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시설 문제들
한은혜 2017-11-03 18:50:37

 

일교차가 심한 가을철이다. 특히 돈사가 윈치로 되어있어서 수시로 윈치 관리를 해야 하는 농장은 참으로 곤욕스러운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윈치를 제때 못 올려 찬바람을 맞게 되면 금방 호흡기 질병이 발생하여 폐사로 이어지니 말이다.

 

 

일교차가 심한 경우 지역에 따라 15도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돼지의 경우 돈사 내 온도 편차가 8도 이상 날 경우, 폐 정화 능력이 감소되고 면역력이 저하되어 각종 호흡기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가을철 특성상 습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돼지는 일령과 돈사 상황에 따라 상대습도가 낮아지면서 호흡기 질병에 더 잘 걸린다. 필자의 집에는 어린아이가 있어 상대습도를 항상 체크하는데 생활 속에서 몸소 상대습도를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가 농장을 컨설팅하면서 환절기에 흔히 발생하는 사례를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사례 1
 
충남 예산에 소재한 모돈 200두 일괄농장이다. 비육사에서 갑작스럽게 기침하는 개체가 많아져 농장을 방문하였다.

 

 

필자가 돈사를 점검한 결과, <그림 3>과 같이 굴뚝 배기팬을 꺼놓고 개폐기가 고장이 났는데도 그냥 열어놓은 채로 두었으며, 다른 배기팬은 개폐기가 없는 것도 있었다.


배기팬 밑에 있으니 바람이 역으로 쳐들어왔다. 더군다나 배기구가 돼지 쪽이라서 피해가 더 심했던 것 같다.


이 농장처럼 처음에는 배기팬을 설치하였으나 시간이 지나 배기팬이 고장이 나서 그대로 방치하거나, 굴뚝 배기팬이 노후화되고 먼지가 끼어 정상보다 덜 돌아가는 상태에서 기온이 떨어져 최소환기로 돌 때, 바람이 들이닥쳐 역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굴뚝 배기팬을 비닐로 막고 윈치로 조절하면서 호흡기 질병이 많이 호전된 케이스이다.

 

사례 2

 

충남 천안 소재 모돈 150두 일괄농장이다. 육성사에서 기침하는 개체가 다발하여 방문하였다.

 

 

농장주 말에 따르면 최근 기온이 내려가고 찬바람이 불면서 기침이 심해졌다는 말을 듣고 PRDC 같은 소모성 질병보다는 시설을 점검하였다. 시설 점검 도중 농장주는 <그림 4>의 스크레이퍼 통로와 관련하여 혹시나 해서 이틀 전에 덮어놨다고 말했다.


그림 상으로 전체를 확인할 수 없지만, 돈사 내부가 콘슬라트 구조로 되어 있어 바람이 치고 들어올 경우 잠자리에 찬바람이 올라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혈청 검사 결과, 소모성 질환과 관련한 특별한 문제가 없었으며, 스크레이퍼 통로로 찬바람을 맞지 않은 개체부터 호흡기 증상은 없어졌다.

 

사례 3

 

경기도 용인 소재 모돈 2,000두 농장이다. 인큐베이터에서 자돈들이 기침을 많이 한다고 해서 농장을 방문하였다.


인큐베이터의 자돈들을 보니 기침이 심하고 위축이 진행되고 있었다. 배기팬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차 설정온도를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 바로 500Ø짜리 2차 팬이 설정온도에 상관없이 계속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2차 팬은 가변형이 아닌 ON·OFF 스위치로 수동 작동하게 되어 있었는데, 여름철 더울 때는 괜찮다가 최근 며칠 사이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최근 인사이동으로 인큐베이터 관리자까지 교체되어 정확한 시설 파악이 안 되고 있었던 것이다.


2차 팬을 끄고 적절한 항생제 처치로 빠르게 호전되었던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들처럼 통제한다고 하지만 통제되지 않은 것들이 우리 농장에 많이 있을 수 있다. 점점 깊어지는 가을철, 농장의 세세한 것부터 귀를 기울여서 작은 불씨가 커지기 전에 미리 끌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하자.

 

<워간 피그 2017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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