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2> 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PART 2>
축산 2016-02-09 14:06:26

이인호
前 식약처 국가항생제내성 안전관리사업 전문위원


들어가며


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의 최신 동향을 논함에 있어서 항균제 내성과 잔류문제는 효능보다도 먼저 거론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추세이다. 원 헬스(One Health, 관련자료 1)와 동물용 항균제 적정사용 프로그램(Antimicrobial stewardships program, ASP) 시대를 맞이하여 국내에서도 수의학회를 비롯한 여러 학회를 중심으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수준은 양과 질적인 면에 있어서 의료계 수준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일반 양축농가들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아직도 ASP라는 용어가 낯설거나 자세히 소개되지도 않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정보 및 지식의 습득과 적용이 그림의 떡이 된 체, 시대에 뒤떨어진 지식과 정보의 시대를 살아가게 하는 과오를 전문가라고 하는 그룹에서 범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
필자가 이미 과월호를 통해서 기술한 바와 같이 일본에서는 전술한 분야에 대해 전문가들이 해외동향을 자국어로 번역해서 단행본 또는 특별증간호 형태를 통해 관련분야 종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산학협동의 전문가 모임인 연구회나 학회를 통해서 전문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 발간된 교재에도 이러한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상당수 수의대 약리학 강의시간에도 이러한 내용들이 전달되지 못하고 구식의 고전적인 내용만을 앵무새처럼 가르치는 한심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학부에서 부실한 강의내용을 전수받은 학생들에게서 석·박사 과정을 통해 수준급 논문을 작성케 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임상현장에 종사해도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올바르게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Evidence-based Medicine, EBM)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치료효과는 언급하거나 기술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거나 기술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동물용 항균제 내성 및 잔류와 관련해서도 이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동물용 항균제 사용으로 인해 사람의 슈퍼박테리아 발생확률은 매우 낮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거나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도 동물용 항균제 내성잔류에 관한 한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인사들이 축산이 마치 사람의 슈퍼박테리아 발생에 주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소비자단체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하면서 자신들의 논리를 전개하는 행위는 절대적으로 자제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비전문가들의 논리전개가 오히려 전문가들의 논리전개보다도 더 설득력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형적인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국내 동물용 항균제 비전문가들의 논리전개가 맞다하면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잘못된 이야기를 한다는 논리이므로, 동물영양학 전공의 비전문가들은 발언과 기술을 신중히 해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본 주제와 관련된 최신의 내용을 기술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동물용 인수공용 항균제의 사료첨가 금지 운명             


과학적 증거가 발견되기까지는 인수공용 항균제 사료첨가제를 감축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버티던 미국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인수공용 항균제를 모두 수의사 처방품목(VFD)으로 전환시키기로 함으로써, 사료첨가용 항균제의 수가 대폭 감축하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토니블레어 영국 총리가 항생제 내성문제를 국가정책 차원에서 관리하겠다고 공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 정책에 부응해서 맥도널드나 타이슨푸드 같은 기업들이 앞으로는 인수공용 항균제가 처리된 축산물은 자사에서 공급받지 않겠다는 마케팅 정책을 실천에 옮기면서, 올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인수공용 항균제가 동물분야에서 사용을 금지당하는 운명을 맞이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인수공용 항균제 사료첨가를 완전히 금지시킬 때 반발이 심했었던 것처럼 미국도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FDA CVM에서 강력한 의지를 시행함으로써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올해 하반기부터는 사료첨가가 금지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될 것이다.


2. 국내외 동물용 내성균의 동향과 금후의 과제


1980년대 후반부터 임상적으로 중요한 세균의 내성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메치실린 황색포도상구균(MRSA)이 대표적이며 다제내성 녹농균, 반코마이신내성 장구균(VRE) 등에 의한 원내 감염문제가 의료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 있어서도 심각한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 ESBL 생산균,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MDRA),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CRE), 마크로라이드내성 마이코플라즈마, 시중 감염형 MRSA(CA-MRSA) 등 건강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시중감염형 내성균의 증가가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동물용 항균제 내성의 흐름을 추적하면 사람에게서 중요한 다제내성균(MDR)으로 거론되고 있는 MRSA, ESBL, CRE 등을 비롯한 주요 내성균이 양돈에서도 모두 검출되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비록 수의임상적으로 중요성을 느낄 정도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 다제내성균들이 국내외에서 확산되는 것이 연구보고와 모니터링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주요 다제내성균들은 동물용으로는 사료첨가제용으로나 주사제형으로 허가되어 판매된 적이 없음에도 내성균유전자가 검출되는 보고가 진행됨으로써 세균내성전문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임상수의사들과 일반 양돈농가들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이러한 다제내성균의 동물 출현이 당장에 심각한 임상현상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 별로 관심이 없으며, 검역검사본부(QIA)에서도 선진국에 비해 인력부족으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상태를 나타내고 있어 우려스럽다.
일본의 경우는 매년 필자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가하는 동물용 항균제연구회나 약제내성연구회를 비롯한 산학협동전문가 모임에서 이미 전술한 다제내성균 유전자의 검출사례가 보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에 발간된 미생물학 교재 및 전문교재에 이러한 내용들이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는 임상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만 주로 관심과 연구가 집중되며, 현상의 본질에 해당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외면하는 동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임상수의사들의 상당수가 학구적인 수준이 높은 수준급의 서적이나 논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일본의 임상수의사들과 양돈농가들은 수의임상과 본질에 해당되는 현상들을 통합해서 계속해 제공해주는 임상수의지(臨床獸醫誌)를 비롯한 전문지들과 단행본들이 꾸준히 발간되고 있어, 우리보다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앞설 수밖에 없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현상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본질에 해당되는 부분에 대해서 연구와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을 따라잡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3. 치료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오필름


<관련자료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에 발간된 임상수의 미생물학이나 수의약리학 서적에는 어김없이 바이오필름과 관련된 내용들이 총론이나 각론부분에 원론적인 수준으로 기술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중에서 바이오필름이 항균제 치료실패와 직결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이 본지를 통해서 이미 바이오필름과 치료실패 관련내용을 소개한 바 있음에도,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임상수의사들과 동물약품업계 관계자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이다. 즉, 오로지 임상현상만을 가지고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항균제 치료실패의 이면에는 바이오필름과 쿼럼센싱(QS)이라고 하는 본질에 해당되는 현상이 분명하게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내용은 인테크社의 발간서적과 학술논문을 통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바이오필름 연구회모임에서 바이오필름학회로까지 발전해 매년 학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바이오필름은 급수기에서나 문제가 되고 업체에서 공급하는 제품만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는 얼마나 한심한 상태를 면치 못하는가에 대한 통렬한 각성이 요구된다.
같은 동물약품회사에서 생산된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치료반응은 달리 나타나는가에 대해서 분석할 때, 이제는 그 원인 중에 하나로써 바이오필름과 쿼럼센싱이 치료실패에도 관여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항상 염두에 두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올바른 해석을 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 전향적인 자세의 전환이 요망되는 바이다. 



맺으며


사물의 본질을 올바르게 알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바라보아야 정확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동물용 항균제 내성 유전자전파와 관련된 현상에 대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지 않은 동물영양학 전공자들이 마치 자신들이 전문가라도 되는 양 동물용 항균제를 사용하면 슈퍼 박테리아 출현이 우려된다는 등의 발언과 기술을 하는 행위는 자제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관련자료3).
자신의 개인적인 취향에 일반 국민들을 끌어들여 의료계와 소비자단체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케 하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본고를 마친다.   



<월간 피그 2016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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