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따른 치열한 경쟁 시대를 맞아 ‘조금 더 싸게, 더 빨리’라는 모토가 모든 업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덕목이 됐다.
이런 추세는 인쇄업계를 비롯한 디자인 외주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단가를 줄이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고 남은 것이 있다면 보다 정확하고 빠른 견적과 작업관리 등을 통하여 효율성 증대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업계의 빠른 대응방법으로 다양한 솔루션이 제안되고 있지만, 중견인쇄회사인 한영문화사(대표 홍사룡 http://www.hyprintmall.com/html/shop)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놀라운 인쇄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서 화제다.
글 | 한경환 기자(printingtrend@gmail.com)
한영문화사의 인쇄관리시스템은 흔히 생각하는 POS와 비슷해 보이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관련 데이터가 해당 인쇄회사 홈페이지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발주처에서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다음 2가지 사례를 통해 한영 문화사에서 개발한 인쇄발주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사례1
적지 않은 경력을 가진 디자인 업체 A. 점심 후 슬슬 춘곤증이 다가오는 오후 시간을 지나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하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울린 전화벨소리에 다들 깜짝 놀란다. 다급함이 묻어나는 전화기 건너에서는 며칠 남지 않은 주말까지 적지 않은 양의 인쇄물을 만들어야 되는데 단가를 빨리 알아야겠다는 클라이언트의 떨리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전화를 받은 디자인 실장 K는 최근 드문드문 적힌 디자인 스케줄이 적힌 캘린더를 홀깃 훑어보고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번 건은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상담에 임했지만, 상대방의 요구는 그다지 쉽지 않았다. 세세한 디자인 지침과 함께 1시간 안에 해당 단가를 알아야겠다는 것.
보통 K 실장은 처음 거래하는 업체이면서 마감이 너무 빠를 때는 가격만 물어보고 일의 진척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견적을 거부하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견적 내용은 책자견적인데 내지를 랑데부105g인 경우와 미모100g 각각 1000부, 2000부, 5000부, 10000부 견적요청으로 복잡했다. 기존 거래하는 인쇄소 단가표를 뒤적이면서 견적을 작성하려는데 뭔가 빠지는 것이 많다. 종이 재질, 인쇄물 사이즈 등 클라이언트의 세세한 지시를 다 맞추려고 거래하는 인쇄소에 연락을 했지만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시간에 견적을 알려줄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이걸 계속 진행할 수 있을까?
사례 2
디자인 업체 B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견적을 낼 수 있는 이른바 POS로 정비되어 있는 인쇄거래처를 확보하고 고객들의 견적 문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로 접속하면, 전단지에서 홍보물, 명함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인쇄물에 대한 견적을 쉽게 낼 수 있다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그지 크지 않았을 때는 별문제가 없던 것이 거래량과 수량이 많아지자 조금씩 아쉬운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급한 거래의 경우 거래하는 인쇄회사의 POS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응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더불어 점점 늘어난 거래처 관리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래처 별로 주문에 대한 정리를 일일이 따로 해야 된다는 것과 때에 따라 인쇄물 발주를 여러 곳에 해야 되는데 그 모든 데이터도 역시 따로 정리를 해둬야 된다는 점이다.
한곳에서 정확하고 편리하게
자, 이제는 한영문화사의 인쇄관리시스템을 들어다 보자. 참고로 현 화면은 테스트 중인 것으로 추후에 디자인이나 여러 가지 요소들이 바뀔 여지가 있다.
해당 사이트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치고 접속하면 굉장히 심플한 페이지를 볼 수 있다. 페이지 상단에는 견적관리, 작업관리, 업체관리, 단가관리, 내정보관리 등의 메뉴들을 볼 수가 있다. 아마도 이 시스템을 사용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할 메뉴가 견적관리가 아닐까 하는데, 바로 견적관리를 클릭하고 들여다보기로 하자.
1. 작업관리
상세한 작업지시서, 기존 작업내역 저장
2. 견적 및 견적 비교
옵셋, 디지털, 마스터 견적 비교
3. 다양한 작업정보
견적 외 빈번한 문의사항을 해결, 책등 두께가 어떻게 되요, 납품일은요, 용지는요, 횡목·종목, 몇 박스 나와요와 같은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 준다.
4. 업체별단가 관리
단가관리를 직접하며 업체별로 다른 단가를 입력할 수 있다.
견적내기/ 작업관리/ 업체관리
견적관리 메뉴를 클릭하고 들어가면 사진 1과 같은 화면이 나온다. 이 화면에 나오는 예들은 테스트를 위해 작성한 것임을 감안하면 된다.
견적 관리 메뉴 안에는 다시 서브 메뉴로 제품타입, 인쇄방식, 검색방식 등을 볼 수 있는데, 이 서브 메뉴를 통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제품타입으로는 책자와 낱장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인쇄방식은 오프셋, 디지털, 마스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검색대상은 제품명, 업체명, 담당자명, 견적내용 요약 등으로 상세하게 나눠져 있어 차후에 작업했던 내용을 빨리 찾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손쉬운 견적관리
새로운 견적을 만들려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는 견적 추가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견적산출 화면이 생성되면서 기본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견적을 만들 수 있다. 견적 내용은 업체명, 단가그룹, 용도, 규격, 제본방식 등 상당히 세부적인 사항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중에서 원하는 내용을 적고 아래의 견적 내기 버튼을 클릭하면 옵셋, 디지털, 마스터 등 총 3가지 견적을 얻을 수 있다. 세 가지 견적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로는 한영문화사가 유일하고 관련 특허출원 중이기도 하다. 사용자는 이 세 가지 가격 중에서 가장 저렴한 금액을 클라이언트에게 알려주면 된다.
다음으로 발주관리(사진2)메뉴로 넘어가면, 기존 발주 내역을 볼 수 있고, 새로운 발주 내용을 적으려면 화면 오른쪽의 발주서 추가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발주서 추가 내역으로 들어가면 [기본정보] 화면을 통해 업체별로 자세한 내용을 기록하고 가격도 산출할 수 있다.
업체관리 메뉴로 넘어가면 지불방식과 검색대상의 메뉴를 볼 수 있다. 지불방식은 선불, 후불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지불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검색대상으로 업체명, 사업자번호, 업체주소, 그룹명으로 견적대상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다음으로 화면 오른쪽 상단의 업체추가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업체에 관한 기록이 가능한 페이지가 나온다. 필요한 정보를 적고 저장을 누르면 업체 관리 가능한 업체로 등록이 되어 추후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4번째 메뉴인 단가관리는 그룹명을 통해 용지 할인률은 물론, 디지털과 오프셋 인쇄와 마스터 인쇄까지 세분화된 서브 메뉴를 통해 인쇄비용, 제본/후가공비용 등 가장 기본적인 비용을 기록할 수 있게 해놨다. 인쇄물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조건에 맞는 업체를 선정해 가격을 미래 기록해 두면 추후 재빠른 견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또한 새로운 업체가 생겼다면 그룹추가하기 버튼을 눌러 필요한 설명을 넣어주면 된다.
MINI INTERVIEW
한영문화사 홍정우 기획실장(이하 홍실장)
인쇄관리시스템을 기획하고 개발에 참여한 홍정우 기획실장을 만나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PT 인쇄관리시스템은 어떤 시스템인가.
홍실장 한영문화사에서 개발한 인쇄관리 시스템은 견적, 작업진행, 외주관리, 발송까지 인쇄물 제작에 필요한 전반적인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만들 시스템으로 디자인업체나 기획사, 출판사 등을 타깃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모든 기본 데이터를 사용자 마음대로 넣고 빼는 것이 가능해 보다 세밀한 견적 작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PT 사용자들이 추가적으로 다른 메뉴 혹은 기능을 원하면 개발이 가능한가.
홍실장 아쉽지만 모든 사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다 들어주기는 힘들다. 그냥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뭐든 하나를 새로 만들려면 개발비용이 추가되고, 개발과 테스트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가기능이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면 추가할 수도 있다. 현재 로드샵을 운영 중인 지인의 요청으로 매입/매출관리 및 통계리포트 기능도 추가 중이다.
PT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 됐나, 그리고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시기는?
홍실장 한영문화사에서 인쇄관리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한 기간은 대략 1년가량 된다. 그리고 5월 안에 일선에서 사용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PT 처음 사용자들은 조금 낯설 것 같다.
홍실장 구조는 간단한 편이라서 적응하는데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처음 1회 정도는 단가 정리를 해줄 수는 있다. 나머지는 사용자들이 적정한 단가표를 바탕으로 직접 작성하면서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PT 사용자들에게 비용은 어떻게 청구할 생각인가
홍실장 기본적으로는 사용자들에게 매월 과금형식으로 이용료를 받을 생각이다. 초반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을 3개월 정도로 보고 그 동안은 과금을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리고 금액은 정확하게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10~20만 원 선이 되지 않을까 한다.
<월간 PT 201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