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drupa 2016을 통해 확인된 세계인쇄 시장의 트렌드 변화는 확고했다. 기존의 종이 인쇄에서 다양한 재료에 여러 가지 인쇄가 가능한 디지털과 플렉소 인쇄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플렉소 인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인쇄와 인쇄기에 초점이 맞춰져 플렉소 CTP가 주목을 받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금까지는 필름을 이용해 제판하는 것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정밀한 화상 인쇄를 위해서는 CTP로 출력한 수지판 제작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지금 플렉소 CTP 장비는 Kodak, ESKO를 비롯해 중국의 회사들이 제품을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고품질의 플렉소 CTP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업계 관계자들이 의외로 많다. 순수 국내 기술로 플렉소 CTP를 만들고, 당당히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에치지코리아 안홍길 대표를 만나 쉽지 않았던 과정을 들어봤다.
글 | 한경환 기자(printingtrend@gmail.com)
넓은 공장으로 회사 이전 후 생산에 박차
㈜에치지코리아는 지난 5월 4일 서울 구로에서 경기도 화성시 남산공단으로 이전하고 이미 개업식까지 마쳤다. 자체 공장을 가지지 못했던 탓에 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자 과감하게 회사 이전을 선택한 결과다. 공장은 건평 1,279㎡(387평)에 1,500㎡(500평) 규모의 2층 건물로, 1층은 기초 제조 작업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2층은 최종 조립과정을 진행하는 정밀조립라인과 연구소를 비롯한 사무실들을 겸하고 있다.
1층은 CTP 내부에서 플렉소 및 PS 판을 고정한 채 회전하는 드럼에 의한 진동을 막기 위한 정반 조립과 같이 하중이 필요한 작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1차적으로 조립이 끝난 제품은 내부 엘리베이터를 통해 2층으로 옮겨져 정밀하게 조립을 마친 후 테스트를 거쳐 출고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6월 독일에서 열린 drupa 전시장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열심히 제품 설명을 하던 안홍길 대표를 만난 후 2달이 지난 후, 공장 2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다시 만나자 그간 국산 CTP 개발을 위해 쏟았던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특이하게도 안홍길 대표는 처음부터 제품을 설계하거나 만들었던 것은 아니다. 우연히 편집일을 하게 되면서 매킨토시라는 장비를 알게 됐고, 매킨토시를 이용한 편집 생산성에 놀라게 되어 직접 편집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이후 장비 유통을 겸하면서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때 핵심 기술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됐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원친 기술들을 하나둘씩 개발하면서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런 기술이 바탕이 돼 ㈜에치지코리아의 CTP 장비는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버튼 3개만으로 작동이 가능하고 제판 시간도 타사에 비해 빠르다는 것이 안홍길 대표의 설명이다.
플렉소 CTP Rosetta 시리즈
㈜에치지코리아 제품의 모델명인 로제타(Rosetta)는 1799년 나폴레옹이 이집트의 로제타 마을에서 발견한 현무암으로 된 돌조각으로, 기원전 4000년 전에 사용됐던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에서 가져온 것이다. 로제타가 인쇄문화산업 발전의 가교가 되기를 기원하는 바람에서 지은 이름이다.
이런 의미답게 ㈜에치지코리아에서 생산하고 있는 CTP 제품은 플렉소 인쇄용 수지판은 물론 PS판도 출력이 가능한 국내 최초의 다목적 CTP 시스템으로 제작됐다. 제품군으로는 CTP RF40, RF60, RF80 등으로 크기에 따라 원하는 제품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CTP 시스템 설계, 옵틱&레이저 시스템, 레이저 스팟, 시스템 세이프티 콘트롤, 드럼 가공 등을 비롯한 CTP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보유하고 있다.
제품의 특징으로는 초정밀 제작된 드럼을 채용해 완벽한 흡착력을 유지해 품질을 보장하고, 대리석을 정반으로 사용해 진동을 없애 높은 정밀도를 구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원터치로 판재 장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스마트웹 매니저 솔루션을 지원해 온라인웹을 통한 AS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로제타 플렉소 CTP60.
세계적인 CTP 제품을 만들고 있는 ㈜에치지코리아 안홍길 대표
제품력을 마케팅의 발판으로 삼다
처음 제품을 만들고 국내에 공급을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국내 사용자들 즉 인쇄회사와 출력소들의 불신 때문이었다. ‘라벨 플레이트 씨티피’로 수지판과 PS판을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공간이 작은 국내 인쇄업 여건을 고려해 사이즈를 최소화 해 공간 활용도가 높은 A2와 A3사이즈 출력용 소형모델을 주력으로 만든 것은 분명 외국장비에 비해 장점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CTP를 만든다는 걸 믿지 않았고, 특히 품질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 이는 당연한 반응일 수밖에 없다. CTP는 내구재이기 때문에 검증이 되지 않는 제품을 거액으로 선뜻 구매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국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한 업체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들어왔다. 제품을 구매하되 대금은 써보고 문제가 없을 때 나중에 주겠다는 제안이다. 당시 안홍길 대표로서는 선택의 갈림길이었지만 과감하게 제품을 먼저 보냈고, 그렇게 장비를 구매한 업체는 사용상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만족하면서 제품 대금을 보내왔다. 어렵게 국내 판매에 물꼬를 튼 덕분인지 그 이후로 하나 둘 씩 제품 구매 문의가 들어왔고, ㈜에치지코리아의 CTP 장비를 구매한 업체들은 장비의 품질에 대부분 만족한 상태다. 더불어 기존 사용업체들의 소개가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고 안홍길 대표는 덧붙였다. 또한 안홍길 대표는 이렇듯 ㈜에치지코리아의 CTP 제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정밀한 망점 재현에 따른
인쇄품질의 향상 때문으로 봤다. 특히 화장품 업계에서는 망점 1% 이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이런 인쇄품질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CTP 장비를 이용한 판 제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차후에는 대형 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에치지코리아는 이번 K-PRINT Week에 참여해 CTP 제품군을 전시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이 참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부스 번호 N110).
<월간 PT 2016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