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폐렴의 중요성과 향후 컨트롤 방향 <PART 1> 유행성 폐렴의 중요성과 향후 컨트롤 방향 <PART 1>
축산 2016-05-18 09:30:00

오유식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주) 테크니컬 매니저


양돈 수의사로서 유행성 폐렴이라는 질병은 필드에서 거의 맨 처음 마주치게 된다. 특별한 실험 실적 진단 없이 부검과 임상증상만으로 가진단을 내릴 수 있는 흔한 호흡기 질병이다.
그에 대한 대책도 간단해서 효과가 있는 백신을 자돈에 접종하고 문제가 되는 구간의 돼지에게 항생제 첨가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돼지를 직접 죽일 수 있는 병원체가 아니기 때문에 농가에서 느끼는 손실은 다른 질병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유행성 폐렴이라는 질병과 그 원인체인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아(Mycoplasma hyopneumoniae)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우리가 정말 질병과 원인체의 겉만 핥았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PRRS, PCVAD 등과 같은 굵직굵직한 질병이 어느 정도 컨트롤되기 시작하면서 고위생돈군을 조성하기 위해서 유행성 폐렴과 흉막폐렴과 같은 질병이 박멸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해 발생하는 유행성 폐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에 본지에 게재하는 ‘유행성 폐렴의 중요성과 향후 컨트롤 방향’ 연재를 통해서 유행성 폐렴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1. 유행성 폐렴이란?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이라고도 불리며, 돼지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감염 시 호흡기계의 면역체계를 억제하여 다른 2차 감염이 일어나기 쉽다.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한 돼지 유행성 폐렴은 오늘날 양돈산업에 큰 피해를 입히는 질병 중 하나이다. 유럽의 스위스 정도만 이 질병에 대해서 청정국을 유지하고 있을 뿐, 전 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와 같은 연속사육과 돈군이 섞이는 흐름은 이 질병의 피해를 키우는 원인이 된다. 국내의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한 유행성 폐렴의 유병률은 80%가 넘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우 큰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경우, 1년에 2억 달러에서 10억 달러의 손실이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한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한 유행성 폐렴은 전 돈군, 전 일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임상증상은 보통 비육기에 발생한다.


유행성 폐렴에 감염된 돈군의 모습


유행성 폐렴과 다른 호흡기 질병 원인체가 함께 감염된 돼지 호흡기 복합 증후군의 폐(PRDC)


유행성 폐렴에 실험적으로 감염시킨 폐의 모습


2. 마이코플라즈마균(Mycoplasma hyopneumoniae)이란?


유행성 폐렴(SEP)의 원인균은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아(Mycoplasma hyoneumoniae)이다. 돼지의 기관지 점막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이나, 일단 감염되면 섬모운동이나 면역반응에도 제거되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돼지 호흡기계에 존재하게 된다.
마이코플라즈마균이 비강을 통해 폐에 침투하게 되면 폐포 내 대식세포, 기관지 상피세포, 임파구를 공격하고 폐세포 내에서 기생 및 증식하게 된다.
상부 호흡기도 내에 마이코플라즈마균이 부착되고 증식하면 상피세포의 세포막을 파괴시키고 이는 결과적으로 폐 내부로 외부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제거해주는 섬모를 파괴시킨다. 폐 상피세포의 파괴로 인한 세포 부산물과 분비물들에 의해 염증 반응이 유발되어, 다른 원인체와의 복합감염에 의한 폐렴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마이코플라즈마균은 돼지의 상부기도 상피세포에 붙어서 집락을 형성하고 섬모를 파괴시키는 1차 병원체이다.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고 다른 호흡기 세균들에 의한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표 1 참조).



유생성 폐렴이 중요한 이유는 세균성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호흡기 질병의 1차 원인체라는 점에서이다. 즉, 유행성 폐렴 자체의 손실은 크지 않더라도 PRRS 바이러스, 써코 바이러스, 파스튜렐라, 연쇄상구균 감염 등의 질병 정도를 심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돼지호흡기복합질병이 발생하게 되고 심한 경우 20~30%의 폐사율을 기록하게 된다. 


<표 1> 돼지 호흡기 질병을 일으키는 1차 병원체와 2차 병원체의 종류. 1차 병원체는 병원체 스스로 폐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지만 2차 병원체는 이전에 조직 손상이 있어야 폐에 감염이 가능한 병원체이다.


3. 유행성 폐렴의 임상증상과 경제적 손실


유행성 폐렴의 임상 증상과 부검 소견은 폐의 앞쪽과 복부 측의 끝부분에 경화소와 건성기침을 통해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 두 가지 사실을 관찰하고 점검함으로써 아주 쉽게 진단을 내린다.
하지만 현재의 유행성 폐렴은 절대로 단독 감염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가 복합 감염의 형태로 자연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되어 나타난 부검 병변과 임상증상을 가지고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아 균의 단독 감염에 의한 유행성 폐렴이라고 결론 내릴 경우 큰 오판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유행성 폐렴과 비슷한 임상증상과 부검 병변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돼지인플루엔자 감염, 돈사의 먼지나 유해가스로 인한 폐 손상, 기생충 감염에 의한 폐 손상이 바로 그것이다.  


복합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병에 감염된 돼지의 폐 모습


유행성 폐렴에 의한 주요 임상증상을 급성과 만성의 경우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급성 감염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유행성 폐렴 음성돈군이나 안정된 돈군에서 발생하게 된다. 돼지들은 식욕이 떨어지고 열감을 느끼게 되며 침울해진다.
특히 무호흡과 복식호흡을 동반한 심한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다. 음성돈군에서 유행성 폐렴에 감염되었을 경우에 이러한 증상과 더불어서 폐사율이 3~4% 정도 증가하며 출하시기가 2~3주 가까이 늦춰지기도 한다.
국내 대부분 농장의 경우는 만성의 형태로 감염된 상황이며, 이러한 경우에는 주로 자돈사와 육성 전기에 감염이 일어난다. 질병에 걸리기 쉬운 돼지들이 양성돈군으로 이동하면 감염이 일어난다.
감염 후 대략 2~3주 후 기침이 시작된다. 돼지들은 목소리가 쉰 것 같은 삼출물이 없는 건성 기침을 하며, 만약 삼출물이 동반된 기침을 한다면 다른 질병과의 복합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유행성 폐렴 감염에 의해서 돼지들의 성장이 정체되면 증상의 경증에 따라서 돈군 내 돼지간 체중 편차도 증가하게 된다. 유행성 폐렴 감염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표 2>와 같이 임상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표 2> 유행성 폐렴의 질병 정도에 따른 성적 저하와 기회비용


유행성 폐렴과 관련해서 유럽과 미국에서의 생산성 저해 분석 결과를 각각 살펴보면(표 3, 4 참조), 유행성 폐렴 음성돈군이 양성돈군에 비하여 출하두당 대략 15,000원 정도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두당 사료비 절감액과 돈육 kg당 추가 수익을 고려한 결과이며, 질병에 의한 추가 항생제 투약 등의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그 금액은 더 상승할 것이다.


<표 3> 유행성 폐렴 관련 생산성 분석 시험 결과(1)


<표 4> 유행성 폐렴 관련 생산성 분석 시험 결과(2)


유행성 폐렴의 임상증상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더 고려할 것은 질병의 경중에 따라서 임상증상과 농장의 손실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만약 감염시점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과 복합감염이 더 존재한다면 손실은 더 커지고, 돼지가 아주 건강한 상태라면 증상은 미미할 것이다. <표 5>처럼 유행성 폐렴에 의한 손실이 다르게 평가되는 이유도 돈군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 5> 유행성 폐렴 감염에 따른 서로 다른 농장 손실


<다음 호에 계속>


<월간 피그 2016년 5월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