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이기심에 대한 탐구
상속자들
2차 세계 대전 이후 영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 골딩의 작품 <상속자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7번으로 출간되었다. 윌리엄 골딩은 1954년 첫 소설 <파리대왕>을 통해 외딴섬에 고립된 소년들이 원시적인 야만 상태로 퇴행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상속자들>은 골딩이 <파리대왕>을 출간한 이듬해 발표한 소설로, <파리대왕>의 후속작 격이다. 특히 자신이 발표한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로, 골딩 문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외딴섬에 고립된 소년들의 원시적인 생활 이야기를 그린 <파리대왕>과,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비극적인 대면을 소재로 한 소설인 <상속자들>은 후속작인 만큼 주제 면에서 연속성이 있다. 골딩은 이 두 작품을 통해 문명과 야만의 대립, 순진무구한 존재의 희생, 인간의 폭력성 등의 문제들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인간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속성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끈질기게 사유한다. 문명의 옷을 입고 야만성을 끊임없이 자행해 온 인류 역사와 특히 참혹한 살육을 초래했던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허망한 폐허를 목도한 골딩은 인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이 작품들에 담아내고 있다. <파리대왕>의 충격과 감동을 잊지 못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상속자들>은 인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의 기회가 될 것이다.
4,000명 부자의 집에서 찾은 인생이 잘 풀리는 이유
부자의 집
집짓기에 관한 책은 많지만 집짓기를 통해 행복과 성공을 형상화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은 집짓기를 통해 가족이 서로를 마주 보고, 연결고리를 되찾고, 행복과 성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지혜와 기술, 사고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집을 지을 때 그 집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가족 각 구성원이 원하는 것을 터놓고 논의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 집을 행복하게 활용하기 위해 각 방이 지닌 진정한 의미 등을 살펴본다. 그 밖에 ‘부부 사이를 좋게 하려면 현관 옆에 손님방을 두지 않는다.’, ‘아이를 망치지 않으려면 완벽하게 갖춰 주지 않는다.’처럼 설계의도와 달리 가족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 방의 모습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들려준다.
이 책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순식간에 행복을 키우는 집으로 바꾸고 싶은 사람, 살수록 애착이 생기는 집과 금세 질리는 집의 차이를 알고 싶은 사람, 집 만들기를 통해 가족 사이 또는 부부의 마음이 가까워지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 누구에게 의뢰해야 자기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의 차이를 알고 싶은 사람, 잘못된 정보에 흔들리지 않고 싶은 사람, 자산 가치가 높은 집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 관심은 없지만 알아서 손해 볼 것 없는 풍수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미처 알지 못했던 먹을거리에 담긴 역사 이야기
밥상 위의 한국사
저자 민병덕 선생님은 20여 년간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며, 학생을 비롯한 독자들이 역사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생활사 중심의 글쓰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학생이나 일반인들에게 어렵고 지루한 이론서 중심의 어려운 역사가 아닌, 쉽게 접하는 역사를 소개함으로써 역사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이 책 <밥상 위의 한국사> 또한 그 연장선에서 기획하였다.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저자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나눴던 이야기이다. 학생들에게 익숙한 먹을거리를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서술함으로써 독자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의 맛과 멋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먼 옛날이 아닌 바로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책과 함께 재미있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만나러 여행길에 나서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主食)인 밥부터 즐겨 먹는 술, 떡, 김치, 차 등과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진 우황청심환에 이르기까지 우리 한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표적인 먹을거리 32가지를 다루면서, 그것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까지 서술하였다. 가령 ‘우황청심환’은 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의 필수품이었다. 국경을 통과할 때 경비 관리에게 제공하면 무사통과될 정도로 인기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황청심환의 원천이 중국이라고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우황청심환은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필수 쇼핑 품목에서 빠져야 하지 않을까?
사람을 살리는 곡식꽃 채소꽃
밥꽃 마중
식물은 꽃을 피우기까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래서 벼는 제대로 된 ‘꽃’을 피우지 않고 ‘씨앗’을 남기는 것이다. 이렇게 벼꽃 한 송이가 피었다 져야 겨우 한 쌀 톨이 된다. 그것도 날씨가 나쁘거나 영양상태가 안 좋거나 벌레가 못살게 굴면 허탕이다.
요즘 꽃이나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우리를 먹여 살리는 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사실 열매를 맺는 모든 작물은 꽃을 피운다. 식물의 생장기를 ‘한살이’라고 하는데, 자기 몸이 자라는 영양생장기를 거쳐 꽃 피고 씨 맺는 생식생장기로 마감한다. 그중에서도 벼나 콩은 씨앗을 먹기 위해 기르니 영양생장기만이 아니라 생식생장기까지 ‘한살이’를 마쳐야 사람이 거두어 먹는다. 하지만 배추, 무 등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작물은 수확한 이후 밭을 갈아버린다. 애초에 뿌린 씨앗도 종자회사에서 육종한 씨앗이니 다시 받아봐야 소용이 없다. 어차피 씨를 다시 사다가 심어야 한다. 저자는 이런 구조가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먹는 것이 자연에서 왔다는 사실조차 잊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밥꽃에 대한 작업은 이러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되었다.
20여 년간 맛본 수확의 기쁨만큼이나 뭉클하고 알싸한 식물의 세계. 작물이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한살이’는 우리 인생의 모든 페이지와 같다. 인생의 중반을 훌쩍 넘긴 이들 부부가 논 한복판에서 만난 작은 밥꽃 한 송이에 감동하게 되는 것은 알싸한 우리네 인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월간 PT 2017년 5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