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을 황폐화시키는 PED를 막자!
한은혜 2018-03-02 18:42:10

 

PED가 유행하게 된 배경


거의 전국적으로 PED(유행성설사)가 발생하는 양상이다. 2014년 겨울부터 문제가 되었던 구제역 때문에 3년 넘게 농장마다 차단방역에 집중했었다. 후보돈 도입도 제한하고, 소독도 열심히 하고, 구제역 백신접종도 강화했다. 그러다 보니 농장별로 다양한 전염병 발생이 대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PED 발생건수도 거의 없었다. 대다수의 농장들이 PED 백신접종 필요성을 잊고 있었다.


구제역이 종식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후보돈 입식이 활발해졌다. 새로 시작하는 번식돈농장수도 늘어나고, 모돈 사육규모도 커졌다. 돈군 산차구성에서 저산차 비율이 커졌다.


구제역 발생시기에 비해 소독 강도는 줄어들었다. 일단 PED 바이러스가 출현하기만 하면 대유행의 요건이 갖춰진 상황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2017년 한여름에도 간간히 PED가 터졌지만 이전에 발병이 있었던 농장에서 다시 재발하는 상재형 PED가 대부분이었다. 상재형 PED는 과거 발병했을 때에 증상을 보였던 돼지에서 배설된 바이러스가 농장 내 여기저기서 생존해 있다가 면역수준이 낮은 초산돈을 위주로 감염되어 신생자돈에게 발병하는 형태이다.


상재형은 경제적 손실로 볼 때 유행형에 비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초산돈 사고율이 증가하면서 남기는 후유증이 대단하기 때문에 농장 성적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PED 발생시 피해 정도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농장에서 발생한 유행형 PED는 가히 돈군 상황을 황폐화시킨다. PED는 단순한 신생자돈 설사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신돈도, 분만한 모돈도 설사를 하고, 열이 오르며, 젖이 마른다. 1주령 이내의 신생자돈은 설사와 탈수로 거의 100% 죽는다. 2주령 자돈의 사고율은 50% 정도에 달한다. 대책을 잘 세워도 3주~5주분 생산자돈이 사라지는 피해를 준다.


1~2주령 자돈을 포육하고 있던 분만모돈은 정상적인 비유와 이유과정을 거칠 수 없게 되면서 번식관련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발정장애가 기다린다. 무발정을 보이거나 미약발정 모돈 비율이 증가한다. 어렵게 수정을 시켰다 해도 수태율이 떨어지고, 산자수도 불량하다.


게다가 분만사로 가서 다음 산차 새끼를 낳은 후에 젖을 내는 능력이 30% 정도는 낮아진다. 그 모돈에서 이유된 자돈의 이유체중은 불량하다. 당연히 모돈 도태율은 증가하고, 번식성적은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PED 발생의 후유증


설사와 탈수증상을 겪고 살아남은 포유자돈이나 자돈사에 있던 어린 돼지도 소장 부위 융모에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영양소 흡수능력이 불량해지므로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한다. 소화기관에 존재하는 면역기관도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므로 PED를 겪은 돼지는 육성·비육 구간에서 호흡기질병 등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감염이 용이해진다.


비육돈 출하일령이 지연되다보니 돈사회전율이 불량해진다. 밀사경향이 있는 농장이라면 돈군 흐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올인/올아웃을 못하게 되는 수도 있고, 빈 돈사 수세소독기간이 짧아진다. 돈사 내 병원체 축적이 심화되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호흡기질병이 심각해지는 악순환을 흔히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ED가 단순한 신생자돈 설사병이 아니고 번식성적을 붕괴시키고, 비육돈 성장불량과 사료효율 저하, 도체등급 불량을 유발하는 소모성 4P 질병으로 분류한다. 겨울철 발생한 PED의 충격은 고돈가 시기인 5~8월에 출하할 돼지가 없거나 줄어든다는데 있다. 같은 모돈 규모인데, 출하두수가 많은 옆 농장 출하성적을 듣기라도 하면 참담해진다. 한 겨울 PED 예방이 더욱 중요한 이유가 된다.

 

PED 백신효능 개선


PED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보면, 과거에 PED 백신접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접종한 농장과 큰 차이가 없이 피해를 본 경험 때문에 백신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2~3년간의 임상경험을 볼 때, PED 사독백신의 접종효과는 매우 높은 상태이다. 후보돈시기에 기본적으로 2회 접종하고, 분만 전 모돈에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 농장의 경우에는 비록 발병했다 해도 그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PED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지속되었고, 백신제조 기술도 많은 발전이 있어 왔다. 최근 유행했던 바이러스로 백신을 만들어 야외바이러스와 상동성이 높아지면서 효과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 경험했던 PED 백신효능의 나쁜 기억 때문에 접종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PED 전파 차단


백신접종과 더불어 차단방역 강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차단방역의 핵심은 감염경력이 있는 돼지 입식, 발병돈을 실어 나른 돼지 수송차량, 바이러스에 오염된 분뇨 수송차량과 발병농장을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고 소독을 강화하는 것에 있다.


최근 발병 농장사례를 들여다보면 위탁장에서 PED 발생건수가 많았다. 예년 겨울에 비해 엄청 추웠다. 위탁장을 출입하는 차량 소독이 어려워지면서 PED 전파가 늘어났다.


위탁장을 출입하는 차량은 대부분 출하차량이다. 도축장에 출입한 출하차량도 바이러스 전파자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양돈밀집지역이라면 먼저 발병한 농장에서 발생사실을 신속하게 지역 내 농장에 알려야 한다. 인공감염은 전문수의사에게 상담하여 진행하고, 인접농장으로 전파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날짐승, 들짐승, 해충들이 전파시킬 수 있으므로 감염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감염원은 매몰, 소각, 소독해야 한다.


어떤 시·군의 경우에는 한돈협회 지부 등을 통해 자기 농장의 PED 발생 사실을 알려 차단방역을 강화하도록 하는 사례도 있다. 매우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식을 들은 사료업체, 약품업체, 기자재업체, 수의사 등 농장출입자들이 전파차단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PED바이러스 특성과 효과적인 소독


PED바이러스의 특성을 알면 PED를 예방할 수 있고, 발병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 돼지 체온 정도인 37도에서는 pH6.5~7.5 범위 내에서 생존가능하고, 4도 환경이라면 pH5~9 범위 내에서 생존할 수 있다.


분만사 소독시에 가성소다 2%액을 살포하고, 세척한 후 생석회 도포를 실시한다. 그리고 완벽하게 건조시킨 다음 분만예정돈 입식을 하면 훌륭한 소독프로그램이 된다.


분만사 입실 전 모돈의 돈체 세척과 소독도 중요하다. 돈체 세척시에는 PED바이러스 사멸에 유효한 소독제를 선택하면 된다. PED바이러스는 강산과 강알칼리에 약한 특성이 있다.
농장출입차량은 완벽한 세차를 통해 바퀴와 차량하부에 바이러스가 오염된 유기물이 붙어 있어서는 안 된다. 유기물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는 단순한 소독만으로 죽일 수 없다. 농장진입 도로에 생석회를 살포하고, 정문에서 소독약을 분무하고, 최소 10분 정도 소독약 반응시간을 주고 난 후 진입하도록 한다.


감수성 있는 돼지가 PED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1~4일간의 잠복기를 갖는다. 신생자돈에서는 12~36시간 정도로 잠복기가 짧다. 임상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후 6~35일간 감염기간이 지속된다.


감염돈이 배설한 바이러스는 분만사, 자돈사 피트 환경에서 3개월 정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피트청소 소독이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

 

초발생 농장에서 실시하는 인공감염


초발생 농장에서는 감염돈의 분변이나 장 적출물을 먹이는 피드백 감염 방법이 유효하다. 발병자돈의 소장 및 결장 부위를 적출하여 모돈군을 감염시키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PRRS바이러스 등의 전파기회가 될 수 있고, 어떤 경우 냄새 때문에 모돈이 먹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설사를 보인지 12시간 이내의 자돈을 희생시켜 장 적출을 하고, 피드백을 해야 고수준의 바이러스 농도로 감염시킬 때 인공감염 효과가 높아진다. 위를 제외한 소장과 대장부위를 감염재료로 쓰면 된다. 상용화된 인공감염용 패드를 깔고 배설된 바이러스를 받아서 감염시키는 방법도 있다.

 

백신접종 또는 인공감염 돈군에서 유효한 PED 대책


백신접종한 농장이나 인공감염을 실시한 경험이 있는 농장에서 PED가 발생한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첫째, 분만사에 공급되는 물에 음수소독제를 톤당 1리터 비율로 섞는다. 모돈의 타액과 콧물에 들어있는 PED바이러스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둘째, 포유돈사료에 살바이러스성 에센셜오일과 코팅 유기산이 포함된 제제를 톤당 1.5kg 비율로 배합 급여하여 분변으로 배설되는 바이러스량을 줄여준다.


백신접종, 인공감염에 의한 항체수준이 난거나 고르지 못한 돈군에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매우 우수한 예방효과를 발휘하였다.

 

 

PED를 일과성 설사병으로 여기는 농장이 있다. 단순히 그렇지가 않다. 남기는 후유증이 크다. 농장을 황폐화시키는 소모성 질환임을 명심해야 한다.

 

<월간 피그 2018년 3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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