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돈 체형관리의 중요성

최근 한돈산업의 지속발전을 위한 숙원과제는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과 같은 고돈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알 수 없고 곡물가 상승, 수입육 증가, FTA와 같은 대외적인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는 숙원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양돈장에서 이와 같은 대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산성적 향상을 통한 매출액 상승과 고정비용 대비 생산비용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육돈 두당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용 절감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생산성적 향상을 위해 모돈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모돈 생산성이라 하면 번식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모돈 생산성과 관련된 지표로 연산성, 재귀발정일, 수태율, 분만율, 총산, 생존산자수, 이유두수 등 모든 지표에 대한 집중관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먼저 모돈에서 사료비용 절감과 번식관리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요소는 체형관리가 연관성이 깊다고 볼 수 있는데, 체형관리가 되지 않았을 때 재귀발정일 연장, 수태율, 분만율 저하, 복당산자수 감소, 이유체중 감소 등 모돈 생산지표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그림 1 참조). 또한 체형관리는 사료관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사료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체형관리 기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체평점 측정, 등지방 측정, 돼지의 사이즈 및 체중을 측정하는 방법, 그리고 등각기 등이 있다. 과거에는 체평점을 통한 체형관리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 다산성 모돈 도입과 함께 등지방 측정을 많이 권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등각기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등각기를 활용하여 농장의 체형관리를 해왔고, 다른 체형관리 기법도 함께 병행하여 여러 기법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본지에서는 관심도가 높은 등각기를 중심으로 이를 통한 모돈체형관리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체형관리 기법의 단점

모돈 체형관리를 위해 기존에는 체평점 관리가 가장 대중적이었다. 하지만 측정하는 사람에 따라 데이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측정값이 주관적이라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양돈장에서 내국인 직원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양돈장 노동인구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이다. 이들의 체류기간은 매우 제한적이고 교체 빈도가 높아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농장의 생산성은 일정하지 않고 체형관리 또한 쉽지 않다. 이런 농장이 체평점 관리를 하는 농장이라면 모돈의 체형이 새로운 근로자에 의해 쉽게 바뀌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렇듯 주관적인 측정값과 직원 교체의 빈도가 높은 곳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누가 측정하더라도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도입된 기법들이 등지방 측정, 체중 측정, 로인값 측정 등이다. 하지만 객관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장비에 의존하다 보니 실제 생산현장에서는 체형 측정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할애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한 장비로 측정을 하더라도 측정하는 사람, 위치, 각도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기도 하고 장비관리가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기도 했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들을 현장에 접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고,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현재까지도 체평점 관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등각기의 도입 배경과 원리 및 사용방법

상기와 같은 다른 체형관리 기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각기가 도입되었다. 등각기는 돼지 등의 각도를 측정한다는 점에서 체평점 관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그림 2 참조).

돼지가 말랐다면 척추를 중심으로 등의 각이 좁아지게 되고 돼지가 살이 쪘다면 척추를 중심으로 등의 각이 넓어지게 된다. 이와 같은 등의 각을 수치화해주는 것이 등각기인 것이다.

간혹 등각기의 값을 등지방의 값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아직까지 어떤 계연성이 있는지 정확하게 연구되었거나 확인된 바가 없는 것으로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등각기는 모돈 등의 P2지점에서 측정한다. 측정값은 등각기의 바늘이 지시하는 점수로 확인한다(그림 3 참조). 등각기의 측정 방법은 매우 간단하고 측정 시간도 매우 짧다. 또한 측정자에 따른 오차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기존의 체형관리 기법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실제 여러 농장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반응이 매우 좋고 관리하는 농장들의 체형분포도 매우 일정하게 변화되었으며, 사료의 허실도 많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등각기 연구 결과

등각기의 원작자인 Knauer 박사는 등각기 점수가 모돈의 생산성적과 어떠한 연관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012년 8월부터 2013년 5월까지 1,500두의 모돈 농장에서 실험을 실시하였다. 실험결과는 <그림 4>를 참고하면 된다.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임신기간 중 모돈의 체형이 등각기 점수로 13~17사이일 때 포유자돈 육성률이 90% 이상임을 나타냈으며, 같은 점수 내에서 가장 좋은 PSY를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데이터는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이 밖에 생존산자수, 생시체중, 재귀발정일과도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음이 증명되었다.

또 다른 실험은 등각기를 통해 체형변화와 모돈 생산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으로 2013년 2월부터 8월까지 후보돈 250두와 경산돈 885두를 대상으로 실험하였다. 실험을 통해 임신기간 중 가장 이상적인 등각기 점수를 정의하였다.

흥미로운 결과는 후보돈의 경우 임신기간 중 체형이 증가한 개체가 44% 발생하였으며, 이 개체들은 분만시 생존산자수가 체형 점수가 같거나 줄어들었던 개체들보다 적음이 통계적으로 확인되었다.

Knauer 박사는 이러한 실험데이터를 바탕으로 총 8개농장 18,000두의 모돈에 접목하여 체형에 맞도록 사료를 조정한 결과, 등각기 사용 전보다 모돈 두당 15.82달러의 사료비를 절감하였다고 한다. 이는 등각기의 체평점으로 임신기간 중 가장 효율적인 사료급여가 가능하다는 증거이다.
 

맺으며

지금까지 등각기의 도입배경, 원리, 사용방법, 연구결과에 대해 기술하였다. 상기에 기술된 내용처럼 등각기는 매우 활용도가 높고 효율적인 방법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현장에 따라 적용방향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다음 호에서는 등각기에 실제 활용방법과 결과, 현장 적용방법 등에 설명하고자 한다.

본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필자(010-8733-7906)에게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월간 피그 2017년 9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