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사실과 상상의 만남 - 뮤지컬 팬레터
한은혜 2018-02-02 14:36:50

 

 

더세밀해진무대,인물

 

지난 공연에서 무대와 펜, 원고지 등 상징적인 소 품을 활용하여 무대를 채웠다면, 이번 시즌에는 조금 더 경성시대의 모습이 잘 드러날 수 있게 무 대를 설정했다. 계단을 두고 2층을 만들어, 동선 의 다양함을 꾀하고, 세훈의 독립적인 공간을 만 들어 주어, 그 공간 안에서 세훈의 고뇌를 더욱 잘 보이게 했다. 넓은 동숭홀을 알차게 활용한 연출 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또한 ‘히카루’라는 인물에 힘을 더 실어준 것도 눈 에 띈다. 의상을 더욱 다양하게 입으며 히카루 라 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명확히 드러내며 관객들 이 보다 쉽게 극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 다. 뮤지컬 <팬레터>의 첫 곡인 ‘유고집’ 넘버에 서도 기존 남자 배우들을 포함하여 ‘히카루’ 역 을 맡은 여자 배우들의 화음까지 더해지며 오프 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는 평을 얻고 있다. 안무나 넘버도 시대적 상황 안에서 고뇌하는 문 인들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바뀌었다. ‘칠인 회’가 부르는 ‘넘버 세븐’은 일제 강점기라는 상황 과 사람들의 손가락질 안에서 나라를 위해 새로 운 시도를 하고 싶어 하는 문인들의 고민을 더한것이 눈에 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도 화제다. 작가 지망 생 ‘세훈’역은 초연에 참여했던 문성일과 더불어 더불어 문태유, 손승원이 맡아 3인 3색의 매력을 보여 주고 있다. 사랑에 빠진 천재 소설가 ‘해진 ’ 역은 김종구와 김수용이 열연을 펼쳐 보이며 관 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비밀에 싸인 천재 여류작가 ‘히카루’역은 소정화-김히어 라-조지승이 캐스팅되어 더 매혹적인 히카루를 표현한다. 시인이자 소설가 ‘이윤’역은 박정표-정민이 맡았으며, 엘리트 평론가 ‘김환태’와 명일 일보 학예부장 ‘태준’역은 작년에 이어 권동호와 양승리가 연기한다. 이윤의 절친한 친구 ‘수남’역 은 이승현과 손유동이 맡아 초-재연 배우와 환상 적인 조화를 보여 주고 있다.

 

역사적 사실과상상의만남

 

자유를 억압당하던 일제강점기. 새로운 글과 새 로운 시도가 나라를 위한 길이라 주장하는 단체 가 있다. 바로 뮤지컬 <팬레터>속 문인 단체 ‘칠인 회’이다. 이들의 실제 모티브는 경성시대 실존하던 ‘구인회’라는 단체이다. 1933년 8월 이종명, 김유영, 이효석, 이무영, 유치진, 이태준, 조용만, 김기림, 정지용 9인의 주도로 결성된 단체로, 발 족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종명, 김유영, 이효석 이 탈퇴하고 대신 박태원, 이상, 박팔양이 가입 하였다.

 

이후 유치진과 조용만 대신 김유정과 김환태를 보충하며 항상 9명을 유지했던 단체이다. 이들은 경향주의 문학에 반하여 ‘순수 예술 추구’를 취지 로 약 3~4년 동안 월 2~3회의 모임을 가졌다. 서너 번의 문학 강연회를 열고, ‘시와 소설’ 기관 지를 발행하며 당시 신인 및 중견작가로서 이들 이 차지하는 문단에서의 역량 등으로 ‘순수 예술 옹호’라는 문단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뮤지컬 <팬레터> 속 ‘김해진’은 소설가 ‘김유정’을, ‘이윤’은 천재 시인이자소설가 ‘이상’을, ‘김수남’ 은 실제 시인 ‘김기림’을 모티브로 한 인물들이 다. 뮤지컬 <팬레터>는 실제 김유정의 김유정의 소설인 소설인 ‘생의 반려’, ‘야앵’과 이상의 시 ‘ 건축무한육각면체’ 김기림의 시 ‘세계의 아침’의 등을 실제로 인용하여 문학적 색채를 한층 더하 였다.

 

<월간PT 2018년 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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