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동물용 항균제와 대체제를 둘러싼 최신 동향
박혜림 2016-09-06 16:28:20

이인호

전 식약처 국가항생제 내성

안전관리사업 전문위원


들어가며


이미 전월호를 통해서 소개한 바와 같이 올해 CODEX 회의에서 항생제 내성관리 특별의장국으로 선출된 후속책으로 검역검사본부(QIA) 내에는 항생제 내성 관련 전담과의 신설방침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체계를 가지고는 의장국의 역할을 감당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갈수록 한계를 드러날 것은 자명한 일이라 나름대로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 선출된 것은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제도와 조직 및 인프라 면에서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 축산국가에 비해서 절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제부터 획기적인 변화과정을 통해 거듭나려는 의지를 가시적으로 구체화시키지 못하면 의장국으로서 위상이 국제적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미 식약처를 중심으로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각 부처가 향후 4년간 항생제 사용 행동계획 목표를 마련해서 WHO에 공식적으로 보고하기 위한 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역검사본부에서도 수의사처방제 대폭 확대와 세팔로스포린 항균제 내성률 감소와 같은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단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도 21세기에 20세기에나 통용되던 약리학적 이론을 대학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현실을 가지고는 갈수록 선진국과의 격차만 벌어질 뿐 경쟁력을 지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본인이 2016년에 신규로 발간된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서적을 구매해서 비교분석을 해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한심한 교육수준을 가지고 축산현장과 관련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체감할 수 있다. 
본지를 통해서 선구적으로 소개한 바 있는 TCS 현상을 비롯한 병원성 세균의 독특한 방어현상과 이를 제어하기 위한 현상들과 관련된 내용들이 2000년대 중후반부터 수준급 교재에는 기술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 가능할 정도로 많은 과학적 증거가 축적되고 전문가들에 의해 기술되고 있으나, 아직도 국내 동물약품업계와 관련 종사자들의 20세기에다 통용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면치 못하는 경우를 본다는 것은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 관련업계 종사자들도 후진국 상태의 수준에서 벗어나 선진 축산국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누리는 수준과 동등 내지는 능가하기 위한 몸부림을 칠 준비를 해야 한다. 임상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증명된 논리를 적용해서 설명하고 입증해야지, 언제까지 지금처럼 오직 경험과 인터넷 그리고 각종 주워듣는 이야기 및 사대주의에 따른 외국인의 말에만 의존해 사물의 기본현상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암흑시대를 계속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자문해 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계속해서 축산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을 입증하기 위해 최신 자료를 동원해서 독자들에게 제공하도록 하겠다.   


1. 항균요법의 치료실패 요인(2016, 항생제 길잡이 서적을 증보)  


환축을 치료하는 부분은 전적으로 수의사 고유영역이라 본인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발간된 전문지와 전문적인 모임을 통해서 임상현장에서 벌어지는 치료실패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합당한 논리를 발굴하고 검증하면서 21세기 수준에 걸맞은 열매를 양축농가들에게 제시하는 일은 진료행위에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 관련종사자들 모두가 동참해서 항균제 적정사용지원팀(Antimicrobial stewardship team. AST) 구성에 협력해야 한다.
이미 국내외 의료계에서는 항균제 내성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자료 1>을 통해서 보듯이 항생제 통제와 관리시대를 지나 적정사용 관리시대에 접어든 만큼,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각종 대란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수의전문서적과 논문을 통해서도 수의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동물약품업계와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아직도 AST의 개념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며, 지금도 재래적이고도 관행적인 진료행위를 하다 보니, 치료실패와 원인을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를 목격할 수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 각성이 요망된다.  




(1) 항균제 치료 실패


항균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치료 실패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항균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환축이 좋아지지 않은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원인을 점검해 본다.


① 감염증이 아니다. 감염증으로 진단하고 항균제를 투여하였으나, 환축의 진단이 감염증이 아니기에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② 감염증이지만 항균제에 듣지 않은 미생물이 원인이다. 바이러스 감염증인데 항박테리아 제 또는 항진균제를 투여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③ 세균 감염증은 맞는데 항균제 선택이 틀렸다.
④ 항생제는 제대로 선택하였으나 투여한 항생제가 감염부위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한다.
⑤ 내성균의 출현이다. 처음에 투여한 항균제에 듣는 세균은 모두 없어지고, 서서히 내성균이 선택적으로 증식하면 처음에는 치료에 반응하다가 나중에 실패하게 된다.
⑥ 치료가 늦었다. 항균제 투여를 늦게 시작하면 늦게 시작할수록 그만큼 치료성적이 나쁘다. 감염부위의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양성 되먹이기 기전으로 인해서 시간이 갈수록 점차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이른바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는데, 이는 항생제로 억제할 수 없다. 세균에 의한 균혈증은 적절한 항균제를 투여하더라도 치사율이 20~30%에 이른다.


항균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원인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미 본인이 과월호를 통해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이러한 치료실패에 대한 현상이 벌어지는 데는 사람의료뿐만 아니라, 수의임상에서도 2성분조절계(TCS) 현상과 바이오필름, QS 현상 등을 비롯해 많은 요소들이 배후에서 작동한다는 것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공인되고 있고 과학적인 논문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검역검사본부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현장의 임상수의사들도 이 영향으로 동반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2. 복합 항균제 요법의 단점(2016, 항생제 길잡이 서적을 증보)  


현재 퀴놀론계와 세팔로스포린 항균제 내성률이 10% 미만을 나타낼 정도로 관리를 잘하고 있는 일본은 복합 항균제 사용이 법적으로 원천봉쇄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시도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단일보다는 복합 항균제를 더 선호해 현재는 2~3종 복합 항균제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공통내성(Co-Selection) 현상의 가속화로 다제내성의 확산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일본은 전술한 항균제 내성률이 10% 미만이나 우리나라는 90%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심각해 우려를 낳고 있다.
복합 항균제 요법은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임상현장에서도 효과를 나타낸 경우가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 복합 항균제 요법은 사람의료분야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나, 병원성 세균이 TCS를 통해 내성을 나타내기 시작하면 단일 항균제요법 사용보다 내성 양상이 다제 내성화를 가속화시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양축농가의 자가치료가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동물약품업체들이 장삿속으로 제시하는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인해 항균제 치료를 더 어렵고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는 사실을 사전에 직원들에게 충분히 주지시켜야 한다.        


(1) 길항작용


정균 항생제를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는 살균 항생제와 병용하면 길항작용이 나타난다. 가장 고전적인 예는 1951년 Lepper와 Dowling의 폐구균 수막염의 치료결과에서 볼 수 있다.
Penicillin 단독 치료 시 치명률이 21%인데 비하여, penicillin과 chlortetracycline을 병용 사용하였을 때 치명률은 79%로 증가하여 병용투어로 오히려 길항효과를 보였다. 다행히 시험관 내에서 길항효과를 보이는 항생제를 환축에게 투여하더라도 임상적으로 두드러지게 길항효과가 나타나는 일은 드문데, 이것은 숙주의 방어기전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길항작용에 의한 항균력 약화는 정상 숙주에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최근 β-lactam 항생제끼리 병용사용이 늘고 있으나 Enterobacter, Serratia, P. aeruginosa 감염의 치료에 β-lactam과 β-lactam을 병용하는 경우 그중 한쪽의 항생제(cefoxitin, imipenem 등)가 β-lactamase를 유도하여 함께 투여한 다른 쪽 항생제(ureidopenicillin)를 불활성화시킴으로써 길항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세포 내에서의 이러한 길항작용 외에 그 이전 단계에서도 불리한 약물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 Chloram-phenicol과 erythromycin을 같은 수액 내에 섞으면 침전이 생기면서 항균력이 소실되며, penicillin계 항생제(carbenicillin, ticarcillin 등)를 aminoglycoside와 혼합하면 생체 내외에서 후자가 항균력을 읽게 된다.


(2) 비용


항균제의 가격이 상당히 비싼 점을 감안하면 항생제를 여러 가지 투여하면 그만큼 의료비가 상승한다. 특히 불필요한 항균제 병용은 ‘경제적인 부작용’을 유발한다.


(3) 부작용


항균제로 인한 부작용은 무시할 수 없는 빈도로 나타나고 병용투여하면 그만큼 ‘육체적인 부작용’의 위험성도 더 증가한다.


(4) 균교대 감염


항균제의 투여로 원래 제거하려던 병원체가 제거되면 치료에 성공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정상 상재균도 함께 억제됨으로써 ‘미생물학적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위장관 상재균이 억제되면 투여한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다른 병원체가 과증식을 하여 새로운 감염증이 발생한다. 여기에 대표적인 예는 C. difficile 장염, VRE 보균, candida 균교대 감염 등이다.
특히 여러 항생제의 병용사용으로 항균 스펙트럼이 넓어질수록 내성균 감염증의 위험성은 증가한다. 따라서 강력한 여러 항생제를 동시에 사용하여 넓은 스펙트럼을 확보할수록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맺으며


항균제 순환요법(Cycling)이나 병용요법(Combination)은 이미 사람의료분야에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발견되어, 채택 시에는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하는 요법 중 하나이다. 그러나 항균제 내성을 제대로 교육받거나 전문성을 발견하기 어려운 관련인사들이 마치 이 요법을 채택하면 항균제 내성문제 해결의 단서라도 발견되는 것처럼 비과학적인 기술과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것도 엄연히 부끄러운 현실이다. 
동물용 항균제 내성 전문가들도 하지 않는 발언이나 기술을 비전문가에 해당되는 인사들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대주의적 발상과 행동을 하는 것은 더구나 금하는 것이 요망되고 있다. 이런 수모를 피하려면 자신의 행위나 발언 및 기술이 과학적인 증거로 입증되고 논리적으로도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고를 마친다.    


<월간피그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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