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노바실러스 수이스(Actinobacillus suis)의 경고 액티노바실러스 수이스(Actinobacillus suis)의 경고
축산 2016-04-19 11:03:29

신성호 팀장
㈜옵티팜 동물임상평가센터


대한민국 한돈산업에서 위해요소가 되는 질병들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병인체의 출현보다는 국경을 넘는 유입을 통해 유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도에 돼지오제스키병, 1992년도에 돼지유행성설사병(Porcine Epidemic diarrhea, PED), 1993년도에는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PRRS)의 국내 발생이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1990년을 전후하여 외국으로부터 돼지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해외로부터의 새로운 질병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에는 돼지열병과 유사하게 전신성의 열성질환으로 피부의 청색증, 림프절과 내부장기의 출혈을 주증으로 하며 감염된 돼지의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의 감염보고가 아프리카가 아닌 지역에서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원래 아프리카의 멧돼지에 불현성 감염을 일으키는 질병이었으나, 아프리카를 넘어 최근 조지아를 시작으로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계속해서 감염 보고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에도 우리나라 한돈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질병의 변화는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가령, 흉막폐렴균의 경우 과거 전통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2형, 5형의 발생은 2010년~2011년 구제역 이후 줄어들고 흉막폐렴 1형의 발생이 늘어나 여름철 우리 농장에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대장균에 의한 부종병의 심각성은 지역별로 그 차이를 두고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또한, 최근 ㈜옵티팜 동물임상평가센터에서는 흉막폐렴과 그 증상 및 육안병변이 유사한 액티노바실러스 수이스(이하 Actinobacillus suis)라는 세균을 비육돈에서 분리·확인하였다. 이는 “Suis-ide Disease”로 글래서씨를 유발하는 Heamophilus parasuis와 뇌연수막염, 관절염, 폐렴 등을 유발하는 Streptococcus suis와 함께 돼지 폐사를 일으키는 주요 세균으로 국내 발생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경고해 왔던 질병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질병이지만 현재 현장에서 그 발병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어떤 이유로 인해 미국에서처럼 흉막폐렴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이 될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기는 걱정이 따른다.


Actinobacillus suis은 베타용혈성의 특징을 갖는 그람음성 구간균으로 Actinobacillus 속(genus)에 속하는 병인체이다. 원인 세균은 주로 편도와 같은 상부 호흡기에 존재하여 기회감염을 일으키며, 특히 위생도가 좋은 농장에서 호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Actinobacillus suis는 다양한 임상증상을 나타내는데 어린 자돈에서의 급사, 호흡곤란, 발열, 쇠약, 신경증상, 유산, 청색증, 귀와 하복부 등의 점상출혈, 돈단독과 유사한 피부병변 등을 유발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확인·보고되었으며 이후 필자가 몸담고 있는 옵티팜 동물임상평가센터에서는 그동안 계속해서 검사를 진행해왔다.
2015년 7월 처음 확인을 하고 이후 2016년 2월 현재까지 8개월 동안 다양한 일령에서 13건이 확인되었다. 이는 필자의 걱정이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그림 1>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진단된 흉막폐렴(App) 발병사례와 Actinobacillus suis 발병 사례. 2004년 기점으로 흉막폐렴보다 Actinobacillus suis 발생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출처: ISU VDL


<표 1> 2010년 이후 우리나라 흉막폐렴(App) 진단건수와 Actinobacillus suis 진단 건수 비교

* 출처: ㈜옵티팜 동물임상평가센터


<그림 2> Actinobacillus suis에 의해 폐사한 비육돈의 폐(좌)와 흉막폐렴에 의한 폐렴의 양상(우). 육안병변상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Actinobacillus 속(genus)에는 22가지 이상의 종(species)이 있으며, 동물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종은 4개 종(A pleuropneumoniae, A suis, A equuli, A lignieresii)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에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흉막폐렴을 일으키는 Actinobacillus pleuropneuniae가 있으며, 이 두 병인체는 너무나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
특히 흉막폐렴균에 비해 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나, A. suis는 흉막폐렴균이 분비하는 독소(Apx I, Apx II)와 아주 유사한 독소를 분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흉막폐렴균과 부분적으로 교차방어하기 때문에 비록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상용화된 흉막폐렴 톡소이드 백신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외국문헌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내 모 농장에서는 포유자돈에서 A. suis로 진단되어 산발적인 포유자돈 급사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 모돈에 톡소이드 흉막폐렴 백신 적용 시 임상적으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가백신 역시 비록 제한적이지만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Actinobacillus suis는 다양한 임상증상을 나타낼 뿐 아니라 다양한 타입의 폐렴, 흉막염, 심근염, 심내막염, 관절염, 유방염, 자궁염, 간의 괴사 병소, 다양한 실질 장기의 출혈 등의 육안 병리 소견이 나타나기 때문에 어린 자돈에서의 패혈증, 육성·비육구간에서의 흉막폐렴, 피부 병변 시 돈단독과 감별하고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처방(표 2)할 필요가 있다. 


<표 2> “Suis-ide Disease”에 감수성 있는 항생제

* 출처: Daniels et al, Proceedings of the American Association of Swine Practitioners, 1998: 59-60.


Actinobacillus suis가 어떻게 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지는 아직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확인해 보지는 못했지만,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Dr. William Karesh라는 사람은 ‘유행병과 새로운 질병에 대한 7가지 잘못된 믿음’이라는 기고에서 질병은 장기적이기는 하지만 피할 수 있고 또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하였다.
최근 미국 캔자스 대학과 아이오와 대학에서 포유자돈에서의 선천성근진전증에 대한 원인체(Atypical porcine pestivirus, APPV)를 확인하는 등 계속해서 돼지 질병에 대한 확인과 예방, 치료에 대한 연구와 진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비록 현재 우리 한돈이 질병에 고통받는 현실은 직시하게 해 주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해 보인다.


참고자료
- SANFORD SE, JOSEPHSON KA, REHMTULLA AJ, TILKER AME. Actinobacillus suis septicemia in mature swine: Two outbreaks resembling erysipelas. Can Vet J 1990; 31: 443-447.
- YAEGER MJ. Actinobacillus suis septicemia: An emerging disease in high health status herds. Swine Health Prod 1995; 3: 209-210.
- SANFORD SE. Actinobacillus suis. In: Leman AD, Straw BE, Mengeling WL, D'Allaire S, Taylor DJ, eds. Diseases of Swine. Ames: Iowa State University Press, 1992: 633-636.


<월간 피그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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