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선거철만 되면 다들 두둑한 돈벌이에 함박웃음을 지었을 인쇄업계였지만, 몇 년 전부터 선거 비용을 줄이자는 운동이 생겨나면서 제일 큰 폭으로 비용을 줄인 항목이 인쇄물이다. 그럼에도 선거벽보 자체를 없애지는 않았지만 크기는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줄었다. 물론 선거벽보는 선관위에서 관할하는 인쇄물이라서 개별 후보자들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보겠다는 후보들을 비롯한 각 캠프의 의지는 결연해 보이는 것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제19대 대통령선거의 후보자가 제출한 책자형 선거공보(16면 이내)를 4월 25일까지, 전단형 선거공보(1매 양면게재 가능)와 투표안내문은 4월 29일까지 각 가정에 발송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더불어 선거 우편물의 배달이 통상 1~2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4월27일까지 각 가정에서는 책자형 선거공보를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책자형 선거공보의 둘째 면에는 후보자의 재산·병역·납세·전과·학력 등 후보자 정보공개자료가 게재되어 있으며, 후보자가 제출해야할 수량(2천3백여 만부)중 일부만을 제출한 경우에는 제출된 수량만큼 발송하되, 부족분에 대해서는 후보자정보공개자료를 별도 제출받아 발송한다. 이번 선거에서 15명의 후보자 중 이미 사퇴한 1명(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의 선거공보는 발송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잘 알려진 대로, 5월 9일 이른바 장미대선이 확정된 후 대통령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입후보자는 모두 14명으로 공보물이 꽤나 묵직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선거 공보물이 얼마나 두꺼울지 나름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받아본 공보물은 상당히 가벼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모두 16쪽짜리 공보물을 만들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그의 절반인 8쪽짜리 공보물을 마련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는 4쪽, 이재오 늘푸른자유한국당 후보는 한 장짜리 32절지 공보물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공보물 제작비를 대략 계산해 보면 16페이지 선거공보를 만들면 약 100억 원, 8페이지는 그 절반인 50억 원 가량이 사용될 것으로 봤고, 32절지 선거공보 제작에는 1억3천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런 금액의 경중에 일희일비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했으나, 인쇄업계는 줄어든 인쇄물 양 만큼을 채워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될 부담을 지게 됐다.
<월간PT 2017년 5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