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All For Pig)가 말한다(8)- 유질 변화에 따른 자돈 설사 유발
한은혜 2017-10-10 18:35:18

여덟 번째 시간으로 광희동물병원 최민수 원장의 ‘유질 변화에 따른 자돈 설사 유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유질 변화에 따른 자돈 설사 유발

 

 

국내 양돈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근래에 비약적으로 변화한 부분을 찾으라 하면 다산성 모돈 도입에 따른 산자수 증가, 일당증체량과 사료효율을 근거로 한 데이터식 농장 관리, 돈사의 현대식 기계화와 디지털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장의 생산성은 기대와는 다르게 여러 단계에서 고질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본고에서는 이런 문제점 중에서 초기단계에 해당되는 포유자돈의 설사, 그중에서 모돈의 유질 변화에 따른 설사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보통 농장에서 분만사는 기대와 애정이 넘치는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태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설사하기 시작하면 근심에 빠지고 이런저런 치료와 처치를 해보고도 호전되지 않으면 허탈감에 빠져든다.


일단 포유자돈이 설사를 하게 되면 전체 성장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설사를 경험하지 않은 자돈에 비해 폐렴 발생이 높다는 데이터 결과도 있다. 그 때문에 설사의 원인을 파악하고 한시라도 빨리 치료하기 원하지만, 고질적인 설사 문제가 있는 농장은 그 원인을 정확히 찾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것은 단순한 병리 현상에 의한 설사가 아닌 생리와 대사 그리고 환경의 인자와 그것들의 복합적인 현상들이 만들어낸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유질변화라 함은 말 그대로 모유의 성상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원인과 경우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국내 농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로 다루고자 한다.


사례들로 접할 때 유질 변화로 인한 설사는 병성감정을 해보면 대장균증 외에는 다른 병원체는 확인되지 않은 경향이 있었다.

 

먼저 생후 4일 이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설사의 경우이다. 흔히 알다시피 모돈의 모유는 출산 후부터 3일까지 비유되는 초유와 그 이후에 비유되는 상유로 구분할 수 있다. 모돈에게 유익한 여러 면역 성분의 전달을 위해 초유와 자돈의 장융모 메커니즘이 이루어지고 이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일례로 PED 발생으로 계속 고전하던 농장이 초유를 일일이 짜 먹이고 냉장고에 저장하여 선별적으로 인공포유를 하고선 대부분의 문제점이 개선되어 이제 3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시행하고 있다. 기능적으로 성상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3일 이후로 자연적으로 유질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 비교를 <표 1>로 정리하고 문제가 되는 농장의 모유를 분석해서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설사 증상이 있는 모유에는 비교적 유지방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지방이 높다는 것은 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산성유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산성유가 되어버린 모유는 그 자체로 인해 직접적으로 설사를 유발시키기보다는 변화된 모유의 포유 저하로 자돈은 허기진 상태가 되어 오염된 뇨를 먹거나 고인 물(수질이 좋지 않은 음수)을 먹어 발생하는 이차적 설사 유발의 경우가 많다. 보통 생후 5일 이내 모유가 충분하다면 포유자돈의 워터컵은 사용하지 않아 물이 말라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허기진 자돈의 경우에는 워터컵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유의 유지방이 정상보다 많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모돈의 영양상태가 과다하거나 자돈의 숫자가 적어 젖이 남아 축적될 때, 분만 직후 사료량이 과다한 경우가 그렇다.


점검할 사항은 분만 직후 급격한 사료 증가나 분만돈 사료 첨가제에 의한 변화일 수 있으니 첨가 전후 비교, 기타 온도와 보온등에 의한 환경적 요인들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때 모돈에 사료급여량을 감소시키고 목초액 또는 청초를 급여시키며, 자돈에게는 유산균제와 전해질제를 급여하면 도움이 된다. 포유자돈에게 생후 2일령부터 7일간 요거트를 제조해서 급여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다음은 음수량과 사료량의 부족으로 인한 유질 변화이다. 일반적으로 모돈이 분만사에서 먹는 사료량은 각각의 종돈과 여러 인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결정된다. 하지만 음수량은 사료량에 따라 비례하여 증가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좋은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항이다.


니쁠의 수압과 급이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여의치 않다면 직수 공급을 통해 음수 섭취를 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관리하고 있겠지만 정작 그렇지 못한 경우를 보게 된다. 이때 모돈의 포유횟수는 크게 변화는 없지만 회당 포유시간이 짧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모돈의 비유 간격은 종돈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표시하면 <표 2>와 같다.
 

 

음수량이 부족하게 되면 성상도 변할뿐더러 모유 자체도 부족하게 된다. 부족한 모유 때문에 자돈은 허기져 또다시 오염된 뇨나 오염된 물을 먹게 되는 것이다.


덧붙여 유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옥시토신을 주사하는 관리자를 종종 보곤 한다. 외국인 관리자로 대체되면서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적용하는 것으로 최근 더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농장주는 옥시토신의 월간 사용량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여하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옥시토신까지 주사를 하게 되면 유질은 눈에 띄게 변하게 된다. <그림 2>는 정상유와 설사증상을 보이는 이상유를 비교한 것으로 그림보다 훨씬 더 대조적으로 이상유는 묽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료량의 부족은 임신 중기 이후 사료량이 많을 때 분만 직후 모돈이 적게 먹어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임신단계 사료량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는 과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다소 체형을 마르게 관리하는 농장은 분만 직후 사료량을 증량해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분만사에서 모돈의 사료섭취를 저해하는 인자들, 예를 들면 모돈의 더위스트레스(보온등 스트레스), 급이기 관리 상태, 환기 상태를 점검해 보도록 해야 한다. 모돈의 음수 상태를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뇨의 색이 맑고 깨끗한지 아니면 진한 노란빛 성상인지 관찰해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농축뇨의 경우 추후 비뇨기계 질환의 문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충분한 음수 급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

 

포유자돈의 설사가 모돈의 유질 변화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앞에서도 말했듯이 대장균성 설사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 완화를 위해서 항생제 주사가 필요하다. 추가로 농장 설사변의 대장균을 검사 의뢰하여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해서 치료한다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자돈이 설사를 하고 위축된다는 이유로 인공포유를 하기 위해 분유에 여러 첨가제를 넣게 되는데 맛이 강한 첨가제는 자돈의 정상적인 포유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가급적 분유와 전해질 이외에 첨가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왜냐하면 단순 유질변화에 의한 설사는 시간이 지나면(3~7일) 자연적으로 정상화되고 다시 정상적 포유를 해야 하는데 잘못된 첨가제는 자돈이 적응하는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분만 후 4일 이후가 되면 모돈과 자돈은 안정기로 접어든다. 다시 말하면 자돈의 사고는 4일 이전에 대부분 발생하며, 그 이후는 비육돈까지의 성장을 위한 준비 단계이며 농장 전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단계인 것이다.


농장에서는 유일하게 모돈과 자돈이라는 두 단계의 돼지들이 서로 영향을 주며 사육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어렵고도 중요하며, 농장의 지식과 기술은 분만사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최근 생물학분야에서 핫한 주제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동물 내 살고 있는 미생물생태계는 유전자 못지않은 정보를 갖고 신진대사, 면역체계 등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해외에서는 의학, 수의학 분야에서 미생물(변)을 이식하여 특정 질병의 예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평생 영향을 받고 사는 미생물이 바로 모유를 받아들여 장내에 보관하는 시기부터 시작되며 상당부분 결정된다고 한다. 분만사의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포유자돈 시기에 건강한 장면역을 갖추면 농장은 생산성이 향상될 것은 당연하며, 관리자는 여유를 갖고 즐거워질 것이며, 농장의 항생제 사용량은 감소할 것이고, 소비자는 깨끗하고 건강한 고기를 섭취하게 될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분만사에서 키우면 반은 키웠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월간 피그 2017년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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