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인력운영, 생산성에 집중하라 시스템, 교육 여건 고민 필요
임진우 2018-12-03 10:53:28

주 52시간 근무제가 금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많은 기업은 계도 기간이지만 규정을 잘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미비한 기업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기업도 있다. 근무시간 단축에 대한 반응은 ‘칼퇴’가 가능해졌다고 반기는 직원, 근태 및 휴식 관리가 빡빡해졌다고 불평하는 직원, PC-Off 및 사무실 소등으로 카페나 집에서 나머지 일을 한다는 직원, 물리적 시간은 줄었지만 업무의 양은 줄지 않았다고 원망하는 직원 등 다양하다.
대부분 직원들은 근무시간이 줄더라도 요구되는 업무는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근무시간 단축으로 기업 주변 음식점 매상이 떨어지고, 건강 및 교육관련 사업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업무시간 단축이 결국 우리 생활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제공 | 월간 인재경영 글 | 김기령 풀무원 인사기획실장

 

회사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은 계속 오르는데 52시간 근무까지 맞추 려다 보니 결국 직원이 처리하여야 할 일이 늘어나야만 된다고 주장 한다. 법정 근무시간이 줄어드니 일정 추가인력 충원은 가능하나, 줄어든 시간만큼 모든 인력을 뽑으면 원가경쟁력이 떨어져 회사는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한다. 계도기간이 끝나는 2019년에는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력을 운영하여야 한다. 과거와 동일한 수준의 인당 생산성을 기초로 충원계획을 잡을 수도 없고, 인당 생산성을 높여 비현실적인 계획을 가져갈 수도 없다. 결국 적정 수준의 생산성을 기초로 인력계획을 가져가며, 이에 상응한 충원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작업은 인사 부서 독단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며, 관련 부서와의 논의와 합의를 거쳐 정해질 내용이다. 그러나 아무 기준도 없이 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시간만 낭비하지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과제를 현명하게 헤쳐 나갈 방법은 생산성 향상이다.

 

 

생산성 향상은 회사만 주도해서도, 직원의 노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더 적게 일하면서, 더 많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방안은 회사, 조직, 개인별로 상이할 수 있으나, 몇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생산성 이슈에 대한 연구 내용은 많이 나와 있고, 많은 기업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도는 많았으나, 성공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회사, 조직, 개인 차원의 방안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논의하여 보자.

 

회사 차원의 변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이 명확하게 회사/조직/개인 차원에서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누어 보면 차마 생각하지 못한 영역이나 간과한 영역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국내기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생산성 저해요인은 보고와 회의문화일 것이다. 먼저 보고의 수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고를 줄이려면 조직 수평화/단순화가 효과적이지만, 조직개편 실행은 그리 쉽지 않다. 보고의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보고서 형식과 양에도 문제가 많다.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기보다는 줄 맞추기, 상사에게 문장 맞추기, 색깔 조정하기, 그림 그리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너무 양이 적으면 고민을 덜했다고 혼나고, 양이 많으면 보고서의 초점이 없다고 혼나기 십상이다. 회의도 줄여야 한다. 회의를 줄이는데 사용하는 선결 과제는 회의의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회의 목적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면 관련된 관계자만 참석하고, 자료는 미리 배부되어 참석자 들이 논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결정을 내릴 수 있고, 한정된 시간 내에서 의미있는 토의가 가능하다. 상황 이해 또는 정보 공유를 위해서라면 굳이 면대면회의보다는 게시판과 포털을 활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둘째, 집중근무(Core Time)를 도입하여야 한다. 요즈음 젊은 세대는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에 능하다. 하지만 인간 뇌를 연구해 보면,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면 멀티태스킹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업무전환(Task-Shifting)이 일어나는 것이 라고 한다. 과제가 익숙하면 뇌의 용량을 작게 차지하지만, 그래도 뇌의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셋째, 유연하고 활기찬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소모적인 회식문화, 수직적·위계적 조직문화는 바뀌어야 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의 정신적 웰빙과 직업 만족도가 높으면 회사의 실적이 개선된다. 구글은 2012년부터 팀 성과와 여러 변수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구글 내 180개 팀의 특성과 팀 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프로젝트는 1년여 연구 끝에 두 가지 바람 직한 집단규범을 찾아냈다. ①좋은 팀에서는 팀의 모든 멤버가 거의 같은 비중의 발언권이 있었다. ②좋은 팀의 팀원들은 사회적 민감도 (Social Sensitivity)가 높았다. 결국, 좋은 팀은 모든 팀원들이 거의 같은 비중으로 발언하고, 다른 팀원의 목소리, 톤, 몸짓, 표정 등에서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넷째, 관련된 교육과 역량강화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관리자에 대한 업무지시를 포함한 소통 스킬 향상이 필요하다.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적절한 방식을 가르쳐야겠지만, 지시하는 관리자에게 교육이 선행, 실시되어야 한다. 더불어 관리자의 리더십, 특히 코칭역량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 앞으로는 조직원에 대한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리더십 역량이다. 시간관리에 대한 교육도 조직 및 개인차원에서 실시하여야 한다.
다섯째, 상기와 같은 변화를 도모하려면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시출퇴근제를 위해 근태관리 시스템, 사무실 소등과 PC-Off를 위한 시스 템, 언제 어디서나 부서 간 업무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클라우딩 시스템, 개인 또는 조직단위로 업무의 생산성과 향상작업을 위한 업무관리(Activity Management)시스템, 단순·반복적인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시스템, 조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상시 성과관리시스템 등이 요구된다. 또한 집중근무제 도를 실행하기 위해서 회의실 예약시스템과의 연계도 필요하다.

 

 

조직 차원의 변화
가장 애매한 변화의 단위가 조직 차원일 것이다. 회사나 개인 차원 에서 과제를 진행하면 되지, 굳이 조직 차원까지 필요할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현재 우리 조직은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우리 팀조직은 팀장이 없다면 50~60%만 기능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기에, 조직 차원의 변화를 다루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효과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첫째, 업무의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위에서 시켰 으니해라’는 식으로 얼마나 많은 조직원이 열정을 끌어올릴 것인 가? 2018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게재된 ‘목적지향적 조직 만들기(Creating a Purpose-Driven Organization)’에 따르면, 직원들은 업무가 의미 있을 때 더 창의적이고 활기 넘치게 일한다. 이를 위해, 단위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을 회사의 목적과 연계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만약 관리자가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킬 때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다면 성과와 창의성이 증가될 것이다.


 

둘째,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최고경영자의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실제 대부분 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겪는 부분은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이다. ‘회사를 보고 입사를 하였다가, 관리자를 보고 이직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회사 성과에 직접적인 상관이 높은 것은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이다. 일을 직접 배우고, 직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간관리자인 것이다. 그러기에, 중간관리자 리더십 함양은 현명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중간관리자 리더십은 간단하게 업무관리, 갈등관리, 그리고 마음관리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업무관리는 업무를 중요도/시급성에 따라 나누고, 이를 적당한 직원에게 분장시키며 진행사항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을 의미 한다.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방해물을 제거해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회사에서는 크건 작건 갈등구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를 잘 조정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마지막, 마음관리는 부하직원의 심신 상태를 파악하여 적절하게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일을 잘 하려면 잘 쉬어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도 쉼표가 있어야 더 큰 발전을 한다. 더 나은 창의적 성과를 기대하려면 쉼표를 허용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속적인 야근과 주말근무를 강행하는 직원들은 업무에 몰입하기보다는 피상적이고 타성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제3자적 관점과 시각을 갖고 자신이 그동안 했던 일을 관망 하려면 쉼표가 필요하다. 일할 때는 몰입하지만, 쉴 때는 푹 쉬어야 한다. 휴가 중에 업무지시 SNS는 금지되어야 한다. 휴가를 내면 사유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야 한다.

 

개인 차원의 변화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으면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과거에는 농업적 근로성이 중시되었다면, 이제부터는 동일 시간에 얼마나 양질의 산출물을 만들 수 있느냐에 실력이 판가름 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첫째, 업무관리와 시간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요구된다. 하루에 회사 업무로 보낸 시간과 개인적으로 사용한 시간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회사일을 하면서 시급하게 요청된 일을 먼저 하는가, 아니면 중요한 일을 먼저하는가? 하루 시작 전 오늘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는가? 이러한 내용을 자문자답 하다 보면 현재 어떤 식으로 시간 관리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시간 관리에 대한 다양한 기법이 존재한다. 그러한 기법들의 공통점은 재무예산을 작성하듯 시간예산(Time Budget)을 작성, 실행하라는 점이다. 시간도 관리하지 않으면 낭비되는 것은 당연하다. 몇 가지 팁을 말하면, 1시간 또는 30분 단위로 업무목표를 세우고 그 시간 동안 최대로 집중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시급한 잡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잡무처리도 시간을 잡아 그 시간 내에 처리해야만 중요한 일에 집
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중요한 일로 시급한 잡무를 내버려둘 수도, 시급한 일로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룰 수도 없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업무를 부과 받으면 업무를 분해하여 관리가 가능한 단위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1시간 또는 30분 단위로 끝낼 수 있고, 업무 추진 일정을 수립하고 이에 맞추어 일을 진행할 수 있다.
둘째, 평생 학습을 해야 한다. 과거는 고등교육을 마치면 그 내용을 갖고 평생 먹고 살았다면, 이제는 학습하지 않으면 빠르게 도태된다. 직무 전문성뿐만 아니라 산업의 추세, 기술/소비자의 변화에도 민감해야 한다. 큰 그림을 이해해야 직무전문성을 발현할 수 있지, 내직무만 안다고 초연결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한 직무를 평생 하는 것이 아니라, 제2의 인생(2nd Life), 제3의 인생(3rd Life)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생활의 균형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요즈음 조직원들은 과거와 다르게 임원이 되는 것을 그리 중시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즐길만한 취미가 있고, 건강한 인간관계가 동반되는 의미 있는 삶이 더 중요하다. 거기다가 우리 사회가 반복적으로 위기를 맞이하면서 앞선 세대들의 불안정한 직장생활을 직접 목격하였기에, 평생직장 이라는 개념은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월급이 적더라도 안정적이고, 생활의 균형감을 가질 수 있는 조직을 선호한다.

 

마치며
이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회사/조직/개인 차원의 변화요인을 살펴보았다. 주 52시간 준수라는 수동적 접근을 넘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회사 및 개인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빅데이터, 3D프린터 같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술도 결국 사람에 의해 구현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뛰어난 인재에 대한 갈증은 지금보다 더 갈구되면 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을 준비하며 우리 회사의 매력도는 어느 정도이며, 좋은 인재가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갖는지를 확인하여 볼 필요가 있다.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상상력을 가진 혁신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일이 중요한 시점이다. 결국 이러한 경쟁력이 기업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월간PT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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