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성적 개선을 위한 종부사 제안
한은혜 2018-02-05 17:08:48

 

2010년 구제역 발생 이후 급격히 늘어났던 수입 종돈이 최근 들어 다시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년 1,300두 내외로 수입되던 종돈두수가 2016년부터 급격히 늘어나, 2017년에는 4,000두가 넘어섰다. 구제역으로 인해 역대 최대 종돈 수입량을 기록했던 2011년 이후 최대수치로써 양돈 선진국의 높은 유전력을 도입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이렇듯 최근 들어 종돈수입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유전력을 보유한 F1생산을 통해 농장의 번식성적을 빠른 시일 내 높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종돈장의 경우도 많은 두수의 수입을 통해 자체 판매 F1의 유전력을 급격히 높인 것이 사실이고, 일반 대형 비육농장의 경우도 종돈을 수입하여 F1을 생산, 기존 모돈 돈군을 대체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농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농장에서 번식돈의 생산성 부분에서 종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이유는 사양관리의 뒷받침이나 변화 없이 돼지의 유전력에만 너무 의존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유럽의 양돈 선진국과 비교하여 번식성적 부분에 있어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수태율과 산자수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종부 실력이 유럽의 타 선진국에 비해서 과연 뒤처지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필자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덴마크 및 프랑스 등 95%의 수태율 성적을 보이는 농장들의 공통된 특징은 원칙에 입각한 종부 프로그램과 종부사(Mating Room)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장을 보면,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종부사에서 웅돈을 함께 사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종부 후 돼지의 이동에 있어서도 원칙이 없다. 심지어 이유모돈의 바로 옆 스톨에 웅돈을 사육하는 경우도 있으며, 종부 후 임신 모돈의 이동도 종부 후 즉시 이동하는 농장이 있는 반면, 1주일 후 이동, 28일 후 이동 등 농장의 사정에 맞추어 가지각색인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종부사의 운영 및 관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원칙)을 제시하고 농장의 번식성적 향상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1. 종부사와 웅돈사의 분리 사육



가장 기본적인 사양관리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장에서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 강발정을 유도하고 배란수를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웅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농장의 현실을 보면 종부사 내에서 웅돈을 사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웅돈 접촉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 웅돈사를 종부사와 완전히 분리하고, 웅돈을 종부사로 이동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농장의 번식성적 개선의 최우선 과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종부사 운영 방법

 

- 종부 대기 모돈의 앞쪽에 웅돈 통로를 확보하고, 그 통로에 모돈 5두 기준 칸막이를 설치하여, 모돈의 발정확인 및 종부 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 웅돈을 모돈과 완전히 분리하여 사육하는 환경의 경우, 웅돈을 모돈의 앞쪽에서 접촉하는 방법(Mouth to Mouth)만으로도 강한 발정을 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배란수를 증가시켜 결국 산자수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종부사의 경우, 위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스톨과 스톨 사이의 중앙 통로를 군사돈방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군사돈방이 부족한 농장의 경우 효과적인 종부사 운영 방법이 될 것이다.


- 충분한 종부사의 스톨 확보(6주 분량)로 임신 확인(28일령) 후 임신사로 이동할 수 있도록 농장의 시설적인 운영 계획 및 조정,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 즉, 종부대기 1주 분량, 임신확인 4주 분량 이외에, 후보돈 및 장기체류돈(사고모돈) 1주 분량으로 총 6주 분량의 스톨공간을 활용하여 종부사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설적인 보완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신축 농장의 경우에는 이러한 사항을 고려하여 설계에 반영하길 추천한다.


-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 농장의 경우 이러한 현실을 알면서도 적용하기가 힘들거나 불가능한 농장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농장의 경우, 최소한 웅돈을 종부대기돈이 체류하는 공간에서 최대한 먼 곳, 특히 임신중기나 말기 모돈이 사육되는 스톨 쪽에서 사육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별도의 중/후기 임신사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 종부 후 모돈의 이동에 있어서도 임신이 확인된 이후 모돈을 이동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관리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 또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적용이 어려운 농장이 많을 것이다. 부득불 종부 후 모돈을 이동해야 하는 농장의 경우, 임신사로 이동 후 종부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 또한 불가능할 경우 최종 종부 후 48~72시간 사이에 이동해야 하며, 이동시 3~5두 내외로 모돈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배아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3. 종부사의 시설 운영 및 제안

 

- 농장의 목표 종부두수에 맞추어 스톨을 준비해야 한다. 종부사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6주 분량의 스톨을 갖추기를 추천하며, 군사돈방까지 확보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임신돈 4주+이유모돈 1주+후보돈 및 재발돈 1주+군사돈방).


- 모돈 5두 기준, 모돈 앞쪽 웅돈의 통로에 칸막이를 설치하여 웅돈의 접촉 모돈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웅돈도 1두를 사용하기보다는 2두를 사용하여 강발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웅돈의 이동 동선
#: 스톨 간 칸막이(웅돈 이동 제한)

 

과거 2000년대 초반, PCV2 및 PRRS로 인해 폐사문제가 심했던 당시, 외부로부터의 질병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보돈사를 갖추도록 하고, 후보돈의 격리/순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던 경험이 있는 필자로서 현재를 보면, 후보돈사는 이제 보편화되었고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농장에서 필수적인 사육시설이 되었다.


이제는 종부사가 과거의 후보돈사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농장 번식성적의 핵심인 수태율 및 산자수의 증가에 있어 종부사의 철저한 관리 및 운영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바, 향후 종부사가 농장의 번식성적을 결정짓는 핵심시설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와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천하제일 지역부장과 함께 상의하시기 바란다.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일부 리모델링을 해서라도 종부사를 체계적으로 갖추고 유럽과 같이 95% 이상의 수태율에 도전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월간 피그 2018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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