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돈산업 중요성 깨닫고 방역 투자 늘려야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전문가 초청 간담회
임진우 2018-10-22 10:03:38

 

최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0여차례에 걸쳐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확산일로에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17일 대한수의사회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관련 전문가 초청간담회가 열렸다.
이 날 정현규 양돈수의사회 회장(도드람양돈농협 동물병원 한수양돈연구소 수의학박사)과 김현일 옵피팜 대표가 참석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대처방법 등에 대해 심도 있게 전달했다. 기자단으로는 본지, 돼지와 사람, 양돈타임스 등 기자단이 참석했다.
이날 정 회장과 김 대표 등 두 전문가는 양돈 농가 뿐 아니라 정부 또한 양돈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발생국가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검역을 철저히 하고 바이러스가 유입됐더라도 돼지농장에 접근할 수 없도록 철저한 방역을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양돈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프리카돼지 열병 등을 비롯한 질병이 유입되지 않도록 검역과 장비, 인력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자단과 전문가들의 질문과 답을 정리했다.

 

최근 정부가 검역을 강화하고 있는데 문제는 없나
인천공항에 하루에 800여편 8만5천명이 드나든다.
800편의 비행기 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이나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지역에서 오는 비행기편수가 600여편 6만여명인대 이를 전수검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검역은 45마리의 검역탐지견이 냄새를 맡아서 동물성 등 불법휴대물이 있으면 꺼내어 검사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구간 즉 발생지역 예를 들면 중국 심양이나 흑룡강에서 오는 비행기만을 집중 검역하고 있는대 전체의 12~14%만을 검역하고 있는 것이다.
검역당국에서 열심히 검사를 하고 있지만 발견 못하고 지나가는 건수가 많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프리카돼지열병 전문가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얘기하고 잇는 것이다. 발생국가로부터 차단할 수 있는 검역이 아무래도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역에 모든 것을 기대할 수는 없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정도로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1차에서 10만원 2차에서 50만원 하는 과태료를 일단은 좀 올려서 외국에서 오시는 분들이 이거 가지고 들어오면 안 되겠다 라는 경각심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불법휴대축산물이 무엇이다 라고 말씀드려도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꾸준한 교육과 홍보도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다.

 

 

검역 만으로 방어할 수 없다면 다른 대처법은 어떤 게 있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첫번째가 발생국가에서 바이러스가 못 들어오게 막는 것이 있는대 바이러스가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양돈농장에 안 가도록 막으면 된다. 그러면 감염될 가능성이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농가들이 이제 배합사료를 먹인다. 그러나 아직도 잔반을 먹이는 농가가 380농가가 있고 그중에서 열처리조차 하지 않는 농가가 85개 농가가 있더라. 그러면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문제다. 협회 차원에서건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 서건 잔반을 먹이는 농장을 줄여나가고 특별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 조기신고를 하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우리 농가들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혹시라도 이유없는 폐사가 계속될 때는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 100%의 농가들에게 각인돼야 한다.
특히 멧돼지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에 남은 음식물을 파묻거나 해서 멧돼지가 그것을 파먹고 감염되면 상태는 통제불능이 된다. 산에 가서 음식물을 버리고 오는 일이 없도록 전 국민적인 차원에서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

진드기 매개로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나
유럽국가나 아프리카는 진드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물렁진드기라고 하는 진드기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나 동부아시아 지역 쪽으로는 진드기 종이 틀려서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개발이 해법일 것 같은데 시도는 있는지, 언제쯤 백신 개발이 될 것으로 보나
굉장히 어려운 일인 거 같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 자체가 일반 바이러스 유전자에 비해 10배 정도 크고 고병원성이다 보니까 성공적인 백신개발 사례가 아직까지 없다.
백신을 만들어서 실험을 한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백신을 맞은 개체가 오히려 더 빨리 죽었다고 하더라. 백신 개발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 같다. 10년 이내에는 불가능할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아프리카돼지열병 SOP를 보면 질병이 발생하면 반경 500m 이내를 살처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중국은 3km 하는 것 같은대...
질병이 물론 무섭긴 하지만 무섭다고 해서 무조건 넓은 면적을 도려내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니다. 발생된 농장을 집중적으로 빨리 처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정한 500미터의 거리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집중해서 빨리 깔끔하게 처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 감염위험이 없는데 3키로 이내의 가축을 살처분하는 것은 오히려 행정력의 집중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다만 주변에 역학적으로 같이 모였다든지 뭔가 공유하는 게 있다든지 할 경우에는 3키로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농장이나 수의사들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관심과 행정력 집중이 중요할 거 같다.
덴마크라는 나라는 가축전염병에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500마리 중에 한 마리가 죽기만 하면 도축장이 일시에 셧다운 되고 500명의 근로자들이 도축장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덴마크는 아시는 것처럼 양돈이 정말 중요한 나라다. 일년에 돼지를 한 2800만 마리를 생산한다. 인구보다 두배 반이 많다. 이처럼 중요한 산업이다 보니 목숨 걸고 지키는 것이다.
한국의 양돈산업은 안 중요한가. 굉장히 중요하다. 총생산으로 따져도 그렇고 식품업에서따져도 양돈산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목숨 걸고 지키지를 않는다.
그런데 지난 2000년에 구제역이 터지면서 질병에 걸리니까 3조에서 4조원의 피해가 발생하는구나 라는 것을 체험했다.
정부가 이제는 양돈산업이 단순히 중요하다가 아니라 경제적 논리로도 정말 중요하다는인식해야 하고 관련 인원이라든지 장비라든지 검역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
2000년도부터 발생한 구제역이 잘 넘어갔기 때문에 정부도 열심히 질병에 대한 방역을 한다고 자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010년, 2011년 겪고나서 보니 우리가 구제역에 대해 잘 몰랐구나 백신을 접종해야 되는 시기도 몰랐고 구제역의 정확한 2차 증상에 대해서도 몰랐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직 잘 모른다.
이를 잘 극복하기 위해선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많이 경험하고 많이 아는 사람들을 많이 모셔와서 듣고 수의사들도 전문가 수준으로 교육을 받고 중요한 변곡점이 됐을 때 행정력을 더 크게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다. 알고 있는 것과 익힌 것과는 다르다.
위급한 상황이 됐을 때 그때 가서 어떻게 할 건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이미 준비가 딱 돼 있어서 정확하게 잘 짜여진 가이드라인대로 행정력이 움직일수 있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한 두명이 알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 한사람 한 사람이 잘 알고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
냉정하게 따지면 그 정도까지는 우리는 훈련이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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