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발제문 2> 자원화센터(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의 현황과 발전방향
한은혜 2018-01-03 18:51:29

박강순 / (사)친환경자연순환농업협회 회장

 

축산업은 안전한 축산물의 공급, 농지환경보전 및 농촌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도 동시에 존재하는 산업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축산업을 영위할 때 반드시 발생되는 가축분뇨의 문제가 있습니다. 가축분뇨가 악취와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주목되면서 축산의 이로운 면이 상대적으로 상쇄되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축분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가축분뇨가 ‘냄새와 오염의 주범’이 아니라 잘 관리하고 이용하면 ‘소중한 자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경종농업과 축산이 조화를 이룬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의 핵심 키(key)가 바로 축산분뇨라는 것입니다.

 

가축분뇨 자원화의 가치에 대해 설명드리기 전에 먼저 가축분뇨의 처리와 이용이 전국적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여 운영되고 있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과 액비유통센터에 대해 설명드리면 공동자원화시설은 전국적으로 84개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일 처리량은 7,560톤으로 연간 240만 톤 가량이 자원화가 되고 있습니다. 양돈에서 발생하는 분뇨량의 13%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액비유통센터는 전국 200여개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에서 자원화하고 있는 물량은 약 300만 톤으로 17% 정도입니다. 공동자원화시설과 액비유통센터에서 처리하고 있는 양은 도합 550만 톤 정도로 전체 발생량의 30%정도가 자원화 되고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공동자원화시설 및 액비유통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든 차량에는 환경부에서 설치한 가축분뇨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이 부착되어 분뇨와 액비의 수거 및 살포 현황이 실시간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한 공동자원화시설과 액비유통센터외에 환경부에서 지원하고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장은 전국104개소(2016년 12월 기준)가 있으며 일 처리규모는 12,056톤입니다. 이곳에서 전국 가축분뇨 발생량의 약 24% 정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공처리장에 운행하는 차량 역시 가축분뇨 전자인계관리시스템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위의 3가지 방식으로 처리되는 가축분뇨는 전체의 액 54% 정도가 됩니다. 나머지 31% 정도는 자체 정화방류 그리고 그 나머지인 15% 정도는 농장 자체에서 자원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돼지에서 발생되는 분뇨의 약 85%는 제도권 내에 있습니다. 농장 자체 정화방류 또한 정부의 관리 하에 있으니까요. 인·허가 및 방류 수질 검사 등 관련 시설에 대한 관리는 지자체에서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5%에 해당하는 분뇨 관리 또한 내년 이후가 된다면 정부의 관리에 편입되리라고 봅니다.


그렇게 본다면 수치상으로는 분뇨관리에 문제점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본다면 많은 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현재 국내에서 처리하는 방식은 완벽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동자원화시설, 액비유통센터, 공공처리시설, 자체방류시설, 자체자원화시설 등 어느 한 곳도 편안한 곳은 없습니다.


공동자원화시설에서 만들어지는 액비는 아직도 진정한 비료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액비유통센터에서 유통되고 있는 액비 또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되는 방법 또한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공공처리시설은 폐기물로 분류되는 슬러지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자체방류시설에서도 폐기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의 가축분뇨 정책은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려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분뇨의 가장 심각한 문제, 아니 축산에서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면서 약점인 것은 축산냄새에 있습니다.


축산을 영위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축산냄새는 인근의 주민에 고통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가 읽은 책 중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재물은 분뇨와 같아 살포하면 거름이 되지만 재워두면 악취가 난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만드는데 가장 걸림돌은 축산냄새입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거름(비료)으로 살포하면 됩니다. 근본적으로 축산 냄새의 1차 원인은 재워두는 데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발생 즉시 수거해 냄새가 전혀 없는 양질의 비료를 만들어 살포하다면, 나머지는 지금까지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활용하던 방식을 이용한다면, 축산냄새가 인근 주민에 고통을 주는 경우까지는 이르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공동자원화시설에서 만들어지는 가축분뇨발효액은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입니다. 또한 농민들에게 소득증대의 기회를 제공하고, 산성화되어가는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는 공동자원화시설이 공동자원화와 액비유통센터에서 처리되는 30%와 축산농장에서 자체 처리하고 있는 분뇨의 15%를 합친 45%의 분량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향후에는 공공처리장에서 처리되는 분뇨 및 자체방류하고 있는 모든 물량도 공동자원화에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약점보완의 방식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가축분뇨의 문제점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약점보완은 지속적으로 하되, 가축분뇨 자원화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현재 가축분뇨의 약점은 냄새와 환경문제입니다. 강점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농업자원이라는 사실입니다. 토양을 살리고, 경종농가의 소득증대와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농자재라는 사실입니다.

 

2007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축산부문 중요정책으로 시행된 이래 각각의 공동자원화시설 운영자들을 경종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비료를 생산 하기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습니다, 초창기 부실한 시설과 운영관리 노하우 부족의 어려운 시기를 거쳐 온 공동자원화시설은 이제 액비제조 기술이 축적되면서 양과 질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해왔습니다. 모든 공동자원화시설에서 생산되는 액비는 비료관리법 공정규격에 맞춰 ‘가축분뇨 발효액’으로 비료등록을 할 만큼 품질이 향상되었습니다. 액비유통센터 또한 2018년에 비료등록을 마칠 예정에 있습니다.


또한 액비의 제조와 살포를 하는데 있어서 전자인계시스템 등 정부의 철저한 관리가 행해지는 가운데 투명하게 제조 유통되고 있습니다. 공동자원화시설 자체의 노하우 축적과 관련기관의 관리로 품질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축분뇨자원화조직체 내부의 사명감과 자정노력 등을 더욱 함양한다면, 이제는 경종농가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주요 농업자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는 때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 고속도로를 타고 평야지대를 가다보면 논 가운데에 있는 볏짚을 걷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은 곤포 사일리지를 공룡 알이라고도 부릅니다. 볏짚수거는 축산농가에는 좋은 사료자원이지만 경종농가의 입장에서 보면 토양 내 유기물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볏짚을 토양 내 환원할 경우 1ha당 300,000원의 지원금을 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단지 가축분발효액을 살포하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말입니다.

 

가축분발효액을 살포할 경우 경종농가에 기여하는 점은

 

첫째,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토양내 적정 유기물 함량은 3%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토양 내 유기물 수치는 1% 내외라고 합니다. 화학비료의 남용에 따른 결과입니다. 이는 토양 내 자정작용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고 산성화를 유발하며 이는 작물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어 또다시 농약 남용과 화학비료 과다사용을 초래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됩니다.

 

둘째, 경종농가 소득증대가 따릅니다. 예로 논에 가축분발효액을 살포할 경우 관행의 논에서 보다 볏짚 수확량이 1ha당 1,800kg 증대된다고 판단됩니다. 이 볏짚을 조사료용으로 판매할 경우 약 150,000원의 부가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또한 수확이 끝난 겨울철 사료작물을 추가로 재배할 경우 약 300,000원 정도의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가축분발효액을 살포받고 있는 경종농가가 확인해 준 사실입니다. 이러한 추가 이익이 발생되기 때문에 가축분뇨발효액의 농경지 살포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가축분발효액이 피해만 입힌다면 본격적 살포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이미 살포할 땅 자체가 없어졌을 것입니다. 물론 수도작에서 미질의 향상과 수확량 증대는 별도로 생각한다 해도 말입니다.


특히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익이 더 있습니다. 가축분발효액은 일반 화학비료 등과는 달리 공동자원화나 액비유통센터에서 무상 살포해 준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료살포에 따른 비료구매비와 노동 비용 및 장비운영 경비 절감 효과로 이어집니다.


특히 초고령 사회인 농촌의 인력문제를 감안할 때 비료살포 노동 절감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공동자원화시설과 액비유통센터에서 가축분뇨발효액을 살포하는 면적은 150,000ha가 넘어 서고 있습니다.

 

셋째, 자연순환농업을 통한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 기여합니다. 가축분발효액을 살포한 농경지의 경우 작물이 튼튼하게 자라는 효과가 있어 화학비료와 농약사용 횟수를 줄여줍니다. 때문에 친환경농업이 가능해집니다.


더불어 가축분발효액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미량요소들로 인해 고품질의 농작물 결국 이러한 효과들은 국민 건강증진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동자원화시설이 정상화, 활성화될 때 축산농가에 기여하는 점

 

첫째, 지속가능한 축산의 길을 열게 됩니다.


축산농가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안정적이고,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게 분뇨를 처리 하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또한 축산냄새의 근본적이고 가장 완벽한 해결방법은 분뇨가 발생하는 즉시 처리하는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대책’의 제1 정책의 하나로 ‘가축분뇨 신속수거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사업의 가장 핵심주체중 하나가 바로 가축분뇨자원화조직체입니다. 공동자원화시설과 액비유통센터의 운영자들도 이 정책의 시행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가축분뇨 신속수거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둘째, 축산 생산성을 높여 수익증대 효과를 가져와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습니다.


가축들도 깨끗한 축사에서 번식과 생육이 왕성해집니다. 가축이 건강해지면 마릿수뿐만 아니라 육질도 좋아집니다. 공동자원화시설과 액비유통센터가 건전한 경영상태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때 축산농가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매우 큽니다. 

 

셋째, 경종농과 축산이 함께한다는 공동체의식을 높일 수 있습니다. 농촌은 더불어 살아 갈 때 함께 공생할 수 있습니다. 축산농가는 경종농가에 좋은 거름을 제공하고, 경종농가는 축산농가에 양질의 조사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일석이조(一石二鳥)입니다.

 

공동자원화시설이 국가에 기여하는 점

 

첫째, 국가 예산 절감 효과를 가져 옵니다.


공공처리시설을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1/5만 공동자원화에 투입한다면 가축분뇨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은 투자대비 가축분뇨 처리효과는 어느 처리시설보다 높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가축분뇨 수거단가 하락과 시설노후화, 인력부족 등의 직접적 요인과 가축분뇨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부정적 시선 등이 더해져 이중 삼중의 고충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공공처리시설 등 여타 처리시설에 비해 시설투자 금액이나 규모, 지원방식에서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가축분뇨처리와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서 현실적인 애로사항을 정확히 파악한 후 공공처리시설 등에 지원하는 금액의 1/5 정도의 지원으로도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공동자원화시설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둘째, 후손에게 비옥한 토양을 물려 줄 수 있습니다.


토양개량과 가용성 유기양분을 만들어 주는 미생물을 가득 함유하고 있는 것이 가축분발효액입니다. 이는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을 만들어 식량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축산물 또한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셋째, 축산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잘사는 농촌 마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가축분뇨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농업에 유용한 자원으로 재생시켜 활용하는 역할을 공동자원화시설이 하고 있습니다. 가축분뇨처리와 악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공동자원화시설입니다.

 

농업의 가치 실현은 헌법에 명문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잘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속도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만이라도 가축분뇨는 무조건 ‘처리해 버려야 하는 골치 아픈 대상’이 아니라 ‘요긴하게 활용해야 할 훌륭한 자원’이라는 차원으로 생각의 틀을 바꾸어 준다면 우리는 후손에게 비옥한 토양과 지속가능한 식량공급 체계를 물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맹자는 사람이 선량한 ‘마음(恒心)’을 지키려면 일정한 ‘재산(恒産)’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동자원화는 운영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환경복지과와 축산환경관리원에서 많은 지원을 하려고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으나 한계가 있습니다.


국회에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 주셔서 이 땅에 가장 훌륭한 비료인 가축분뇨발효액을 보다 안정적으로 생산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월간 피그 2018년 1월 호>

디지털여기에 news@yeogie.com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금지>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