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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사업장] 금강방화문 “이제위험한곡예안해도돼요” 깨끗하고 안전한 클린사업장 이야기
김재호 2014-09-19 14:34:01

공단 지원금보다 많이 투자한 금강방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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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깨지고, 움푹 파인 콘크리트 바닥. 들어간 곳과 나온 곳의 지면 차이는 최대 30센티미터. 그위를 10여대의 대차가 오간다. 대차 위에는 하나에 30킬로그램이나 되는 문짝(방화문)이 5~6개 쌓여 있다.

울퉁불퉁한 바닥 위를 지나가던 대차는 멈칫했다. 방화문이 언제 떨어져 근로자들의 발등 위를 찍어 누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문짝의 모서리는 날카롭기까지 하다. 피부가 찢기는 상처를 입거나 자칫 골절까지 당하기에 충분하다.


작업장을 오가는 근로자들의 모습은 곡예에 가깝다. 바닥 여기저기 흩어진 제품?반제품?자재?부품?팔레트 등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면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푹 꺼진 바닥, 날카로운 방화문도 피해야 한다.
안 그래도 공장 안은 좁디좁다. 부서진 바닥에서 올라온 콘크리트 가루는 사방으로 흩날린다.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에 있는 금강방화문 작업장의 불과 몇 개월 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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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한 바닥에서 곡예했던 근로자들
안전보건공단의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던 금강방화문은 2011년 11월 클린사업장이 되기 위한 개선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마치 폭탄을 맞은 것 같았던 콘크리트 바닥을 평평하게 다듬었다. 그 위에 에폭시를 입히는 도장공사를 마무리했다. 팔레트 적재대 5개를 배치했고, 부품보관함 한 대와 이동식 공구대 2대도설치했다.


회사는 내친 김에 투자규모를 확 늘렸다. 기존작업장의 공간을 두 배 이상 넓히는 공사까지 했다. 바닥 평탄화 작업과 공간을 넓히는 비용은 클린사업장 선정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회사 돈을사용했다.
2011년 11월23일 방문한 금강방화문 작업장 분위기는 이렇게 확 바뀌어 있었다.
번쩍번쩍 빛이 나기까지 했다. 바닥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공구와 부품?자재 등은 말끔하게 치워졌다. 부서진 콘크리트 바닥 때문에 흩날렸던 먼지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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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말도 마세요. 공사하기 전에는 문짝 모서리에 긁힐까 봐 피해 다니는데, 하도 좁아서 그것도 쉽지 않았어요. 지금은 얼마나 깔끔합니까.
면적도 넓어지고.” 이곳에서 10년을 일했다는 박춘근(39)씨는“무엇보다 좋은 것은 기분”이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바닥을 어지럽혔던 것들을 적재대로 치우면서 안전보건공단이 지적했던 전도(미끄러지거나 넘어짐) 위험성이 크게 줄었다. 뿐만 아니라 툭하면 분실했던 공구와 부품들도 공구대와 부품보관함으로 옮겨지면서 제자리를 찾게 됐다.

 

“이놈 때문에 허리 안 아파요”
이곳에서 만드는 방화문은‘철판 절단-절곡(접기)-조립-핫프레스(압착)-광색’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핫프레스 작업을 위해 그동안에는 2명의 근로자가 30킬로그램이 넘는 방화문을 들어서 핫프레스 기계에 끼워 넣어야 했다. 핫프레스 기계홈은 낮은 곳은 성인 허리 정도의 위치이지만, 높은 곳은 머리와 비슷한 높이에 있다. 근로자들은 늘 근골격계 질환 발병 위험을 안고 작업했다.

 

공단 지원으로 새로 설치한 테이블리프트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줬다. 버튼을 조작하면 자동으로 방화문을 들어서 각도까지 조절한다. 근로자들은 테이블리프트가 들어 올린 방화문을 밀어서 핫프레스 기계에 끼워 넣기만 하면 된다.


핫프레스 작업을 하고 있던 이장현(35)씨는 “핫프레스 작업만 하면 허리가 아프곤 했는데, 이놈 아주 잘 들어왔다”며 흐뭇해했다. 클린사업장 개선으로 도입한 기계 중 테이블리프트와 비슷한 것이 높이 조절작업대다.
절곡 작업까지 마친 방화문을 조립하기 위해서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일해야 한다. 높이 조절이 되지 않아 근로자들은 구부정한 자세로 일했다. 역시 근골격계 질환이 우려되는 작업이다.

이제는 전동으로 최대 1미터까지 높이 조절을 할 수 있고, 각도도 조절할 수 있는 작업대를 배치하면서 부적절한 자세로 작업할 일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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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사업장 선정되고 돈 없어 포기한 적도
금강방화문은 말그대로‘방화문’을 만드는 업체다. 열을 잘 견딜 수 있고,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하는 문짝이다.
아파트의 출입문이나 현관문은 그냥 문짝이 아니라 관련 법규에 따라 방화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화재의 위험성이나 화재시 피해규모가 큰 노래방?주점 등 유흥업소 출입문도 마찬가지다.
금강방화문은 임직원 35명의 소규모 업체지만, 88년 설립된 뒤 동종업계에서 짧은 시간 안에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로 평가받는다.
월 2만4천세트 이상의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2005년에는 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2009년에는 회사제품이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을 받는 등 기술력도 높은 수준이다.
방화문이라는 제품 자체가 건설경기에 민감한데, 건설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왔다.


백은기 대표가 대한방화문협회 수석부회장을 맡는 등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지원금에 만족 않고 과감한 투자 금강방화문이 클린사업장으로 변모하기까지는 다소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2006년 클린사업장으로 선정됐지만 스스로 포기했던 것이다.


공단과 절반씩 부담해야 하는 시설 개선비용도 투자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부를 못해서가 아니라 등록금이 없어서 진학을 포기하는 수험생이었던 셈이다. 다행히 그 후 사세가 나날이 확장됐고, 올해 상반기에 다시 공단에 클린사업장 지원 신청을 해선정됐다.
작업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해야겠다고 계획한 회사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공단의 클린사업장으로 지정되면 전체 투자금의 절반, 최대 2천만원까지 공단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보통 기업들은 공단과 같은 금액인 2천만원을 투자하지만 금강방화문은 3천만원이상을 투자했다. 추가자금은 공장바닥에 도장작업을 하기 전 평평하게 고르는 공사비용에 쓰였다.


회사는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클린사업장 신청을 하기에 앞서 공장 공간을 두 배 이상 넓히는 공사를 했다. 자체 환경 개선은 단지 안전분야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해에 총 10명이 생활할 수있는 기숙사, 온돌 휴게실, 헬스?스쿼시 등 체육시설도 새로 마련했다.
송기빈 총무팀 차장은“당시 건설경기가 안 좋아 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자체적으로 환경을 먼저 개선해 놓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기하락 국면에서 곳간을 잠궈 버리는 보통 기업과 달리, 투자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그것도 직원들의 안전이나 복리후생을 위해 돈을 썼다.

 

“앞으로 안 다치는 게 중요”
공단의 지원과 자체 투자로 안전환경을 개선한 금강방화문의 남은 과제는“다치지 않는 것”이다.
직원들은 매일 아침 작업을 하기 전 15분 동안 준비운동을 한다. 매주 월요일에는 한 시간 동안 산재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그때그때 시간을 따로 잡아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소방교육이나 다른 기업의 모범사례 전파 등 안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면 미루지 않고 최대한 빨리 근로자들에게 알려 준다.
송 차장은“경기도 어려운 시기에 정부의 도움을 받았는데 다치는 사람이 생겨서야 되겠냐”며“개선된 환경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원들이 안전수칙을 지키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월간안전정보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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