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자돈을 위한 올바른 환경관리 환절기 자돈을 위한 올바른 환경관리
축산 2016-04-18 14:36:10

김근필 양돈PM
㈜우성사료


4계절이 너무도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축산, 특히 양돈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여름이 되면 30도를 훌쩍 넘는 기온과 함께 80% 이상의 높은 습도로 인해 번식 성적 저하와 비육돈 증체 저하, 각종 세균성 질병(특히 소화기성)의 증식으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겨울에도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낮은 온도로 인해 최근 시설이 많아 보완되었다고 하더라도 농장의 온도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FMD, PED 등의 바이러스성 질병이 창궐하는 시기가 겨울철이라 전국적인 질병 상황을 우려해야 한다.
봄과 가을은 어떨까? 만물이 소생하는 봄, 천고마비의 가을, 외부로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봄과 가을이 아닐까?
하지만, 양돈장에서는 환절기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농장 관리에 많은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특히 체중이 낮은 자돈 구간(30kg 미만)에서 호흡기 등 각종 질병이 우려된다(표 1 참조).


<표 1> 구간 및 체중에 따른 적정 온도의 예


최근 다산종의 도입과 사양관리 기준의 변화로 자돈의 생시체중이나 이유체중이 예전보다 낮고 균일도 또한 떨어지는 추세이다. 또한, 겨울철에 질병을 겪거나 하절기 무더위 피해를 입은 모돈이 이유한 자돈은 환절기에 더 큰 문제를 안다. 특히 체중이 작고 허약한 자돈의 경우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환절기 자돈관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인 원인과 대처 방안을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환절기에는 하루의 낮과 밤의 온도 차이(일교차)가 커진다. 20도 이상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며, 큰 온도 변화로 문제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일교차로 외부환경에 따라 다른 사양관리를 하지 않으면 돈사 내부의 환경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어 돼지들이 호흡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016년 1월 대만에서 50여명이 저체온증과 동사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30도가 넘는 아열대 기후에서 갑작스레 영상 4도까지 떨어진 날씨에 대만인들이 적응하지 못해서 발생한 사건이다.
지속적으로 낮은 기온보다 갑작스러운 기온의 차이는 돼지를 포함한 동물들의 환경 적응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며, 온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자연적인 환경이 아닌 인공적으로 환경이 조절되는 돈사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그림 1> 2014년 5월 충남 홍성 지역 최고·최저 온도 및 일교차


다음은 낮은 습도이다. 돼지에게 적절한 습도는 60~80%라고 한다. 환절기에는 맑은 날 대기 중의 습도가 일반적으로 40% 이하로 낮게 유지되며, 정상적인 환기를 할 경우 돈사 내부의 습도 역시 낮아지게 된다.
습도가 낮아질 경우 돈사 내부 공기 중의 먼지나 부유 세균을 증가시키며, 돼지 코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외부 세균의 침투를 쉽게 만든다. 이로 인해 환절기에는 호흡기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돈사의 습도가 낮을 경우 체감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필자가 자주 예로 드는 습식 사우나와 건식 사우나를 비교하면, 습도가 높은 습식 사우나의 경우 온도는 60~70도 정도로 유지되고 건식 사우나의 경우 온도가 100도에 가깝게 높다. 온도를 보면 건식 사우나가 높지만 실제 습식 사우나가 훨씬 덥게 느껴진다. 습식 사우나를 한국의 여름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불쾌지수나 사람이 느끼는 체감 온도를 측정할 때 많이 사용하는 열량계수는 온도와 습도로 계산된다(온도 × 습도 = 열량계수). 이 열량계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더위를 느끼고 낮을수록 춥게 느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표 2 참조).
여름철 30도의 온도에 습도 80%일 때 열량계수 2,400이며, 기온 30도에 습도가 40%로 낮아진다면 열량계수는 절반 수준인 1,200으로 낮아진다. 같은 30도의 온도라도 더위를 덜 느낀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환절기에 온도가 25도, 야간의 온도가 10도인 어느 날의 습도가 40% 미만이라면 낮의 열량계수는 1,000인 반면에 야간에는 400으로 차이가 나게 된다.
자돈의 경우 열량지수가 1,500~2,000 이하가 되면 추위를 느낀다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돈사 내부의 환경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돈사 내부의 자돈 역시 외부 기후의 영향을 받게 된다(그림 2 참조).



<그림 2> 환경관리(온도, 환기)의 문제로 추위를 느끼는 자돈들


<표 2> 온도와 습도에 따른 열량 계수


환절기에는 환기에도 유의해야 한다. 환기량이 적을 경우 적체된 공기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환기량이 증가하게 되면 돈사 내부의 습도와 온도가 떨어지게 되므로 필요 이상의 환기는 도리어 돼지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특히, 최소환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돈사의 냄새나 가스 제거를 위해 환기량을 늘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냄새와 가스 제거를 위한 환기량은 최소환기의 3~4배 이상 많기 때문에 돼지에게 스트레스 원인이 될 수 있다. 많은 농장들이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돈사의 냄새나 가스는 피트 청소나 환경 개선제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기량이 증가할 경우 돈사 내부의 유속도 증가하게 된다. 농가에서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겨울철보다는 환기량을 증가시키게 되고 그로 인해 돈사 내부 공기의 흐름이 겨울철보다는 증가하게 되는데, 입기구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샛바람과 찬바람의 통로가 될 수도 있다(그림 3 참조).
공기의 흐름(바람)은 돼지가 느끼는 체감 온도를 떨어뜨린다. 특히 체내 지방의 조성이 적고 등지방이 얇은 자돈의 경우 초속 0.15m의 공기의 흐름에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림 3> 조절이 되지 않는 주름관 입기 시설과 과다한 환기를 우려하여 막은 입기구  


유럽의 양돈장을 방문해보면 한국의 기준보다 낮은 온도로 자돈을 관리하는 농장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일부 농장들은 환기량도 많고 외부의 공기가 예열되지 않은 상태로 돈사에 유입되어 바람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다(그림 4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축이나 폐사가 적은 이유는 질병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올인/올아웃은 기본이고 국가적인 질병 방역시스템과 질병 발생농장 살처분 등을 통해 질병 없는 농장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적으로 각종 바이러스성 질병이 농장에 위험수위로 존재하고 있고 올인/올아웃이 잘 이뤄지지 않는 농장이 많아 세균성 질병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유럽에 비해 국가 및 개별 농가들 모두 상대적으로 질병 위험성이 높은 것이 현주소이다.
한국의 기본적인 환경관리가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잠재적인 질병 감염 상태에 있는 자돈들이 최대한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여, 질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림 4> 환절기에 보온구간은 있으나 별도의 열원(보온등)이 없는 덴마크의 자돈사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환절기 자돈사의 환경관리에 반드시 명심해야 할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겠다.
첫째, 적절한 환기량 설정과 컨트롤박스 조절 횟수를 늘리는 것이다. 적절한 환기량이란 돼지의 체중, 날씨, 기온, 농장 상황 등을 참고하여 환기량을 설정하는 것인데, 환절기에는 심한 일교차로 고온과 저온 모두 고려하여 설정해야 한다.
환절기의 적절한 컨트롤박스 조절은 아침, 한낮, 초저녁, 밤 등으로 구분하여 최소 3회 이상은 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냄새와 가스 배출을 목적으로 환기하는 것은 환기량 증가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둘째, 돈사 온도관리 기준을 정해야 한다. 온도계는 참고 자료이다. 자돈의 체중 편차, 질병 상황, 바닥상태, 외부환경, 돈사 습도 등을 고려하여 관리해야 한다.
자돈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온도계 온도를 조금 높게 관리해 주는 것이 유리하다. 높은 온도는 허약하거나 질병 문제가 되는 자돈들에게 도움이 되며, 돼지는 체중 30kg 정도까지는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가도 섭취량이 그렇게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보온등이나 보온상자 형식을 통해서 보온구간을 만들어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입기온도 및 입기구 관리이다. 외부온도가 낮으면 입기 공기도 낮다. 예열 공간 확보나 환기량 조절을 통해 낮은 공기가 입기되어 돼지에게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환기량에 비해 크고 조절되지 않는 입기구는 자칫 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듯이 외부 공기가 돼지에게 폭포수처럼 떨어져서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환절기나 동절기는 정확히 계산된 환기량이라면 입기구가 환기량에 비해 조금 작은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환기는 계산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농장 사장님들의 관심이다. 어떠한 이론과 자동화기계도 사람의 오감을 따라갈 수 없다. 규모화되고 기계화될수록 관심과 관리가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다.
내 농장은 오랫동안 봐온 내가 직원들이나 외부 컨설턴트들보다 잘 안다. 문제가 우려되는 시기에 농장 사장님들이 반드시 하루 2~3회 농장을 직접 돌아보고 점검하는 것이 환절기 자돈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월간 피그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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