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29>
한은혜 2018-05-01 18:37:35

 

들어가며

 

현재 국내 동물약품 및 보조 사료업체들은 생균제뿐만 아니라 사균제의 단일 또는 복합 제품을 시판하면서 그 나름대로의 작용기전을 제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주로 예전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 고전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인체분야와는 달리 축산분야에서 분자생물학 기법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장관 세균총 해석지식의 실질적인 반영은 아직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생균제와 사균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지식을 양돈농가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과제일 것이다.


일본의 생균제학회나 양돈계와 임상수의지에 발표되는 내용 수준과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지식을 국내 양돈농가들도 이해하고, 현장에서 적용토록 해서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다각도적인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토록 하는 일을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진행해나가야 한다.             


현재도 스프링거출판사를 비롯한 세계적인 출판사들은 생균제와 올리고당을 비롯한 신바이오텍(Synbiotics)과 관련된 최신 서적(Probiotics and Prebiotics in Animal Health and Food Safety, 2018)을 발간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교재를 대학에서 수업과 연구교재로 사용하면서 생균제나 사균제 업체들이 이런 교재의 내용을 반영해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만 의존해서 낮은 수준의 내용을 쉬운 구전언어로 전달하는 데만 머물 것이 아니라,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첨단의 고급지식을 양돈농가들과 관련업계 발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본 주제와 관련된 최신 동향을 정리해서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생균제의 면역증강 작용과 안전성 문제 관련 동향

 

장내세균은 면역기능과 밀접한 기능을 하며 외래균의 침입을 예방한다. 예를 들면, 장내의 정주균은 어렸을 때부터 감염하여 숙주와 서로 공생관계를 이루면서도 계속적으로 장관벽을 자극하여 IgG 및 IgA의 생산을 유도한다. 그러나 외부로부터 침입한 균은 이러한 환경에서 견딜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숙주의 면역기능에 의해 정착할 수 없게 된다(관련자료 1).

 

 

생균제(Probiotic)와 사균제(Non-viable Probiotics)(관련자료 2)는 장점막 방어 기작과 인체와 가축 면역 체계의 성숙에 영향을 미친다. 일부의 동물세포 실험에서 면역세포에 대한 유산균(Lactobacillus) 균주의 효과를 평가하였다.


일부 유산균(Lacotbacillus) 균주들은 수지상세포의 성숙을 유도하고(Miettinen 등, 1998) IL-10의 약한 분비에도 불구하고 인터페론감마(IFN-γ), 인터루킨 12(IL-12), 인터루킨 18(IL-18)의 생산을 촉진시키는 단핵 세포를 자극하고, 단핵구의 활성화(Miettinen 등, 2000), Th2 분비 사이토카인 생산 억제, Th1 분비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유도한다(Pochaed 등, 2002).


유산균은 Th2에 의한 과민반응으로부터 Th1 면역반응으로 이동시키고 선천성 면역을 증가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임상시험 결과, L. rhamnosus 균주의 투여는 혈청에서 높은 수준의 IL-10과 IFN-γ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되고 있다(Pessi 등, 2000; Pohjavuori 등, 2004).



실험실 내(in vitro) 시험에서 유산균은 T 세포의 활성을 자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그 종에 따라 매우 다양한 결과를 보여준다(Zeuthen 등, 2006; Zeuthen등, 2008a; Fink 등, 2007b). Bifidobacteria와 몇 종류의 Lactobacilli는 T 세포를 Th1으로 유도시킬 수 없지만, 대부분의 유산균은 Th1 세포를 매우 강하게 자극한다(Fink 등, 2008; Weiss 등, 2010b).


추가로, bifidobacteria와 IL-12를 유도시킬 수 없는 Lactobacillus는 다른 유산균에 의해 생산되는 IFN-β와 IL-12 생산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Weiss 등, 2010b; Zeuthen 등, 2006). 이것은 두 가지 이상의 유산균 혼합물이 면역 자극효과를 지속하게 할 수 있음을 암시하며, 유산균 조합에 따라 매우 다양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유산균의 특성이라 하겠다.


이러한 in vitro 시험이 또한 in vivo 시험에서도 사실로 밝혀질지에 관해서는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많은 유산균이 수지상 세포를 자극하여 Type I interferon의 생산 없이 IL-12 생산을 유도하지만, 면역시스템에서 인터페론의 발현이 없다면 Th2로 치우치게 된다(Van den Broek 등, 1995).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는 흔히 ‘고초균’으로 불리는 세균으로, 주로 토양 속에서 서식하는 바실러스 속에 속하는 균으로써 그람 양성(Gram positive)의 아포 형성 균이다. 바실러스 서브틸리스는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미생물로써 주모성 편모를 가지고 운동하며, 아포(Spore)는 난원형이고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바실러스 서브틸리스는 프로테아제(Protease, 단백질 분해효소), 아밀라아제(Amylase, 전분 분해효소) 및 셀룰라아제(Cellulase, 섬유소 분해효소) 등을 분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산업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유전공학분야에서 대장균(E. coli)과 더불어 재조합 DNA 기술의 플라스미드(Plasmid)로써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세균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멧돼지 장내세균총에서 분리한 고초균을 비롯한 여러 독특한 기능을 지닌 고초균 생균제가 연구개발단계를 넘어서, 실전에서 상용화되는 단계에 이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고초균은 생균제로 사용되는 다른 유산균을 비롯한 미생물과 구별되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어서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다. 첫째, 포자를 형성함으로써 강한 위산에 대한 내산성을 가져 장에 도달할 때까지 활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내열성을 지니고 있어 80℃ 이상 고온에서 제조하는 펠렛사료 제조시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료에 첨가하는 것이 용이하다.


둘째, 바실러스 속은 넓은 항균범위와 다양한 구조를 지니는 박테리오신이나 BLS(Bacteriocin-like substances)를 생산한다. 저분자 항균 펩타이드는 생합성 기작에 따라 리보솜 펩타이드(Ribosome peptide)(박테리오신)와 비리보솜 펩타이드(nonribosomal peptide)로 구분이 되는데, 90% 이상이 비리보솜 펩타이드 항생제이다.


비리보솜 펩타이드에는 서팩틴(surfactin), 이투린그룹(iturin group), 펜기신(fengycin), 그래미시딘(gramicidins), 티로시딘(tyrocidine) 및 바시트라신(bacitracin)이 속하고, 항생 및 항진균 활성이 있으며 현재까지 약 10여종의 리포펩타이드(lipopeptide)가 분리되어 그 구조가 확인되어 있다. 주로 그람 양성균의 생육을 저해할 수 있는 유산균 생산 박테리오신과 달리, 바실리스가 생산하는 박테리오신은 그 항균 활성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한 특성을 지닌다.


그러나 바실러스 속에서 생산된 박테리오신에 관한 관심은 유산균에서 유래한 박테리오신보다 상대적으로 미흡하며, 김치로부터 분리한 바실러스의 박테리오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셋째, 바실러스 균주들이 생산하는 중요한 산물인 프로테아제, 아밀라아제, 셀룰라아제, 글루카나아제(glucanases, 글루칸 소화효소) 등은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효소의 공급원이며, 특히 가축 사료에 첨가하는 경우 사료효율 개선, 악취발생 억제 등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넷째, 장류 발효 등 식품제조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다. 따라서 오랜 역사 동안 그 지역의 전통 발효식품과 함께 섭취해온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Substance) 등급의 바실러스인 바실러스 서브틸리스와 바실러스 리체니포미스(B. licheniformis) 및 이로부터 생산되는 항균 물질(박테리오신)은 유산균 박테리오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한 차세대 식품 보존제 및 가축 항생제 대체제인 생균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


생균제와 같이 생균을 사용할 때에는 약제내성 유전자의 전달 및 확산이 문제가 된다. 특히 사료용 생균제는 인체에 전달될 수 있는 약제내성 유전자의 저장소가 될 수 있으며, 그 유전자가 동물 병원균에 전달되고 다시 식품을 통해서 인체에 감염될 수 있다. 결국 분변으로 환경에 배출되어 축적되거나 선택 압력 없이 생존할 수 있는 약제내성 유전자로 되는 것이다.


또한 인체용 생균제는 일부 국가에서 항생제 보조제로 처방되어 판매되고 있다. 사람이나 돼지와 같이 후장 발효 동물에서 생균이나 세균포자는 위·장관 내에서 생물막(Biofilms)을 형성한 다른 미생물집단과 상호작용을 한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각종의 항균성물질(Antimicrobials)에 노출되면 내성균이 출현하고, 그 내성균과 유전자 교환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생균제로 사용되고 있는 고초균과 알구균(Enterococcus)의 일부 균주의 안전성 문제가 과학적 증거로도 확인되고 있다. 47개 고초균 임상분리 균주의 인체 Hep-2 Caco-2 세포에 대한 부착·침투능력과 세포독성을 조사한 결과, B. subtilis, B. pumilus, B. cereus 및 B. licheniformis 등 38균종은 두 상피 세포에 세포독성을 나타냈고 모든 분리균종은 두 세포에 부착능력이 있으며, B. coagulans를 제외한 모든 균종은 상피세포에 침투하였다.
그러나 B. cereus는 모든 균주가 침투 또는 세포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독소 유전자가 없었다. B. cereus 새 제품은 장독소 유전자가 있으며 독소, 용혈소 및 lecithinase를 생산하였지만 병독성 인자의 확인과 작용기전의 정확한 이해는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인체와 동물용 사료의 안전성을 위해서 각 생균제 균주는 항균성물질내성 양상을 명확하게 밝혀야 하며, 이 내성이 전달되지 않도록 강력한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로 생균제가 동물용의약품과 보조사료로 양분되어 관리되는 관계로 실제로 시행된 국가보고서에 의해서도 생균제의 약제내성균 전이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맺으며

 

생균제와 사균제의 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장내 세균총과 생균제 및 사균제와 관련된 사물현상의 해석에 도움이 되는 최신 내용이 기술되고 있는 일반 대중용 서적 및 전문 월간지들이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발간되어 관련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양돈농가들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자국어로 된 지식정보를 습득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의 동물용 생균제와 사균제들이 전 세계적으로 지금도 고가에 판매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저변에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을 생균제학회나 장내미생물학회를 비롯한 학회와 유명출판사들이 발간하는 전문서적을 통해서 얼마든지 입수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매우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영어 지식정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번역문화의 발달로 첨단지식을 자국어로 번역한 많은 전문서적을 늘 접할 수 있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영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실상 내용은 고전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조금만 첨단지식을 언급하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적어도 일본 수의사들과 양돈농가들이 전문가들로부터 제공받는 수준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지식정보를 국내 양돈농가들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8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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