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 개최 내최초 소개 문학작품 대거 전시
임진우 2018-03-02 10:15:34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 패럴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국과 예정국의 겨울 문학을 소개하는 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을 2018년 1월 29일(월)부터 3월 18일(일)까지 개최한다.


정리 | 월간 PT 편집부(printingtrend@gmail.com)

 

10개 언어권 13개국의 겨울 문학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겨울은 춥고 혹독하지만 다가올 봄날을 꿈꾸는 기다림의 계절이다. 문학 속의 겨울은 차가움과 따스함, 밝음과 어둠, 절망과 희망의 상반된 이미지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계올림픽 제1회 개최국인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북미, 다시 동아시아의 중국과 일본, 마지막 한국에 이르는 겨울 여정을 따라가며, 겨울 문학 속에 나타난 각 나라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정서를 보여주고자 기획하였다. 그간 겨울을 주제로 한특별전시는 전통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 주로 다루어 왔다. 이번 전시는 ‘문학적 관점’에서겨울을 조명한 전시로는 국내 최초이며, 세계 겨울 문학의 흐름과 문학적 심상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평창동계올림픽 취지에 걸맞게 1924년 제1회 프랑스 샤모니 대회로부터 제24회 중국 북경대회에 이르기까지 10개 언어권 13개국의 대표적인 겨울 문학을 아우르고 있어, 올림픽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한 세계인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겨울 문학 다수
겨울 문학 작품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문학 101편, 북미 문학 38편, 한중일(韓日中)의 동아시아 문학 114편, 어린이 문학과 노래 201편의 총 454편을 선보인다. 중국 당나라 유종원(柳宗元, 773–819)의 시 「눈 내리는 강(江雪)」,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시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19세기 미국의 대표적 지성인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의 시 「폭설(The Snow-Storm)」, 설원을 배경으로 연인들의 사랑과 역경을 그린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Борис Пастернак, 1890-1960)의 소설 『닥터 지바고 Доктор Живаго』(1955) 등 문학적 가치가 높고 널리 사랑 받아온 대표적인 겨울 문학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전시장에서 각 나라별 언어로 된 도서와 한국어번역본을 비교하면서 읽어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겨울 시’ 53편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처음 소개하였다. 오스트리아 시인 게오르크 트라클(Georg Trakl, 1887-1914)의 「12월 소네트(Dezembersonett)」(1909-1912), 캐나다 시인 아치볼드 램프맨(Archibald Lampman, 1861-1899)의 「나무꾼의 오두막(The
Woodcutter's Hut)」 등이 있다.

 

 

각국 대사관이 추천하는 겨울 문학
전시 작품 중에는 중국, 독일, 스위스, 노르웨이, 캐나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7개국 대사관의 추천과 협조를 받은 겨울 문학 작품도 있다. 주한 스위스 대사관은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요한나 슈피리(Johanna Spyri, 1827-1901)의 소설 『하이디(Heidis Lehr-und Wanderjahre)』(1881), 주한 중국 대사관은 대표적인 현대 여류작가 샤오훙(蕭紅, 1911-1942)의 소설 『호란하 이야기(呼蘭河傳)』(1941), 주한 독일 대사관은 독일의대표 겨울 동화인 그림 형제(Brüder Grimm)의 『홀레 아주머니(Frau Holle)』,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은 국민작가 요 네스뵈(Jo Nesbø, 1960-)의 인기 추리소설 『스노우맨(Snømannen)』(2007), 주한 캐나다 대사관은 캐나다 원주민 이누이트의 현실을 보여주는 팔리 모왓(Farley Mowat, 1921)의 소설 『잊혀진 미래(People of the Deer)』(1952),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은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Primo Levi, 1919-1987)의 소설 『이 것이 인간인가(Se questo è uomo)』(1974) 등 다수의 작품을 추천하였다.

각 나라 대사관에서 추천을 받은 문학 작품에는 눈 모양의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여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의 겨울 문학,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한국의 문학에서 겨울은 ‘고난’, ‘시련’, ‘인내’, ‘새로운 희망’을 상징한다. 대표적인 겨울 문학으로 고전시가부터 현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시와 소설 67편, 어린이 동화 35편, 동요와 동시 30편의총 132편을 만날 수 있다. 고전문학에서는 사대부의 절개를 한겨울 푸르른 소나무에 빗대기도 하였고, 여류 시인 황진이(黃眞伊, ?-?)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을 ‘동짓달 기나긴 밤’이라 하였다. 현대 문학에서 겨울은 힘든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는 장치로 나타난다. 백석(白石, 1912-1996)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1938)에서푹푹 내리는 ‘눈’으로 더러운 세상을 덮어 버리고, ‘흰 당나귀’처럼 현실에 없는 이국적 환상을 그린다. 이밖에 김광균(金光均, 1914-1993)의 시 「설야」(1938), 세계 3대 문학상의하나인 맨부커상 수상 작가인 한강(韓江, 1970-)의 『내 여자의 열매』(2000)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인직(李人稙, 1862-1916)의 연극 소설 『은세계』(1908)는 아단문고의 협조를얻어 영인본으로 읽어볼 수 있게 하였다. 초판본으로는 김승옥((金承鈺, 1941-)의 소설『서울, 1964년 겨울』(1965), 김종길(金宗吉, 1926-2017)의 시집 『성탄제』(1969), 이청준(李淸俊, 1939-2008)의 소설 『눈길』(1977) 등이 전시된다.

 

 

<월간PT 201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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