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 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20>
한은혜 2017-08-03 17:37:42

들어가며

 

지금도 국내외 유력 언론매체나 학술논문 등을 통해서 의료계 인사들이 식용동물이나 사람에 있어서 항균성물질의 사용량을 근거로 하여, 의료에 있어서의 약제내성균 문제 원인을 사람이 아니라 동물분야에서 인수공용 항생물질을 비롯한 항균성물질 남용이 주범인 것처럼 지적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항균성물질을 사용하면 약제내성균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은 많은 역학정보나 실험적으로도 증명되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재언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적정하고도 신중하게 사용된다면 약제내성균의 출현을 최대한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항균제의 유효성을 유지하고 약제내성균의 출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항균성물질의 사용현장에서의 오용이나 과잉사용을 어떻게 억제하는가에 그 문제의 해답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사람 의료분야에서는 항균성물질 적정사용추진 프로그램(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ASP)이 추진되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도 산업동물분야에서는 ASP가 제대로 소개되고 있지도 못한 처지여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부산 BEXCO에서 개최되는 ISAAR과 ICIC 2017 합동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ASP에 대한 소개가 이뤄질 것은 분명해 보이고, 이달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CODEX총회에서도 우리나라가 2020년까지 항생제내성 특별분과위원회 의장국인 만큼 ASP에 대한 비전을 앞장서서 선도해 나가야 하나, 실상은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지경에 이르고 있어 분발과 각성이 요망되고 있다.


대륙에서 떨어져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하다가 멸종위기를 맞은 갈라파고스제도에 빗댄 용어인 갈라파고스현상은 세계적인 기준을 외면한 채, 자신만의 기준을 고집하다 낭패를 겪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의료분야는 물론이고, 수의의료분야에서도 바이오필름과 항균성물질 저항성 및 저해제 개발에 대한 연구가 급물살을 타고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도 국내 수의임상분야에서는 바이오필름이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른 체,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물현상을 과거의 경험과 지식만을 가지고 해석하려는 초등학문 수준의 현상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본 주제와 관련된 최신의 동향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관련자료 1> 일본과 덴마크의 동물용 항균제 사용량 비교. 현재 우리나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이러한 통계자료를 지금까지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우리나라의 통계수치를 대조시켜서 비교할 수가 없는 상태이나, 일본보다는 항균제 사용량과 내성률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덴마크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One Health 차원에서 진행되는 항균성물질 내성균 대책 동향

 

항균성물질(Antimicrobials)이 동물에 사용될 때 장관 내 정상세균총과 병원균 중 내성세균이 선택적으로 살아남고 그 출현 빈도가 높아져서, 궁극적으로는 사람에게도 전이되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논리가 현재도 통용되고 있다. 비록 과학적으로는 그 당위성이 입증되고 있지는 않지만, 내성균의 출현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물, 사람 및 환경을 포함해서 지구 규모에서 내성균의 실태를 파악해서, 정확하게 평가하는 태세를 구축하는 개념인 One Health의 고려에 기초한 대책의 시행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인식하고 세계적인 대응을 세계 각국이 행하고 있다. 


현재, 동물과 사람의 거의 모든 병원체에 있어서 약제내성균의 출현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한 숙주에 감염을 일으키는 시중 감염형(Community-associated) 내성균의 증가가 문제 되고 있다.


시중 감염형 MRSA(메티실린 황색포도상구균)가 그 대표이며, 건강한 사람의 피부감염증 원인균으로써 외래에서 분리되고 있다. 사람의 MRSA가 개, 말, 고양이로 전파된다는 몇몇 보고가 있다. 숙주특이성으로 인해 지표 세균인 대장균과 장구균의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 것 같으나, 살모넬라와 캠필로박터의 사람에서 동물로의 전파는 가능하다.


사람의 하수가 살모넬라증의 중요한 전파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환경에 오염되고 야생동물에까지 전파되고 산업동물에게도 전달되어 다시 음식물에 오염되고 사람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사람에서 동물로 전파됐다는 근거가 충분치 않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기타, 기질특이성 확장형 베타-락타마제(ESBL)를 생산하는 장내세균과 세균이 건강인의 장관 상재균으로써 시중에 확산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구미에서는 2000년 이후 카바페넴 장내세균과 세균(CRE)의 증가가 보이고 있고, 2014년에 일본 최초로 CRE의 원내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CRE의 내성기전으로서는 카바페넴계 약제를 분해하는 효소, 특히 메탈로-배타-락타마제라고 불리는 효소의 생산이 중요하다. 그러나 메탈로-배타-락타마제 이외의 효소 생산에 의한 CRE도 보고되고 있어 그 검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카바페넴제에 대한 내성 장내세균과 세균(CRE)의 치료에 대해서 콜리스틴이 허가된 이후로는 이미 그 내성균이 출현하고 있다. 1950년에 발견된 콜리스틴은 신장 장애의 부작용이 있어 사람에서 사용되지 않았지만, 동물 등에서는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내성유전자의 선택이 일어나고 그 유전자가 사람의 병원체로까지 전달되고 있다.

 

 

바이오필름 형성균의 항균제 저항성 관련 최신 동향

 

세균은 항균성물질로부터 생존전략으로써 진화와 적응의 2가지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화는 약제내성유전자를 획득하는 것이나 약제 작용점의 변이 등 유전자변이를 하지 않는 항균제의 존재하에서도 증식하는 것이 가능한 현상이며, 감수성시험에 있어서는 높은 최소발육저자농도(MIC)를 나타낸다.


한편 적응은 세균이 여러 가지 환경변화를 인식해서, 유전자 발현의 변화에 의해 항균제 존재 하에 있어서도 사멸되지 않고 생존해, 항균제가 효과 없게 되면 빠르게 증식하는 것이 가능한 현상이다. 이 경우, MIC는 낮은 수치를 나타내도 최소 살균농도(MBC)는 높은 수치를 나타내 항균제 저항성이라고 불린다

 

 

이 현상은 페니실린 발견 16년 후인 1944년에 포도상구균(Staphylpcoccus aureus)에 있어서 고농도의 페니실린을 작용시켜도 사멸되지 않는 감염지속균(Persisters)이 존재하는 것이 Bigger에 의해 이미 보고되고 있다(관련자료 3). 이 항균제 저항성은 만성이나 난치성감염증의 원인으로써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 작용기전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분명한 점이 많이 남아 있다.  


바이오필름 형성균은 항균제에 대해서 저항성을 나타내면서 만성감염증이나 난치성 감염증의 원인이 되고 있어, 바이오필름 치료약의 개발에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바이오필름 형성 저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약제, 화합물 등이 그 활성을 지니는 것이 보고되고 있으나, 이미 형성된 바이오필름에 대해서 유효한 화합물의 보고는 그리 많지 않다.
바이오필름 형성균의 항균제 저항성 작용기전을 해명하는 것은 새로운 약제의 표적(Target)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고 이후로도 이 분야에 대한 검토가 기대되고 있다.


<관련자료 2> 세균의 생존전략과 바이오필름 관련성. 현재 선진국에서는 이 분야에 대해 연구를 집중해서 바이오필름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동향을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도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 있어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대조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오필름 형성유무와 감염지속세포의 관련성. 바이오필름연구회에서 학회로까지 발전되어 올해 쓰쿠바대학에서 제2회 바이오필름학회를 개최(본인이 국내에서는 단독참가)한 바 있고, 수의병원균에서도 바이오필름 연구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도 눈에 보이는 현상의 해석에만 치중하고 있어 각성이 요망된다.

 

맺으며

 

무지(無知)와 무식(無識)은 완전히 다르다. 무지는 지식이 없는 것이라 큰 문제가 아니며, 공부해서 채워 넣으면 그만이다. 반면 무식은 식견(識見)이 없다는 것으로 현상이면의 본질을 볼 줄 모르는 것이다.


무식한 상태가 되면 선진국에서 발간된 수준급의 양서를 제공해 주어도 행간의 의미를 살피지 못하다 보니, 스마트폰에 의존해서 단편적인 지식밖에는 얻지 못하는 상태를 면치 못하기 때문에 이것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내 도서관과 연구실에 갇혀 선진국의 일류 대학과 학계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입장에 있는 관련업계 인사들은 나름대로의 계획을 가지고 세계적인 기술의 변화와 산업정책의 흐름을 느껴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7년 8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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