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공동기업)하자!
한은혜 2018-05-01 18:32:08

 

이는 자그마한 유통업체가 살아남기 위한, 좀 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다.


오늘의 숙제는 농축산경영의 조직이 나아갈 방향으로 동업이 필요함을 논하라는 것이다. 공동기업이 왜 필요한가는 누구나 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 다만, 나눠 먹는 것에 익숙지 않으니 관습적으로 공동기업 형태를 감안하지 않는다.


자기가 해서 자기가 올곧이 먹는 걸 좋아한다. 실패에 대한 부담도 내 탓으로 돌리고 만다. 그래서 1인 기업이 자유를 상징한다.


마치 이는 유통환경에서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가 굳이 남에 대해 신경 쓰면서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간섭을 받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 우리는 이를 “굳이”라고 표현한다.

 

세상은 변했다. 곧 홀로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열린다.

 

이미 협동조합형 패커는 눈에 띄게 건물(패킹플랜트)을 쌓아 올리고 있으며, 2019년 그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 이때, 막대한 양을 끌어당겨 도축하고 포장하기 위한 시장점유율 전쟁은 필수다.


그리고 패커는 자기가 확보한 물량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초창기 수많은 유통업체와 거래를 틀 테지만, 이의 관리가 어렵고 거래의 효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곧 거대해질 유통업체와 거래를 하기 위해 방향을 전환할 것이다. 이것 또한 필수적인 변화다.
그렇다면, 수많은 가령 4,000여개에 달하는 유통업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과연, 물량을 건네줄 패커는 정육점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의 유통업체와 거래를 장기간 가져가려고 할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가만있어도 좋겠다. 그렇지만 만약 대량 거래의 공급주체가 패커로 옮겨갔을 때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홀로 감당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야 한다. 즉, 연합해야 함을 말하며, 이 또한 필수적인 변화다.


자, 그 방향에서 동업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고 시장의 변화상을 눈여겨보자.

 

 

다음은 농어민신문에 실린 글이다. 건국대학교 최승철 교수는 동업(공동기업)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함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농축산경영의 조직? 동업(공동기업)에 대한 재인식   
- 건국대학교 최승철 교수

 

2015년 현재 농업의 부가가치는 28조 9천억 원이다. 업종별로는 작물, 축산업, 어업, 임업, 농림어업서비스 순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증가율로는 축산업, 어업과 서비스 분야, 작물, 임업 순이다.


애그리비즈니스는 농축산물 생산, 생산자재 제조-공급, 가공-식품제조, 수송, 저장, 도소매, 외식 등 생산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포함한다. 따라서 애그리비즈니스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기업과 직업이 존재하고, 수많은 인구가 여기에 종사한다.


애그리비즈니스 개념의 실천적 의미로 해석되는 6차 산업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기업이 다양한 조직형태로 경영하고 있다. 지난 연재에서 언급했듯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외식업이나 도소매업 분야로 창업하는 경우가 많으나, 많은 수가 창업 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새로운 사업 환경에 대한 이해와 경영전략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 27세 사장과 61세 부사장이라는, 청년층과 장년층의 공동기업(동업)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 기업 조직의 특징은 “세대 간 협업형태로 젊은 세대가 경영 전반을 맡고, 연륜 있는 세대가 오랜 경험을 전수하는 구조”이다.


2002년에 처음 창업해서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으나, “청년만으로 이뤄진 회사보다 경험 많은 시니어가 뒤를 받쳐주는 회사를 더 신뢰”하는 투자자의 마인드와 세대 간 역할분담으로 현재 성장하고 있는 사례이다. 장년층의 노하우와 청년층의 지식이 결합한 동업 사례이다.


동업에 대한 시각이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형제 간에도 동업을 하지 마라, 동업을 하면 망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동양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중국의 원저우(溫州) 상인이 마음에 새기고 따르는 문구가 ‘뭉쳐서 천하와 맞선다’이란다.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니 이러한 문구를 가슴에 새기고 실천했을 것이다. 중소기업청이 2013년 창업한 기업 6,000곳을 조사한 결과, 공동창업이 1인 창업보다 자본금과 이익은 더 많고 부채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4%대에 이르렀다. 농촌인구는 전체 인구의 15% 수준이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60세로써 농촌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은 38%이다. 나이든 농부가 선택하는 농사 작목은 주로 기계 영농이 가능한 쌀과 같이 제한적이다.


고령의 농부는 경험이 풍부한 반면 육체적으로 힘이 부족하지만, 어린 농부는 열정이 풍부한 반면 경험은 부족하다. 따라서 농업부문에서도 경험과 지혜가 풍부한 장년과 열정과 지식을 갖춘 청년층이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 간 동업이 가지는 장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부모나 친척의 풍부한 경험을 아들, 딸, 또는 조카들의 노동력과 결합할 경우, 상호 신뢰, 가족이라는 특성과 가족공동체의 목표와 같은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단, 부모와 같은 연장자는 노후를 즐겨야 함에도 경영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동업에 따른 사업 확장이나 사업자금을 추가로 대출할 경우에는 경제적인 위험부담을 질 뿐만 아니라, 젊은 시절 힘겹게 노동하면서 보장된 노후의 소득을 포기할 수도 있다.


사실 1인이 창업하고 경영하는 개인기업(The Sole or Individual Proprietorship) 형태가 사업하는데 있어 가장 속 편하다. 사업을 시작하고 중단하기가 가장 쉽고, 정부 규제도 가장 적다.


개인이 소유주이고 주인이다 보니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발생한 수익은 본인 직접 수령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농축산경영의 조직은 개인기업 형태이고, 가장 긴 역사를 가지는 조직이기도 하다.


동업(Partnership)은 둘 또는 그 이상의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공동 소유주로서 이익을 목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공동 기업이다. 대표적인 기업구조가 합명회사(合名會社: ordinary or general partnership)와 합자회사(合資會社: limited partnership)이다.


이들 기업은 사업에 이용되는 모든 재산을 소유하기도 하고, 부분 소유 또는 전혀 소유하지 않기도 한다. 특정한 규범(agreement)에 의해 사업이 조정되고, 동업자와의 협약에 의해 필요한 규범을 추가하기도 한다.


중요한 차이점은 합자회사의 경우 출자자는 기업의 경영관리에 참가할 수 없고 단지 성과배분에서 우선권을 가진다. 다른 나라 농업부문에서 합자회사 형태는 주로 대규모 축산농가에서 발견된다.


사업의 성격에 따라 적합한 기업조직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경영주는 각 기업조직별 특성과 장단점을 잘 이해한 다음에 선택해야 한다.


실패한 동업의 사례에서 발견되는, 성공적인 동업을 위한 실천 항목은, 먼저 특정한 계약이 없는 한, 법적으로 각 동업자는 경영에 동등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 단지 안다는 친분관계가 아니라, 각자가 지닌 전문성을 토대로 역할을 분담하고 신뢰해야 한다.


모든 재산은 공동명의로, 각자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이익이 나기 시작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라고 한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업 당시에 모든 재산을 공동명의로 설정하고, 이윤배분과 비용부담, 그리고 청산에 대해서 계약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준수해야 한다. 비공식적이거나 술자리에서 말로써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패커육성책

 

정부의 유통구조 개선계획은 2020년까지 축산 분야에서 협동조합·민간 패커를 육성하여 유통단계를 축소(4∼6단계 → 2∼3단계)하고, 협동조합형 안심축산의 시장점유율을 2015년 한우 29.9%, 돼지 19.0%에서 2020년 한우 50.0%, 돼지 40.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를 토대로 도축·가공·판매 유통브랜드인 안심축산은 산지 전속출하 확대로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관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유통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산지조달 비율은 2015년 경매조달 67%, 산지조달 33%에서 2020년 경매조달 20%, 산지조달 80%로 전환하고 안심축산, 참여조합, 농장 3자의 약정 체결을 통해 안심한우 전속출하 산지계열농장을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권역별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판장 중심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가공·유통 기능까지 확대하여 패커시스템을 완성함으로써 효율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품목조합 주도로 농가 계열화를 강화하여 생산·도축·가공·판매를 일관 운영하는 품목조합형 패커를 육성한다. 품목조합 점유율이 2016년 소 1.7%, 돼지 6.2%에서 2020년 소 8%, 돼지 15%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또한, 2016년까지 선정된 거점도축장 15개소를 생산부터 판매까지 연계하여 일관체계로 경영하는 민간패커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에 거점도축장 가공비율을 2017년까지 40%에서 60%까지 확대하기 위해 평가체계 마련, 인센티브자금 지원, 미흡업체 지정 취소 및 자금 회수를 취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는 축산물 브랜드 육성을 위해 브랜드경영체지원사업의 신청자격 기준을 강화하여 소규모 경영체간 통폐합과 광역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브랜드 월 출하규모가 한우 1천두, 돼지 10천두 수준이 되도록 최소 사육두수 기준을 한우 40천두, 돼지모돈 7천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브랜드 경영체와 육가공·식육판매업체, 대형유통업체 및 축산전문시장(마장동 등) 등 유통업체와의 직거래 유통체계 구축을 위한 브랜드육 판매점의 시설건축, 또는 매입, 임차료 및 기타 부대시설 융자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시 말하면, 협동조합형 패커는 협동조합의 자급자족 형태를 지향하면서 거대한 몸집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1) 협동조합형 안심축산의 시장점유율을 2015년 한우 29.9%, 돼지 19.0%에서 2020년 한우 50.0%, 돼지 40.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이는 가히 실현가능하다. 이미 공판장 출하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본다면 어렵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 산지조달 비율은 2015년 경매조달 67%, 산지조달 33%에서 2020년 경매조달 20%, 산지조달 80%로 전환할 것이다. 이는 유통비용 절감을 꾀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의 효과는 유통비용 절감보다도 오히려 직거래를 통한 공급 원활에서 찾을 수 있겠다.


(3) 권역별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판장 중심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가공·유통 기능까지 확대해 나가겠다. 결국 이리될 것을. 아마 대등관계에서 종속관계로 변화할 틀의 시작은 유통시장까지 체계화된 패킹시스템을 들 수 있다. 결국 협동조합형 패커를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판로 없는 출하 확보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며, 조기안정화를 위해서는 계약거래를 통한 소매처의 확충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4) 품목조합 점유율이 2016년 소 1.7%, 돼지 6.2%에서 2020년 소 8%, 돼지 15% 수준으로 높일 것이다. 이는 패커 입장에서 당연히 추진해야만 할 사항이다. 안정적인 공급망 없는 패커는 무의미하기 때문인데 패커의 성패는 내부 조직화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동조합형 패커는 시장점유율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산지조달을 직접 조달체계로 전환할 것이며, 권역별 인프라를 확충하여 유통망까지 직접 가져간다는 말. 이럴 때 자그마한 유통업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

 

패커 중심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협동조합은 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유통 시장의 효율성, 형평성 및 안정성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 주체 간의 경쟁을 촉진하여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영리회사의 시장지배력 행사가 심각한 분야에서 사업방식도 원가경영을 통해 영리회사의 이윤극대화 행동을 견제함으로써 산업의 근간인 농민이 주를 이루는 조합원의 이용자 편익을 제고하기 때문이다. 이는 협동조합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여 제도적 특혜가 허용되는 논리적 근거가 된다.


협동조합은 “이용자 = 소유자 = 농민(패커소속) ≠ 소비자”의 관계에서 이용자(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게 된다. 협동조합형 패커는 “이용자 = 소유자 = 농민(생산)”과 “이용자 = 소유자 = 도축·가공(유통)”이라는 등식이 “이용자 = 소유자 = 농민(생산) = 도축·가공(유통)”이라는 관계를 인정하게 된다.


자그마한 유통업체는 “이용자 = 소유자 = 도축·가공(유통)” 형태의 협동조합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물론, 반드시 협동조합 형태일 필요는 없지만 장기전을 하기 위한 장점을 고려할 때 협동조합 형태가 좋겠다.


칠레의 아그로수퍼는 자국 내 유통의 약 70%를 차지한 단일 기업으로서 생산의 대부분을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운영된다. 아그로수퍼는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시장점유를 높였다. 이때 정부의 지원은 없었다고 한다. 또한, 정부의 시장개입 또한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정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필요에 의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 점을 활용한다면 한국형 아그로수퍼로 나아가기 위한 초창기 투자금 유치에 유리하다. 다만, 냉정하고 철저한 미래기획에 기반해야 한다. 죽 쒀서 남 주기 싫다면.


이처럼 동업(공동기업)은 하나의 생존책으로 충분히 논할 가치가 있다. 단지 이제까지 그러지 아니했던, 홀로 싸워 이겼노라 하는 태도만 바꾸면 된다. 무척 쉽다. 


그렇다. 무척 쉽다. 아니, 아무리 봐도 무지 어렵다. 누가 필자의 말에 귀 기울일 것이며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


어렵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숙제라고 보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난다. 어느 누가 숙제를 달가워할까? 특히 그 숙제가 자신의 미래 흥망을 결정짓는다고 할 때.


마장축산물시장은 아주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현재처럼 이해집산 형태로 각자도생을 할 것인지, 거리가 점차 깨끗해지고 시민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된다고 한들 그 공급망이 패커로 한정된 시장에서 과연 어떤 거래형태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설마 50%에 육박하는 한우 경매시장에서 그 해법을 논할까?


나조차 한우 유통의 50%에 달하는 물량이 쓸데없이(?) 경매시장을 경유하는 것에 대해 마뜩잖은데 이의 지속가능함을 누가 허언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패커는 대번에 경매시장으로 출하하는 물량을 자체 수급체계로 전환할 것이 뻔하며 그렇다면 물량이 급감할 것은 자명한 일임을, 우리는 아니 협동조합형 패커의 태동배경을 통해 알 수 있다.


패커가 탄생했는데 패커가 공급물량을 경매시장을 통해 조달한다?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그래도 와닿지 않는다면 돼지 경매시장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이미 중장기 계약 거래를 체결하지 못한 나머지 물량 만이 주로 경매시장을 통해 거래됨을 볼 때 한우 또한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과연 대부분의 유통 플레이어들은 현행 경매시장이 현재처럼 쭈욱 지속할 것이라고 자신한단 말인가? 왜 이런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우리가 당장 봐야 하는 건 애써 회피하면서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려는 경향이 강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야 어디 다가올 1년 후의 유통시장에서 플레이어로서 활동할 수 있겠는가

 

 

그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첫 번째, 그들의 노하우는 전수되지 아니한다. 전수는 되더라도 협소하다.


체계적이지 못하며 알맹이가 빠질 우려가 크다.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땅 만 보고 일하는데 어떻게 세상의 변화에 맞설 수 있을까?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인생, 그걸 벗어날 수 없다.


난 세상의 변화에 맞선 선배님을 존중한다. 이제까지 우리나라 유통시장을 주도하고 발전시켜 온 성과를 인정한다. 다만, 야속하게도 그것으로 족했으면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전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런데 베트남의 반응이 사뭇 다르다. 그리고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본 말에 공감한다.


“이제 그만 전쟁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면 해요. 그분들이 해놓은 성과는 분명 좋습니다만 망령처럼 이어지는 건 싫어요.” 물론 이와 똑같이 말하지는 않았다.


‘옛날이 좋았어’라고 말하는 선배님, ‘옛날엔 안 그랬는데 말이야’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곱씹는 선배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과거의 영광보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후배들에게 맡겨보는 걸 추천드린다. 아직 많은 부분이 미덥더라도 맡겨봐야 뭔가 그럴듯한 행동을 보여줄 것이며, 그에 따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지 않겠는가?


대한한국의 미래는 밝단다. 태어난 아이들의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맞다. 세상을 향해 포효하고 싶은 젊은이여, 두 눈 똑바로 뜨고 말하라. 동행을, 동맹을, 동업을.


그리고 제발 바라건대 작은 규모의 유통인들여, 망하지 말기를 바란다. 아니, 망하기 전에 손절매할 것을 권한다. 물론 동업(공동기업)할 생각이 없다면 최소한 그에 준하는 대안을 1년 안에 만들기를 바랄 뿐이다.

 

<월간 피그 2018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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