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모돈: 사료섭취량을 점검하자!
한은혜 2018-02-04 16:33:26

 

1. 머리말

 

최근 국내 양돈농가들은 다산모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다산모돈(hyperprolific sow)이란 새끼를 많이 낳는 모돈을 말하는데,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네덜란드나 덴마크에서는 PSY가 32두 이상인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통상적으로 25두 이상이면 다산모돈이라 한다(대한한돈협회, 2017). 실제 유럽과 국내 PSY는 8~10두 정도 차이가 나며, 국내 농가에서도 상위 10%와 하위 10%의 PSY는 7.1두 차이가 난다(한돈팜스, 2017). 국내에도 다산모돈이 어느 정도 교체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생산성 차이가 큰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같은 다산모돈을 공급받는데도 번식성적에서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필자는 그 이유 중 하나로 다산모돈에 대한 사양관리 기술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료급여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싶다. 모돈에 대한 사료섭취량은 모돈의 생산성과 직결되는 체평점을 관리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다산모돈은 후보돈부터 임신기 및 비유기 전반에 걸쳐 사양관리와 사료급여체계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본고에서는 지면관계상 임신기와 비유기 사료급여에 대해 놓치기 쉬운 내용 몇 가지만 언급하기로 하겠다.

 

2. 임신말기 사료증량 급여효과는?
 
다산모돈은 분명히 산자수가 증가하였다. 그런데 <표 1>을 보면, 문제는 산자수가 증가하면서 생시체중이 감소한다는 것이다(Quinou 등, 2002).


생시체중은 이유체중이나 출하일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임신말기에 사료를 증량급여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효과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Shelton 등, 2009).


<표 2>는 Marcio 등(2015)이 정리한 자료인데, 임신말기에 평균 1.24kg을 증량급여했을 때 생시체중 변화를 제시한 것이다. 실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개의 실험평균에서 28g/두 정도 증가되었다.


실험별로 분석해 볼 필요는 있으나 증량이 꼭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것은 임신돈의 몸 상태, 산차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증량급여 시 단순 사료비 상승이나 에너지는 필요할지라도 아미노산을 비롯한 다른 영양소는 추가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임신말기에는 태아의 급격한 성장과 모돈의 비유관련 조직이 발달하는 시기로서 영양소 요구량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임신말기 증량급여로 임신돈이 과비되어 분만 후 성적이 나빠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3. 비유기 사료섭취량은 적절한가?

 

비유기 사양관리 핵심은 모돈의 체중감소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비유기의 체중감소는 초산돈이 경산돈에 비하여 높은 경향이 있지만(Shelton, 2009), 적절한 사양관리와 사료섭취량으로 체중감소를 최소화해야 한다. 


<표 3>은 비유기 사료섭취량을 계산한 것으로 포유두수 11두를 기준으로 4주 포유기간에 이유체중 8kg 목표일 경우, 포유기 1일 사료섭취량이 6.65∼7.43kg이 된다(Close와 Cole, 2000). 사료는 가소화에너지 기준으로 3,400kcal/kg인데, 만약 급여하는 사료가 에너지 수준이 다르다면 가감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유기 전 기간에서 1일 사료섭취량이 6kg 이상이 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것을 주간단위로 환산하면 1주차 4.1kg, 2주차 6.4kg, 3주차 7.8kg, 4주차 8.4kg이 되는데 과연 이 많은 양의 사료를 모돈이 섭취하도록 하느냐이다. 만약 사료섭취량이 저조하면 체중감소폭이 커서 다음 산차에서 번식성적이 나빠지게 된다.

 

 

 

4. 다산모돈 사료섭취량 최적화 방안

 

<표 4>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각 회사별 모돈에 대한 권장 사료급여 기준 및 등지방두께이다. 모돈의 단계별 사료급여량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농장에서 이렇게 시행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농장의 번식성적을 보면 그 농장의 사료급여프로그램을 포함한 사양관리 기술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번식성적이 나쁜 농장이 많으니 매뉴얼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참고로 다산모돈의 사료급여량을 최적화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사항 몇 가지를 제시해 보기로 하겠다.

 

 

1) 모돈 체형관리는 체평점이 아닌 등지방두께로 해야 한다


현대 다산모돈의 가장 큰 변화는 등지방이 얇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기존의 체평점(BCS)으로는 체형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그림 1>에서 Young 등(2001)의 체평점과 등지방두께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상관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R2= 0.1875). 그래서 필히 등지방두께 측정을 통한 체형관리를 해야만 한다.
 

 

2) 분만사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양돈장들이 놓치는 부분 중 가장 큰 것은 분만사 온도관리이다. 분만사는 모돈을 위한 공간이다. 그러므로 분만사 온도는 철저히 모돈에게 맞추어서 관리해야 한다. 분만사 권장온도는 18~20℃인데,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온도가 상승하면 사료섭취량이 현저히 떨어진다(SUS, 2010).


포유자돈의 적정온도는 모돈에 비해 높은데 별도의 보온시설로 조치해야 한다. 분만사에 들어가 보면 더위를 느낄 정도로 높게 온도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돈이 위에서 제시한 사료량을 섭취하기는 곤란하다.
 

 

3) 사료급여량보다 섭취량이 중요하다


모돈 관리자는 정량을 급여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돈의 체중관리가 안 된다면 급여량에 비해 섭취량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즉, 사료허실량이 많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제 분만사에서 발생하는 사료허실량은 필자의 경험으로 10∼30% 정도이다(그림 2). 따라서 관리자는 사료허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거나 안된다면 사료허실을 정확하게 계산하여 급여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4) 사료 급여횟수를 늘려야 한다


다산모돈은 하루에 6~8kg도 사료를 섭취해야 생산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농장에서 기존 모돈관리 방식인 1일 2~3회 급여로 한다면 다산모돈의 권장 사료섭취량은 불가능하다. <표 6>과 같이 급여횟수를 증가시켜 사료섭취량을 증가시켜야 한다(Kay, 2015).

 

5. 맺는말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산모돈의 사료급여체계 및 사양관리는 산자수가 낮은 모돈과 달리해야 한다. 또한 등지방두께 기준으로 사료섭취량을 조절하되 포유기에는 위에서 제시한 에너지요구량 기준으로 계산하여 적정 사료섭취량을 섭취시켜야 한다. 비유기의 사료섭취량은 차기산차 번식 성적에 매우 중요하므로 사료허실과 사료 급여횟수를 조정하여 사료섭취량을 최적화해야 한다.


다산모돈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료급여량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기도 하지만 보다 과학적인 사양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그래서 모돈관리는 과학(science)을 넘어 예술(art)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월간 피그 2018년 3월 호>

<월간 피그 2018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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