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28>
한은혜 2018-04-02 18:31:04

 

들어가며

 

현재 국내에서 발간된 동물영양학이나 생균제 관련 서적의 내용은 예전에 통용되던 기초적인 것이 대부분이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신(新)이론과 논리에 대한 내용은 발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현장에서 양돈농가들이 실제로 체험하거나 궁금해하는 부분에 있어서 과학적 증거를 수반하여 기술된 전문서적의 내용이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지금도 과거의 지식이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지식을 사용해서 영업행위를 하는 것을 허다하게 볼 수 있다.


일부 임상수의사들은 자신들이 현장에서 체험한 것을 기술하는데는 익숙하나, 과학적 근거를 수반한 논리제시에는 약하고, 반대로 연구논문을 쓰기 위해 시험에만 열중하는 관계자들은 현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해서 통섭적 수준으로 고찰하지 못하니, 생균제(Probiotics)나 장내세균총(Microbiota)과 관련된 세계적인 학술논문지에서는 국내 동물영양학 전공자들의 논문을 발견하기 힘든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일본 생균제학회나 장내미생물학회 등에 실제로 참가해서 발표내용의 수준을 비교해보면 왜 일본이 생균제 제품이나 과학적인 수준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쉽게 체험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생균제와 더불어 최근 들어서 축산업계에서도 그 적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사균제(Heat-killed cells of enterococcus faecalis)와 관련된 최신의 내용을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이해를 돕고자 한다.

생균제와 사균제의 동향

 

1. 생균제(Probiotics)

 

생균제(Probiotics)는 사람 또는 동물에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개선시켜 숙주에게 유익한 작용을 하는 미생물 및 성분으로 정의되고 있다. 생균제로 사용되고 있는 미생물로는 유산균, 고초균, 낙산균, 효모 등이 있다.


숙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생균제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는 숙주에 대한 안전성, 내산성 및 내담즙산성을 보유하여 장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 장내에 정착할 수 있는 능력, 항균물질을 생성하여 병원성 세균을 억제하는 능력, 면역활성 효능, 제조과정에서의 손쉬운 대량생산 및 유통기간 내에서의 생존성 등이 있다.


추가적으로 가축용 생균제의 경우에는 성장률 및 사료효율 개선, 소화율 개선으로 인한 영양소 흡수의 용이, 그리고 축산 환경의 악취개선 효과 및 유해균에 대한 정족수 인식(Quorum Sensing, QS)의 우위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와 항균성물질에 대한 내성전이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한 과학적 증거제시 등이 추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 작용기전


○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제안된 몇 가지 생균제의 기전은 경쟁적 배타, 영양분의 경쟁 및 영양반응의 자극 등이 있다. 병원성 미생물과 그들 숙주사이의 상호작용은 필요 영양소에 대한 경쟁을 포함하여 그들의 생존 전략에 의해서 결정된다.


숙주는 병원미생물, 기회성 미생물 및 유익한 미생물의 생태계로서 모든 장내 미생물 사이의 영양소의 평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치료법으로 병원성 세균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감염 부위에서 제거시킬 수 있고, 숙주의 반응과 유익균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생균제는 장소 사용자, 영양소 제공자, 면역 자극자로 이용될 수 있다.


○ 생균제에 속하는 균주의 종류가 다양하고 균주의 종이나 계통에 따라서 작용기전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기전은 첫째, 투여된 생균제가 장내에서 군락화해서 병원균의 활성과 성장, 장상피세포와의 접촉 등을 방해하는 것이며 둘째, 장상피세포나 점막 면역세포와의 관계를 통해서 숙주의 면역기능을 조절하거나 항진하고 장벽기능(Barrier function)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생균제의 균주 자체가 장상피세포나 면역세포의 수용체를 통해 인식이 되거나, 균주에서 분비된 효소나 단백질들을 통해서 세포 신호전달 과정을 변화시키는 것이 알려짐으로써 확인되었다. 생균제의 작용기전에 대해서는 Marco 등(2006)의 총설논문이 발표되고 있으며, 이를 요약한 <그림 1>은 생균제 효능을 갖는 세균이 숙주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효과분자들의 상호작용 기전을 모형으로 설명한 것이다.

 

 

○ 생균제 제품 중 균주의 생존력과 장관 통과 중 생존력은 제품 자체의 품질과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 따라서 최근에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분야는 생균자체를 선택적으로 선별 분리할 수 있는 방법, 생균과 사균을 구별하는 방법, 배지조성과 생균의 정확한 분류 동정에 관한 것이다.


아직도 생균제 및 주변 미생물의 분리와 계수는 전통적인 표면배양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방법으로는 세균의 일부만 배양될 수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미생물 집단을 확인할 수 없다. 생균제와 다른 미생물 집단사이의 상호작용은 유세포분석 기법(Flow cytometry), DGGE 및 PCR법의 출현으로 쉽게 분석할 수 있다.


한편 질병에 대한 세균의 저항성은 플라스미드(Plasmid)나 접합을 통해 유전물질이 다른 균주나 균종에 이전될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조작 미생물을 자연계에서 사용할 때는 각별한 주위가 요구되며, 유전자조작 생균제의 시험은 생물학적 안전성을 고려하여 철저히 수행되어야 한다.


○ 위 장관 내에서 생균제의 직접적인 효과는 여러 가지 형태의 설사 예방 및 치료를 비롯해서 IgA와 같은 면역글로블린(Immunoglobulin)의 상향조절, 염증성 사아토카인(Cytokine)의 하향조절, 장 장벽 기능의 촉진 등이 잘 기술되어 있으며, 생균제의 간접적인 효과는 아토피성 질병, 면역조절, 질 감염, 호흡기 및 구강 감염 등 여러 가지 인체 질환에 대한 기전과 효능이 밝혀지고 있다.


생균제의 작용기전은 집락형성 방해와 면역조절과 관련된다. 유산균은 유기산, 과산화수소, 탄산가스, diacety1, 저분자 항미생물성 물질 박테리오신(Bacteriocin) 및 부착 억제물질과 같은 여러 가지 항미생물 성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들은 장관 내 미생물은 물론 구강 미생물이나 질 미생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2. 사균제(Heat-killed cells of enterococcus faecalis)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은 수지상세포(DC), 대식세포(MΦ), T림파구 등을 활성화시켜 병원미생물 등에 의해 유발된 염증사이토카인(TNF-α, IL-6 등)의 생산을 억제 및 항염증성 싸이토카인 IL-10의 생산을 유도하여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면역세포들을 병원미생물 감염을 억제할 수 있도록 자연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고, IgG의 생산 증가와 함께 IgE의 생산을 억제한다. 이렇게 함으로 병원미생물의 감염, 그 외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반응을 제어하고 더 나아가서는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유산균은 위와 장을 거치면서 위산과 담즙 등의 영향으로 상당한 양이 사멸하게 된다. 살아서 장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장에 정착하는 유산균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살아 있는 유산균이 장속에 투입되어 효과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어렵다면, 장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유익균의 활동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에는 생균뿐만 아니라 사균의 생리활성을 대상으로 한 유산균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균은 피상적으로 혹은 유산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유산균 균체성분으로써 열처리된 유산균 사균체이다.


유산균을 가열 처리하면 산이나 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보관할 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은 양으로 많은 수의 유산균 사관체를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경우 사균 원료는 배앙한 유산균을 단순한 형태로 모으는 것이 아니라 유효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유산균 세포벽을 수집하여 효과적으로 농축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사균은 이미 죽은 상태이기 때문에 장내에서 유기산(Organic acid)을 생성할 수는 없지만 생균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는 사균 자체가 장내에 이미 정착하고 있는 유산균의 먹이로 이용되어 유산균을 증강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사균은 장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유익균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정장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온도와 습도 등에 취약하여 시간의 경과와 함께 급격히 줄어드는 생균과는 달리 사균은 산이나 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취급과 보관이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균은 유산균 본래의 생리활성과 더불어 강력한 면역증강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좋은 유산균은 장내에 도달하여 정착률이 높고 정장 작용 등 유산균 고유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유산균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균은 이미 정착해 있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내 세균 균형이 잘 조절되도록 함으로써 이러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생균과 사균의 구분보다는 유산균의 양이 중요하다는 점과 장내에 정착해 있는 고유의 유산균을 증강시켜 장의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수한 농축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한 유산균 사균 제품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표 1 참조).

 

 

맺으며

 

국내외에서 박사학위까지 따내며 힘겹게 축적한 전공지식과 스펙이 조금만 방심하면 눈 깜작할 사이에 수명이 단축되거나 다하는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는 최첨단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을 받을지라도 향후 지식수준은 더욱 급속히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생존에 필요한 끊임없는 평생공부를 해서 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변화하면서 발 빠르게 대비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s)이 되어야 한다. 프로페셔널이란 전문분야에서 횡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상대의 요구에 맞추어서 아를 적절히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현재 국내에서 발간된 서적이나 논문의 고찰수준은 선진국에서 발간되는 생균제와 사균제 관련서적이나 논문의 수준과 비교하면 상당부분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 양돈농가들이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현상을 과학적 논리로 입증하는 데는 상당부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선진국에서 발간된 서적에서 보듯이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분자생물학을 활용해서 사물의 현상을 기술하려는 수준 향상의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 한 진실로의 접근은 더 멀어져서 후진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선진국 수준의 생균제 및 사균제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가 양돈농가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8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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