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가축 사육관리에 필요한 항바이러스 및 항균제
한은혜 2018-02-05 18:52:29

 

서론

 

겨울은 혹독한 추운 기후를 가지고 있지만 추위를 이겨내고 생명을 지키는 신비로운 계절이다. 옛 선비들은 추운 겨울이 되면 난로회(煖爐會)라는 모임을 즐겼는데, 벗들을 불러 모아 화로에 솥뚜껑을 올려놓고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난로회 또는 철립위(鐵笠圍)라고 불렀다고 한다.


겨울은 다가올 봄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계절이며, 더 높이 더 멀리 뛰기 위해 도약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하지만 가축 사육농가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계절이다.


기온저하로 인해 급수라인이 동파되거나 많은 눈으로 인해 축사에 피해를 입을 뿐만 아니라 보온을 위한 경제비용이 증가되며, 가축이 체온 유지를 위한 열 생산으로 사료효율이 감소된다. 특히, 추위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감소되어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고,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해 AI(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및 호흡기 등의 전염병이 만연하게 발생된다.


겨울철에 발생되는 가축 질병은 주로 바이러스 및 세균에 의한 전염성 질병으로 2010~2011년에는 구제역으로 인해 소·돼지 33만6천여마리가 살처분되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되었다. 또한 겨울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AI로 인해 많은 오리, 양계, 육계 농가들이 매년 근심과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이밖에도 바이러스 및 세균성 설사나 호흡기 질환으로 가축 폐사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가축질병 치료 및 예방에 대한 필요성이 중요시되고 있다.


가축의 생리 및 영양학적 상태가 양호하고 면역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한계점은 존재한다. 사양관리를 통해 질병 및 전염병 발생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대한 질병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양관리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고 차단방역 또는 백신을 이용하여 바이러스 및 세균에 대한 침입을 방지하고 체내 항체를 생성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적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차단방역의 경우도 번거로움으로 인해 모양새만 차려놓은 농가들이 많고 공기, 해충, 야생동물 및 사료로부터 전염되는 바이러스 및 세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백신의 경우 역시 대부분 수입품이기 때문에 경제성에 영향을 미치며 예방률도 질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백신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활성이 매우 떨어지며, 백신 접종시 가축이 받는 스트레스와 노동력은 농가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항바이러스 및 항균 관련 천연 효소제들에 대한 연구가 중요시되고 있다.

 

본론

 

생명체를 유지시키는 수많은 생화학 반응들은 거의 모두가 효소(enzyme)에 의해 이루어진다. 체내에서의 에너지, 단백질, 지방 및 기타물질의 분해와 합성과정에서도 효소들이 작용된다.


효소는 구형의 단백질 분자로 활성부위를 가지고 있다. 이 활성부위는 효소에 의한 촉매반응하는 동안 기질과 결합한다. 효소는 특정한 기질하고만 결합하여 반응을 촉매하는데, 이러한 효소의 성질을 기질특이성이라 한다.


효소의 기질특이성은 효소 활성부위의 모양과 기질 분자의 모양에 의해 결정된다. 이것은 효소와 기질이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효소나 항균성 단백질은 병원균에 대항하기 위한 원시적인 형태의 방어 시스템으로도 작용하며, 지금까지의 생각과는 달리 항균성 단백질 및 효소들이 포유류의 방어 시스템에서 훨씬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보고되고 있다.


한 연구결과, 인간의 소장 내에서 분비되는 디펜신이라는 물질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쥐에게도 생산되도록 한 후 살모넬라균을 급여하였더니 죽지 않고 생존하였다. 이는 항균성 단백질이나 효소들이 살모넬라균을 억제시키며 인간에게도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이같은 결과는 체내 방어를 증대시키기 위해서 특정 세포 및 조직에서의 항균 단백질이나 효소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치료법이 새롭게 개발될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다. 현재 축산 분야에서는 천연 항바이러스 및 항균 효소제인 리보뉴클레아제(ribonuclease) 2와 라이소자임에 대한 연구 및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수많은 전염성 호흡기 질병 및 설사 등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들은 주로 RNA유전자로 구성되어있다. 리보뉴클레아제 2는 RNA 분해효소로서 1933년 Gordon에 의해 존재가 처음 알려졌으며, 1979년 Durack 등에 의해 인간의 호산 백혈구로부터 분리 정제되었다.


리보뉴클레아제 2는 리보뉴클레아제 A 타입의 리보뉴클레아제로 RNA 분해활성이 있다. 바이러스 감염 혹은 사이토카인 등 자극을 받을 경우 호산 백혈구에서 분비되어 항바이러스 작용을 수행한다.


현재까지 제시된 리보뉴클레아제 2의 항바이러스 작용 메커니즘은 리보뉴클레아제 2가 바이러스 외피에 결합한 후 외피를 뚫고 들어가 바이러스 유전자인 RNA를 분해함으로써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하거나, 바이러스 외피에 결합하여 바이러스와 함께 숙주 세포 안으로 들어간 후 숙주세포 안에서 바이러스 RNA를 분해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것 등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리보뉴클레아제 2는 구제역 바이러스 및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포함해 로타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양한 RNA 바이러스에 우수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서는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송아지에게 일정량을 경구 투여한 결과, 6두 중 5두에서 항원 반응이 음성으로 나타나 리보뉴클레아제 2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라이소자임은 “세균을 녹이는 효소”라는 뜻으로 점액(콧물, 눈물 등), 우유, 계란 흰자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라이소자임은 1921년 알레산터 플레밍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그람 양성 및 음성균에 대해 광범위하고 높은 효과의 살균, 무잔류, 무오염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라이소자임은 13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안정성과 효능 때문에 음식료, 축산 및 의약 분야에서 항생제 대용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와인의 청정제나 미생물에 의한 치즈의 변패를 방지하는데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살모넬라균, 브루셀라균, 이질균,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에 활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라이소자임의 주된 기능은 첫째, 항박테리아 작용으로 박테리아 세포벽의 주요 구성 성분인 펩티도글리칸층을 분해하거나 라이소자임 분해 산물이 항체(면역글로블린 A) 분비를 촉진시키고,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박테리아를 사멸시킨다.


둘째, 항바이러스 작용으로 라이소자임의 양전하를 띤 아미노산들이 바이러스에 결합하여 바이러스의 활동성을 방해함으로써 항바이러스 활성을 나타낸다.


셋째, 항염증 작용으로 라이소자임이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음전하를 띤 물질들과 결합함으로써 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라이소자임은 살모넬라에 대한 증식 억제 및 항균 활성이 뛰어나며, 쥐의 살모넬라증 치료 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항바이러스와 항균제의 이용은 겨울철 가축의 사육에 있어 가축의 질병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양관리 및 경영관리 차원에서 상당히 효율적이 방법이 될 것이다.

 

결론
 
가축에게 발병되는 전염성 및 비전염성 질병들은 겨울철 면역력이 약한 시기에 발생하기 쉬우며, 가축 사육농가에 많은 피해를 입힌다. 지금도 구제역 및 AI 등의 전염병으로 살처분되는 가축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농가와 살아있는 생명을 처분하는 관계자들은 금전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피해를 받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옛 속담에 “겨울이 지나지 않고 봄이 오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일은 순서가 있어 급하다고 억지로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국내 축산은 현재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는 시점이다. 앞으로 리보뉴클레아제 2 및 라이소자임을 포함하여 다양한 천연 효소제 및 항균 단백질 관련 제품개발이 속히 이루어지고 대량 생산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이 결국 우리 축산을 화창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게 할 것이며, 결국 그 다음 겨울이 오는 것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월간 피그 2018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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