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지하수의 정수처리와 장기적인 수자원 확보 철분·망간 제거장치 설치공사편
박혜림 2016-12-27 14:29:40

장동기

흐름테크 대표


지난 호에 질산성질소의 문제점과 처리방법에 대해 정리한 글을 읽고 질산성질소의 수지 종류와 사용량이나 설치 노하우에 대해 문의해주셔서 ‘한돈농가의 사육관리에서 지하수의 중요성이 바탕에 깔려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작년 대구국제축산박람회 출품참가 시 당사 부스를 방문해주신 많은 한돈농가에서 가장 많이 질문받은 사항 중의 하나인 철분·망간의 처리방법에 대해 철분·망간제거장치의 현장 설치사례를 중심으로 사진자료를 첨부하여 설치과정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또한, 오염된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장주가 그동안 고민해온 사항을 이해하고 개선·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철분(Fe), 망간(Mn)의 형상


일반인부터 농장주까지 지하수에서 석회질만큼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철분·망간은 필수 미네랄로써 지하수에 과량 함유되어 있을 경우에 물맛, 냄새, 오염흔적 등을 남기는 것뿐만 아니라 배관 막힘과 오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인체에 필수 영양소인 철분·망간의 일일 평균 영양요구량은 꼭 흡수해줘야 하지만 지나치면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즉, 과유불급(過猶不及)인 것이다.


지하수 중에 존재하는 철분(Fe+)은 물속에서는 이온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녹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성분 함량에 따라 관정을 타고 나오며 또는 물을 받아놓고 시간이 지나면 대기의 이산화탄소(CO2)와 결합하여 산화철(FeO+)을 형성하여 갈색의 눈에 보이는 녹으로 나타난다.


망간(Mn)은 지하수에서 미량의 경우 갈색을 띠고 불쾌한 금속성 냄새가 나며, 배관시설이나 세탁물에 갈색 얼룩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또한 흑갈색의 망간산화물이 배관이나 물탱크에 침착되어 강한 색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부족할 때는 성장둔화, 빈혈, 생식장애를 보이고 고농도에서는 신경장애, 두통, 근육경련 등을 일으킨다. 


▲ 철분·망간 오염 피해사진


상수도와 혼입도 안전하지 않다


기존에 지하수를 써오면서 철분·망간의 피해 때문에 부적합한 정수시설을 설치했다가 고장이 나서 못쓰게 된 분들이 있고, 비용부담으로 지하수를 그대로 돈사에 투입하여 폐사율도 높아지고 설비자재들도 망가져 고통받은 분들도 많이 보아왔다. 이외에도 한돈사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농장을 옮겨 다시 시작할 때, 일반적으로 건축 관련 인허가와 방류수 처리 등에만 신경을 쓰다가 나중에 지하수를 파보고 깜짝 놀라는 분들도 만나보았다.


이러한 피해를 겪어본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다른 곳에서 사업할 때 써본 물보다 처음에 나오는 물은 깨끗한데 퍼 올리면 누런 물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누런 색깔도 더 진해지고, ▲바닥에 뿌려도 물이 닿은 주변이 다 갈색으로 변하고, ▲쇠냄새도 나고, ▲맛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탁하고, ▲가끔 지하수에서 올라오는 관정도 막혀서 지하 관정에 박아놓은 엑셀(XL)배관을 버리고 새로 교체하고, ▲매년 지하수 업체를 불러 거금을 들여 고압관정청소(써징이라고 함)를 해보기도 하고, ▲정수업자를 찾아 정수장치를 설치하여 쓰다가 오래가지 못하고 기계가 막혀 가동 불가로 기계의 가동을 끄는 등 반복되는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다 세균피해나 폐사율 감소 등을 고려하여 비싼 물값을 내며 상수도를 끌어다 쓰는 농장도 있었다.


물속의 철분·망간성분은 먹는물관리법에 의해 생활용수의 경우, 0.3ppm/L 이상이면 정수처리를 하여 사용·공급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상수도와 희석해서 먹이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철세균 등의 영향으로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녹물의 직접 투입은 재고해야 한다.


철분·망간제거장치 설치사례


철분·망간 성분 제거를 위해서 적용하는 장치는 주로 접촉여과방식과 고도산화처리방식의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 방식을 선택하여 설치하는 형태가 많다. 접촉여과방식은 GREENSAND, MTM, Birm, FEROXER 등의 제품으로 망간사를 충진한 탱크에 물을 통수시켜 물속에 포함된 철분·망간을 산화시켜 정수하는 장치이다. 고도산화처리장치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이나 이산화염소, 오존 등의 산화제를 활용하여 철분·망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수질조건, 시설현황,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하게 된다.


이번 호에서 소개할 농장은 필자가 고도산화처리장치를 직접 설치한 여러 농장 중에서 철분·망간 오염 정도가 가장 심했던 경기도 김포 소재 한돈농가이다. 이 농장의 고도산화처리장치 설치 과정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겠다. 참고로 원수 수질검사 중 철분·망간의 원수 상태는 첨부된 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지하수 원수 수질검사성적서


1. 새로운 농장주와의 좋은 만남


연락을 받고 농장을 처음 방문하여 농장현황과 지하수 사용현황, 문제점, 철분·망간의 피해 상황과 그동안 물 때문에 받은 고통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들었다. 10년 넘게 지하수를 개발해보려 시도했으나, 녹물이 엄청나게 올라와 포기하게 되었으며, 결국 매달 300만원을 상수도 비용으로 부담해 왔다며, 특히 여름철에는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다고 언급했다.


상담 중에 농장주가 진심으로 ‘아무리 돼지에게 주는 물이어도 사람들이 마시는 물보다 나은 물을 주겠다’는 의지가 강했기에 최선을 다해 장치를 설치해서 가축과 사람 모두가 만족스럽게 사용하도록 철분·망간 성분을 제거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필자로서는 이러한 농장주분들과 일을 하면 의욕과 보람이 더 커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날 바로 깨끗한 채수병에 지하수를 떠서 국가공인 수질검사기관에 맡기고, 열흘 후쯤 결과를 받았다. 역시 철분, 망간, 색도, 탁도, 암모니아성질소 등의 오염이 심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처리방법을 고민하다 이전의 설치경험을 바탕으로 접촉여과방식으로 단시간 내 정수처리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고도산화처리방식인 오존산화법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오존용량 산정은 미국 에코다인의 오존장치 엔지니어링가이드에 따라 계산하였다.


2. 선진 정수설계와 설치준비


일단 산화처리에 필요한 오존량을 계산하여 그에 적합한 제품과 관련 장치를 선정하여 제품 스펙을 지정하여 발주하였다. 오존처리장치의 공기원설비인 에어콤푸레셔와 에어드라이버, 제습장치의 규격을 키우고 오존발생설비의 용량도 설계용량을 충족하는 제품을 지정하여 발주하였다.


오존반응설비와 핵심주입장치는 접촉시간과 안전성 강화를 위해 밀폐형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탱크와 신형 스트롱믹서로 확정하고, 배오존처리장치는 배오존처리탑과 배풍기 역할을 같이 수행하는 일체형 장비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전기콘트롤판넬도 각각의 장비별 전기사용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작에 들어갔다.


설치현장에는 농장주와 협의하여 동파방지와 장비 보호용 샌드위치판넬 100T짜리 가건물을 지어줄 것을 요청하였다. 50T건물은 여름 태풍에 구겨지는 것을 현장에서 보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였고, 75T의 판넬을 쓸 경우 내부에 철재를 용접해서 보강하면 문제없이 쓸 수 있다고 하였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정수장치의 특성과 그에 맞는 요소들도 반영하여 지어줄 것을 요청하였다.


가건물이 지어진 후, 우선 오존반응 후 산화된 물질들을 여과하여 자동으로 세척하는 2m 높이의 여과용 필터타워 3개를 설치하였다. 여과장치의 배관경은 물량을 고려하여 입수, 출수, 배수 관경을 40A로 결정하였다. 배수용 배관의 길이가 길어져 중간에 낙차와 공기 흡입구를 만들어 겨울에도 물 빠짐이 좋아져 동파 피해가 없도록 하였다.


2차로 오존발생기와 오존반응설비(믹싱탱크), 배오존처리장치, 벤츄리인젝터, 기타 부속품 등을 준비하여 현장으로 이동시켜 하역하고 도면대로 간이 배치하였다. 그리고 제품별 스펙과 외관상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고 다음 날부터 설치하였다.


설치과정은 미리 설치한 여과장치의 전 단계에 배치할 고도산화장치의 핵심장치인 오존반응설비(STS밀폐믹싱탱크)와 여과필터의 배관연결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배관자재는 STS304L 자재를 기본으로 하여 연결하였고 필터 연결 부위 등은 콘트롤밸브의 파손방지와 ANSI규격 배관과의 오차를 고려하여 오존에 내성이 강한 U-PVC SCH80 자재를 사용하였다.


3. 오존반응설비(STS밀폐믹싱탱크)


오존 접촉탱크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밀폐식 탱크로 오존과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기 위해 높이를 키워 설계하였다. 1차 접촉탱크의 입·출수관경은 50A 플랜지여서 기성 프랜지 제품을 사용하여 배관연결하였다.


레벨게이지는 석영관으로 상하부를 연결하여 밀폐탱크 내부의 물 높이와 압력, 산화 정도를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하부 드레인은 외부로 배출되도록 하였다. 플랜지용 개스켓은 오존에 내성이 있는 테프론 소재의 개스킷을 사용하였다.


오존반응설비는 새로 개발한 스테인리스스틸 파이프 형태의 스트롱믹서를 적용하였는데, 이러한 인젝터방식은 고압펌프를 사용하여 가압수를 인젝터로 보내고 인젝터 통과시의 노즐 압력차를 이용하여 오존가스를 순식간에 흡인하며, 미세기포화시켜 연결된 배관을 통해 물속 하부로 분산시켜 상승하며, 철분·망간성분과 접촉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하였다.


오존반응설비용 믹싱탱크에 부착된 강제순환믹싱펌프는 입형다단부스터를 사용하여 고압진공상태를 증가시켜 흡입량과 분사율을 극대화하여 발생된 오존의 효율을 배가하도록 하였다.



4. 오존발생장치


오존발생장치를 위한 시스템 구성과 설치는 PSA방식의 공기원설비인 오일레스에어콤푸레샤, 에어드라이어, 제습기, 산소발생기의 순서로 설치한 후 마지막으로 오존발생기를 연결하였다.



오존발생장치는 일반적으로 소용량은 공랭식이어서 크기도 작고 간편하지만, 효율이 떨어져 중용량 수냉식 오존발생기를 선택하여 별도로 냉각수탱크와 순환펌프를 추가하여 설치하였다. 시운전을 해보니, 수냉식 오존발생기의 냉각수 사용량이 예상보다 많아 냉각수가 사용 중 데워지면 수동으로 보충해서 사용하도록 하였다.


특히 설치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안전문제이다. 발생된 오존이 오존반응설비(STS밀폐믹싱탱크)에서 오염된 물과 접촉하여 철분·망간을 산화시킨 후, 사용하고 남은 오존 등이 물속이나 실내에 남아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배오존처리장치를 설치해서 잔류오존을 안전하게 파괴하여 산소로 환원되도록 하였다.



5. 전기배선공사 등


기기 배치와 배관공사를 완료한 후 전기콘트롤판넬공사와 전기배선공사를 실시하였다. 내부배관은 미국의 전기안전 규격을 충족시키는 굵기의 전선과 부속을 선정하여 투박하게 보이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였다.


콘트롤박스와 전기배선공사를 마무리한 후 배관 누수 등을 체크하고 시운전을 통해 기기별 누전차단기 테스트와 과부하 영역을 파악해 EOCR을 조정하고 장치의 시험가동을 마쳤다. 모든 기기는 정상 가동되고, 배오존처리장치 모니터는 내부온도가 340도 전후에서 계속 변화하면서 작동하고 있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돈사에서 정수된 물을 사용하기 위해 이송하는 펌프는 인버터방식의 펌프를 병렬로 두 대를 바이패스방식으로 설치하였다. 대규모농장이라도 물 사용량을 풍부하게 일정한 압력으로 계속 공급받을 수 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2대의 펌프를 병렬로 설치하여 비상시에 볼밸브 조절과 전원공급만으로도 즉각 대응조치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왜냐하면 농장의 물은 일반적으로 상수도가 들어와 있지 않은 경우에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도 꼭 신경을 쓰곤 한다.
 
6. 1차 처리수는 미완성 그리고 보강 후 마무리


시운전을 해보며 2차 접촉탱크(20톤)에 저장된 물의 수질을 관찰해 보니 철분이 많이 제거된 물이기는 하지만, 아직 옅은 노란색의 무엇인가가 남아 있었다. 그 원인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퇴근 시 물을 1통 받아와 연구실로 가져다 놓았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채수해온 정수된 물을 살펴보니 물통 아랫부분에 노란색 부유물들이 응집되어 미량 가라앉아있었다.


사무실에서 간단한 시험도구를 만들어 탱크에 물을 붓고 펌프를 가동시켜 필터 종류별로 가동하며 효율을 측정해 보니, 마이크로필터는 여과 효율은 좋으나 상대적으로 옅은 노란색의 감소가 적었다. 그리고 혼합GAC를 통해 여과하니 투명도가 많이 개선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필터를 여과한 물의 바닥을 다시 관찰해보니, 추가적으로 부유물이 침전된 것은 없었다. 자재를 준비해서 현장으로 가서 배관설치와 여과필터 설치작업을 마친 후 시운전을 해보니 물의 맛, 냄새, 색깔 등이 확실히 잡힌 느낌이었다. 철분·망간의 쇠냄새도 없어지고 투명한 물이 반짝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고농도의 철분(4,717.1mg/L)과 망간(1,861.2mg/L) 성분을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은 여기에 설치한 고도산화장치의 규모와 성능을 키워, 외국에서 축분방류수 색도를 제거하는 데 사용할 정도로 고도의 문제 오폐수를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전문장비이어서 가능했다. 그동안 철분·망간이나 방류수 색도 제거의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농가라면 이러한 방법을 해결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설치 후기


설치를 마무리하고 처리수는 국가공인 수질검사기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과 김포상하수도사업소에 의뢰하여 검사해보았다. 결과는 원하는 수질목표를 달성하였다.


원수의 철분농도는 필자가 본 가장 높은 수치이기에 글머리에 공개하였다. 유지관리비는 농장주의 부담이 적도록 설계하였다.


설치된 고도산화처리장치는 초기 설계보다 대용량 장치였으나, 설치 후에 정확한 철분·망간의 함량을 조사해 보니 철분·망간의 잔류량이 과다해서 결론적으로 적합하게 선정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적정량으로 설치했다면 용량이 적어 다시 설치해야 했으므로 앞으로는 선행 조사를 꼼꼼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그동안 필자는 철분·망간으로 피해를 보고 있던 많은 농장 사장님들을 만나고 현장의 다양한 물 상태를 경험했으며, 맑은 물로 개선해 왔다. 여기 소개한 제품의 설계는 필자가 교육을 받았던, 미국의 세계적인 정수처리업체인 에코다인의 정수처리 엔지니어링가이드북을 참조해서 오존주입량, 필터시스템 등을 설계하였다.


설계의 중요성과 시공의 정확성, 규격에 맞는 우량 자재와 부품 사용 등을 준수하여 장비 설치를 마쳐서 초기 투자비용이 약간 늘어난 것 같지만, 운영과정에서 A/S의 스트레스가 적은 것을 고려하면 경제적인 장치라고 본다.


그리고 모든 기계장비는 설치만큼 중요한 부분이 유지·관리이다. 농장주도 기계에 대해 이해하고 자체적으로 운전하고, 유지·관리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장비를 오랫동안 잘 쓸 수 있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겨울철에 대비한 배관관리, 바닷물 염분제거 등의 순서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월간 피그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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