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기본 자돈 백신 프로그램 설정 시 유의사항
한은혜 2018-01-03 18:38:34

 

돼지 써코 바이러스(PCV2)는 양돈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 들어봤을 정도로 가장 대표적인 돼지의 질병 원인체 중 하나이다. 하지만 써코 자돈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 사실상 양돈장에서 써코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피해는 백신 적용 전과 비교하여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농장에서는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농장에서 써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들이 자돈 백신을 접종한 이후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할지라도 실제 써코 바이러스는 항상 농장에 존재하며, 언제든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써코 바이러스는 주변 환경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강하며, 소독약에 의해 쉽게 사멸되지 않는다. 따라서 올인/올아웃, 소독, 돈사비우기, 돈군 재조성 등을 통하여 써코 바이러스 음성 돈군을 조성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다행인 것은 써코 백신이 야외 감염에 대한 방어를 효과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백신이 도입되기 전후를 비교해 봤을 때, 사실상 백신만큼 효과적인 대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써코 자돈 백신은 농장의 필수 백신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도 써코 백신은 지속적으로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써코 자돈 백신 말고도 대다수의 농장에서 마이코 플라즈마성 폐렴 예방백신을 사용 중에 있는데, 이 두 가지 백신은 기본적인 자돈 백신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돈 PRRS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써코 바이러스, 마이코 플라즈마 백신과 더불어 PRRS 양성농장의 경우 자돈 PRRS 백신이 자돈의 기본 백신 프로그램으로 일부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농장의 자돈 백신은 이유 후부터 비육출하까지의 육성률에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농장에서 시행하는 백신프로그램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농장에서 자돈 백신 프로그램을 설정할 때에는 다양한 농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이에 맞는 적절한 백신 프로그램이 적용되어야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PRRS로 인한 호흡기 문제가 완전히 배제된 상황인 PRRS 음성 농장에서의 기본적인 써코 백신과 마이코 백신 프로그램에 대한 백신 비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PRRS 음성 농장이라 할지라도 써코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그 정도가 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라고 판단된다.
 

 

이 농장의 경우 3개사의 백신을 적용 및 비교하였으며 각각의 그룹에서의 성적이 다르게 나타난 것을 볼 수 있었다. 현재는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보여주는 백신을 적용 중이다.
농장은 모돈 500두 규모이며, PRRS 음성농장으로 새롭게 돈군을 조성한 농장이었다. 농장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위 농장에서는 기본적으로 PRRS가 음성이기 때문에 농장의 성적이 양호한 편이었으며, 농장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표 중에 하나가 바로 써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임상증상 발현 여부였다. 따라서 써코 바이러스 백신의 선택이 농장의 육성률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은 실험을 하게 된 것이다.


국내 양돈장의 경우 대부분 PRRS가 양성인 상황이며, 음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PRRS 양성농장의 경우 써코 바이러스 감염증에 이은 2차적인 병원체로 PRRS 바이러스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농장에서는 복합호흡기 감염증상까지 더해져 이번 농장의 사례보다 더 큰 성적의 차이가 백신프로그램의 차이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단순 성적 비교뿐만 아니라 실제 농장에서는 폐사 및 환돈의 임상증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정확한 진단 역시 뒤따라야 정확한 백신의 비교 실험이 가능할 것이다.


위 농장의 경우, 폐사가 증가한 구간에서 전형적인 써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들(위축 자돈 급증, 림프절 종대, 위출혈 및 궤양)이 확인되었으며 백신을 비교한 배치들을 기준으로 증상의 분리가 확연하게 확인되었다. 현재는 가장 성적이 양호한 백신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꾸준하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다른 지표들(일당증체량, 사료요구율, 출하일령)도 그룹별로 동일한 경향성을 나타냈다.

 

추가적으로, 최근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 예방백신의 접종 권장 일령으로 과거 많이 추천되었던 1주령 백신 프로그램이 갈수록 3주령 써보+마이코 혼합접종 형태로 많이 전환됨에 따라 과거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에서 권장하였던 3주령 혼합접종 형태로 시장의 흐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써코 바이러스와 마이코 플라즈마성 폐렴 예방백신프로그램을 3주령 혼합 1회 접종으로 권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3주령 써코+마이코 혼합 백신을 접종할 때, 제품선정의 기준으로 백신의 효과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히 혼합되어서 출시된 제품이 따로 섞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리해서 선택된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혼합백신보다 단일백신이 농장에서 더 높은 신뢰도를 가지게 되는데 농장에서 혼합하거나 일부 사용한 백신은 그날 다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오염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혼합하거나 개봉되어 사용되어진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일 바로 전량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원칙의 연장선에서, 자돈 백신 역시 혼합된 형태로 보관하다 사용하는 것보다는 단일백신의 형태로 보관하다가 사용 시 혼합하여 전량 소진하는 것이 오염의 최소화 및 효과의 극대화 차원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참고로, 위의 농장 사례에서 단일백신과 혼합백신의 효능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제품의 혼합과 단일접종 비교를 추가적으로 해야 하며, 위의 단일백신 그룹은 혼합접종 그룹들과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접종과 혼합접종의 형태에 따른 비교를 직접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인다.

 

마지막으로, 농장에서는 단순 위축증상만으로 써코 바이러스 감염증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고, 혈청검사 결과만으로 백신 역가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써코 바이러스 감염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임상증상뿐만 아니라 정확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주변 환경에 대한 점검과 PRRS 질병 모니터링이 함께 이루어져야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지리라 본다.

 

<월간 피그 2018년 1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