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업의 현대화 ‘선도’…업계 리더로 ‘우뚝’ “자원화의 길 지원해야” 정책제안도
임진우 2018-08-13 08:35:42

 

이기홍 우수농장 대표(대한한돈협회 부회장)는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설레고 즐겁다. 노후한 양돈농장을 친환경적으로 현대화하는 리모델링 공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6여년간 여러 개의 농장을 인수해 차례로 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양돈농가 통합컨설팅과 산학연 커뮤니티를 위한 ‘해지음한돈센터’도 건립 중에 있다. 자연농원 양돈사업부 직원생활부터 시작해 32년간 축산에 몸담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 양돈농가의 애로사항을 대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양돈업계의 리더로서, 성큼성큼 큰 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양돈농장 악취 없는 친환경시설로 변신

 

우수농장을 비롯해 경북 고령과 군위 등에 포진해 있는 이기홍 대표의 농장들은 친환경적자연순환농법을 적용해 악취를 절감한 농장으로 지역친화적인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양돈농장 리모델링 공사는 자가시공을 통해 내부 뿐 아니라 외형까지 현대화하고 최신식설비를 갖춰 누가봐도 깔끔한 양돈시설로 탈바꿈시켰다. 또 대형액비생산시설을 설치해미생물을 배합한 액비를 생산하고 액비순환시스템을 적용해 생분뇨의 악취를 절감하는 한편 액비살포차량을 구입해 인근의 농가에 비료로 제공하는 자연순환농법을 통해 가축분뇨 해양투기 전면금지 시대를 극복한 대표사례로 꼽히고 있다.
바실러스균, 효모균, 광합성균 등을 사료첨가제로 투여하고 미네랄을 원수에 투입하는 방법을 도입해 악취를 절감하고 생산성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노하우를 고령 지역의 양돈농가들에 전파해 나만 잘 사는 경영이 아닌 함께 윈윈하고 공생하는 경영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처음엔 고령지역 농가들도 해오던 경영방식을 쉽게 바꾸려고 하지 않았지만 이 대표의 농장들이 현대식으로 탈바꿈되고 악취민원도 줄어드는 것을 보며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또 그는 양돈농장에 벽화를 그려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노력도 해오고 있으며 지난 해에는 1억원 이상의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고 지역봉사활동과 나눔등을 실천해 지역과 더불어 살아가는 축산의 이미지를 심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처럼 앞서가는 경영시스템과 리더십으로 4년간 한돈협회 고령지부장을 거쳐지난 해 11월부터 한돈협회 부회장 겸 환경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해결의 중심에 서다
이기홍 대표의 이러한 경영노하우도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농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첫 직장이었던 자연농원 양돈사업부에서 5만두의 돼지를 사육해내는 분업화·매뉴얼화된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닫고 매뉴얼 공부를 하면서 농장 경영의 꿈을 키워나갔다.
“축산업에 뛰어들었으면 농장 경영이 가장 핵심 아니겠습니까. 자연농원에서 일하면서 돼지 5만두를 키우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분업화해서 매뉴얼대로 일을 하니 큰 사고 없이 착착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나도 농장경영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갖게 됐고 농장 경영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그러나 분업화된 시스템에서 전체적인 양돈농장 경영을 배우기는 쉽지 않았고 이러한 한계를 느낀 그는 그 곳을 나와 경남 김해의 양돈농장으로, 또다시 고령의 양돈농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또 사료회사에서 컨설팅을 맡아 사료를 팔기에 앞서 기술력이나 경영노하우가 부족한 농가의 애로사항들을 해결해주는 역발상적인 영업전략으로 영업신화를 이룩해 내기도 한 그는 본격적으로 노후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농장을 하나씩 하나씩 매입하며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농장경영에 돌입해서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 현대시설을 갖추기 위한 각종 인허가 절차와 친환경공법 연구, 사육에 이르기까지 몸소 헤쳐나가며 경영의 노하우를 쌓았다.
“한 때는 문제의 중심에 있었던 제가 이제는 해결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양돈산업의 탄탄한 기반 없이 저 혼자만 잘 살 수는 없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함께 어려운 점을 극복해 나가고 이를 통해 윈윈하는 경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농가현실 반영‘ 자원화’ 지원해야
이기홍 대표가 한돈협회 활동에 나서게 된 것도 다 이런 이유다. 그는 그동안 정부 정책이 양돈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책을 펴온 만큼 가축분뇨 해양투기 금지 대책과 자원화로 가는 길에도 양돈농가의 상황을 반영해 좀 더 현실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혹자는 냄새 나는 축산업 그만 하고 수입해서 먹자고도 하지만 외국돼지를 국내산 돼지만큼 믿을 수 있겠습니까. 외국도 우리나라의 생산기반이 없어지면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정부도 이런점을 알기 때문에 국민 식생활에 기여하는 탁월한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돼지고기 자체생산을 위해 지원해 온 만큼 앞으로도 농가들이 생산활동을 잘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그는 우선 악취 문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국 농업기술센터의 원종균 배양시스템을 확대해 바실러스균, 효모균, 광합성균 등 원종균을 축산농가에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또 미생물 배양기 지원을 통해 악취의 50%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취저감에 대해 그는 미네랄을 원수에 넣어주면 황화수소나 암모니아가스 등이 발생하지 않아 농장 환경이 쾌적해서 생산성이 올라가는 점을 고려해 농가 차원에서도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생분뇨를 밑으로 가라앉혀서 악취를 줄이는 액비순환시스템을 적용하고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느낌을 주는 농장의 현대화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각각의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사업을 영위하는 농장주들이 지역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역발전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도 전했다.
한편 그는 정부가 가축분뇨 전자인계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있어 양돈농장 입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등록되지 않은 다른 농가에 액비를 살포하는 것을 무조건 고발조치하는 데 대해 지나친 규제라고 꼬집었다. 전자인계 시스템은 산업용 폐기물이나 자원화되지 않는 가축 생분뇨를 투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인데 그 목적에만 맞게 활용하면 되는 것이지 자원화가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고 방해하는 쪽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양돈농장의 현대화사업을 위해서 돼지들을 사육할 수 있는 임대농장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내부와 외부 모두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돼지들을 비워내야 하는데 그러한 공간이 제공되지 않으면 현대화사업이 무늬만 현대화사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그는 한돈협회 환경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농가들이 느껴온 가축분뇨 전자인계 시스템의 문제점들을 건의해 가축분뇨법 관련고시 개정 성과를 이뤄냈다.
개정내용은 ▲신고(수정)기한 연장 ▲정기점검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감소 ▲대행입력관련 법적근거 신설 ▲간이저장조 저장기능 신설 등이다.

 

양돈산업 허브 역할
이기홍 대표는 이제 양돈농장 대표를 넘어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그는 농장과 양돈전문가, 양돈관련 업체, 정부 등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제공을 통해 양돈산업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하고자 기반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또한 시설현대화사업, 자연순환농법 등에 대한 통합컨설팅을 통해 양돈농가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축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도 역할을 할 생각이다.
한편 양돈농장의 시설현대화사업을 위한 임대농장 대여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들을 올 8월말 준공예정인 해지음한돈센터에서 해 나갈 예정이다.
“축산인으로서 축산산업의 발전과 축산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정책제안을 할 뿐 아니라 저 스스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쉬지 않고 길을 헤쳐나갈 것입니다.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 미래를 내다보는 판단력과 추진력이 있다면 당장 힘들지라도 성공하는 길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2018년 월간 피그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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