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NSP 항체에 대한 이해 구제역 NSP 항체에 대한 이해
축산 2016-05-17 09:36:24

김현일 대표
㈜옵티팜


최근 필자와 친분이 있는 한 원장님께서 전화로 몇 가지 질문을 주셨다. 구제역에 대한 채혈 검사를 진행 중인데 구제역 바이러스에 돼지가 노출되고 나면 며칠만에 항체가 생기는 것인지, 그리고 생겨난 항체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검출될 수 있는 것인지 등을 질문하였다.
구제역 특성상 국가가 관리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일선에서 일하는 수의사뿐만 아니라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수의사도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본고를 통해 돼지 구제역 NSP 항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비구조 단백질(Non structural protein)에 대한 이해


먼저 NSP(Non Structural Protein)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알고 넘어가자.
구제역 바이러스는 총 8,400bp 정도 크기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총 12개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Crowther and Joint 2007). 이들 유전자 안에 직접 바이러스의 구성 성분이 될 수 있는 Structural protein(SP)과 Non-structural protein(NSP) 등 크게 2가지로 구분되는 단백질들을 만든다.
NSP 단백질은 직접 바이러스의 구성 성분이 되지는 못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는데 필수적인 효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야외 감염이 일어나면 SP, NSP 두 가지 항체가 모두 생성되는 데 반해서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 성분만 정제를 하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해서는 NSP가 잘 생기지 않아 SP 항체만 검출된다.
따라서 농가에서 NSP 검사를 해보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림 1>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와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단백질 설명. 구제역 바이러스에 만들어지는 12개의 단백질은 크게 바이러스를 직접 구성하는 구조 단백질(structural protein)과 비구조 단백질(non-structural protein)로 구분된다.


구제역 NSP 항체가는 야외 감염 후 며칠 만에 생기는가?


1998년도에 덴마크 과학자들과 짐바브웨, 퍼브라이트 연구소 연구자들이 공동연구를 하여 논문을 발표했는데, 소의 경우 바이러스를 접종한 지 8일째(6마리 중 4마리가 양성으로 전환)에 NSP 항체가 양성이 되었고, 양의 경우 10일째(4마리 중 2마리가 양성으로 전환)에 양성이 되었다(Sørensen, Madsen et al. 1998).
IAEA가 2007년도에 발간한 책 “The Use of Non-structural Proteins of Foot and Mouth Disease Virus(FMDV) to Differentiate Between Vaccinated and Infected Animals”에 보면 구제역 NSP 항체에 대해서 매우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구제역에 감염될 경우 SP와 NSP 항체는 감염 후 5~7일째에 검출이 가능해서 감염 후 21~28일째에 최고 항체가를 기록한 다음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Crowther and Joint 2007).


<표 1>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감수성 동물에서의 NSP 항체가 검출 시작 일령, 최고 항체가, 항체 지속 가능 일수 자료(Crowther and Joint 2007)


좀 더 명확하게 돼지에서 NSP 항체가 검출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없을까? 있다. <그림 2>를 참고해 보자.
<그림 2>는 구제역 NSP 단백질에 대한 Western blot 분석 사진으로 3A, 3B, 2C, 3D, 3ABC 비구조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언제부터 생기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림을 보면 감염 후 7일에 명확한 항체가 보이기 시작해서 90일령에서는 다소 약하게 나타나지만 120일령까지도 검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 구제역 NSP 단백질에 대한 Western blot 사진. 3A, 3B, 2C, 3D, 3ABC 비구조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언제부터 생기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림을 보면 감염 후 7일에 명확한 항체가 보이기 시작해서 90일령에서는 다소 약하게 나타나지만 120일령까지도 검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번 생긴 구제역 NSP 항체가는 얼마나 오랫동안 검출되는가?


NSP 항체의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실험실과 검사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1998년에 3D, 3AB, 3ABC ELISA를 사용해서 검사를 해보면 최소 304일 이상 유지(최장 395일, Sørensen, Madsen et al. 1998)되는 것을 관찰하였고 2007년에 종합된 자료를 보면 20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포인트는 모든 개체가 다 똑같은 것이 아니고 NSP 항체가가 형성된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이다. 항체가 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3개월 만에도 소실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3> 구제역 바이러스 SP 항체가 / NSP 항체가의 월별 항체가 상승 / 감소 추이 자료


<그림 4> 구제역 NSP 항체가를 3D, 3AB, 3ABC ELISA 키트로 검사한 결과. 경쟁 ELISA이기 때문에 수치가 높은 것이 음성, 낮은 것이 양성임을 기억하자.


NSP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검사 결과의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는 검사 키트와 실험실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진다.
<표 2>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제역 NSP 검사용 진단키트 리스트이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메디안디노스틱, 경기도 수원에 있는 바이오노트에서 각각 진단키트가 생산되고 있다. 


<표 2>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FMD NSP 검사용 키트 리스트(Crowther and Joint 2007).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2가지 국산 NSP 검사 키트가 사용되고 있다.


그럼 각 검사 키트의 축종별, 항원별 검사 민감도와 특이도는 어떻게 될까? <표 3>을 보면 민감도의 경우 84~98%, 특이도의 경우 99.8~100%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농장에 구제역에 걸려 NSP를 가지고 있는 동물이 있을 경우 최소 84%의 확률로 검출하며(물론 최대 16%는 놓칠 수도 있다), 거꾸로 구제역 NSP 항체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NSP가 있다고 오진할 확률은 0.2%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표 3> 구제역 NSP 검사 키트의 축종별, 항원별 민감도, 특이도 실험 자료(Sørensen, Madsen et al. 1998)


그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진단키트는 어떨까? 국내에서 제조한 한 ELISA 키트의 경우 돼지혈청으로 분석을 해보면, 2,225개의 구제역 음성 돼지 혈청으로 분석해 보았을 때 2,225개 혈청 전체가 음성으로 판정되어 특이도는 100%, 민감도의 경우 19개 혈청 중 18개가 양성으로 판정되어 94.7%로 측정되었다고 한다(Oem, Chang et al. 2007).
이 검사가 이루어진 시기는 우리나라에 구제역이 없었던 시기여서 구제역 양성 혈청을 구하기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음성에 대한 특이도 수준에 비해 양성 샘플에 대한 검사가 너무 적게 검사되었다.
최근 중화항체검사를 golden standard로 잡은 혈청으로 재검사를 해서 민감도가 충분히 나오는지 확인이 되었을 것이므로 국가기관에서 이러한 검사 결과에 대한 정보도 추가적으로 공개해주면 좋겠다고 사료되는 바이다.


에필로그


구제역 상시 모니터링에 있어서 NSP 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증상도 명확하게 나오고 있지 않으므로 더욱 그러하다.
구제역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NSP 양성 농가부터 정확히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검사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제시된 민감도에 비해서 양성을 양성으로 잘 찾아내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수치상으로는 94.7%를 검출한다고 되어 있고 NSP 항체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NSP에 대한 항체가 있으면 검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 체감상으로는 민감도가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ELISA 진단키트의 특이도가 100%에 가까운데 왜 두 가지 키트를 연속으로 검사해야 하는지도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OIE 규정에 한 가지 검사 방법으로 NSP 양성이 나오는 경우 다른 검사 방법으로 검사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는 하나, 지금 같은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는 좀 더 민감한 방법으로 검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며, 특이도가 100%에 가까운데(위양성이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왜 2차 검사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필요한데 분석된 자료나 논문, 발표된 설명이 부족해서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효율적인 구제역 방역을 위해 이러한 정보들이 잘 공유된다면 좀 더 좋은 방안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문헌
- Crowther, J. and F. Joint (2007). The Use of Non-structural Proteins of Foot and Mouth Disease Virus (FMDV) to Differentiate Between Vaccinated and Infected Animals,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 Oem, J. K., B. S. Chang, H. D. Joo, M. Y. Yang, G. J. Kim, J. Y. Park, Y. J. Ko, Y. J. Kim, J. H. Park and Y. S. Joo (2007). “Development of an epitope-blocking-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to differentiate between animals infected with and vaccinated against foot-and-mouth disease virus.” Journal of virological methods 142(1): 174-181.
- Sørensen, K., K. Madsen, E. Madsen, J. Salt, J. Nqindi and D. Mackay (1998). “Differentiation of infection from vaccination in foot-and-mouth disease by the detection of antibodies to the non-structural proteins 3D, 3AB and 3ABC in ELISA using antigens expressed in baculovirus.” Archives of virology 143(8): 1461-1476.
- VERIN, B. (2007). “VALIDATION OF COMMERCIALLY AVAILABLE NSP ELISA KITS FOR FOOT AND MOUTH DISEASE SURVEILLANCE TO SUPPORT THE CONTROL AND ERADICATION PROGRAMME IN THE PHILIPPINES.” The Use of Non-structural Proteins of Foot and Mouth Disease Virus (FMDV) to Differentiate Between Vaccinated and Infected Animals: 49.


<월간 피그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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