시설사양관리’ 등을 일관성 있게 적용함으로써 돼지의 생산성과 각종 질병에 대한 자가 면역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동물복지형 양돈기술을 체계적으로 접목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또한, 가축과 농가 및 소비자, 3자 모두를 함께 배려하는 ‘지속가능한 동물복지형 양돈업’을 현장에 접목해나가는 것은 각국과의 FTA 개방 이후의 국내시장에서의 수입산 돼지고기와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한돈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적극적인 대처방안이라고 하겠다.

 

이상 언급한 동물복지형 양돈시스템은 양돈질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성장단계별 적정 사육환경 적용에 따른 생산성 증가 효과 및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안전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정부도 동물복지형 사양관리를 추구하는 선도형 한돈농가들이 신속히 신종 전염병과 각종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국제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수 있도록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본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필자(010-3313-1399, 031-516-6969, hks@mptkorea.co.kr)에게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월간 피그 2017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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